즐거운 경제학
김철환 지음 / 글을읽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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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제학 입문서로 보면된다.경제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책이될 것이고,자신이 경제학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너무 쉬운책이 될 것이다.어떤 책이든지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저자는 경제학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게 경제활동과 관련이 있으니 좋은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중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공기조차도 기회비용이 존재하고,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 경제학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초보에게 너무 경제학관련 이야기만 한다면 독자는 금방 질려버린다.그래서 저자는 국문학,역사,정치,문화등 다양한 이야기를 첨가해서 경제학을 실생활속에서 배울수 있게 해주고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때부터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희곡<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이라는 고리대금 업자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재화의 가치,수요와 공급,시장균형가격까지 다가간다.

 

 배추값이 오르면 배추김치대신 총각김치를 담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으로 쉽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설명한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 주택정책의 실패한 부분을 잘 짚어준다.

경제학의 잉여의 문제를 문학작품에서 잉여의 개념과 접목시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아팠던 부분은, 풍년은 곧 농부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쌀농사가 풍작이 됐다고 해서 우리가 하루 세끼 먹던 밥을 네끼로 늘려 먹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농산물가격의 비탄력성으로 인해서 농부의 수입만 감소하기때문이다.한미FTA체결이 가져올 문제점이기도 하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물세가 촉발시킨 동학농민운동,선거때마다  세금 감면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아닌 「참을 수 없는 세금의 지독함」.하지만 조세의 부과로 시장이 균형을 이루기도 하고,<분배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연암 박지원선생의 일화로 본 독점의 문제는 오늘날 경영인들이 배워야할 덕목이다.오늘 아침 매일경제신문의 기고란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인용한 글을 봤다.

 

 정보의 비대칭성,개살구(레몬),신호보내기 등은<경제학 패러독스>라는 책에서 수십페이지 분량에 걸쳐 어렵게 설명한 것과 비교하면 저자는 단 몇장으로 쉽게 설명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가지 주제를 설명하기위해 예를 든 부제가 너무 길어져서 가끔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그 점만빼면 나무랄데 없는 책이다.한 권을 읽으면서 다방면의 책을 읽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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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 피귀르 미틱 총서 4
모리스 쿠튀리에 엮음, 임미경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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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피귀르 미틱(신화적 인물들)총서에 속한다.롤리타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소설이 아니다.롤리타(Lolita)라는 단어가 신화적의미를 갖게된 배경을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저서들을 통해서 살펴본다.또한 연관성을 갖는 문학작품,역사적 이야기,인류학,미학,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시각을 동원하여 롤리타라는 작품을 분석한다.
 

 

 곤충학에서 님프(nymphe)는 유충과 성충사이의 약충(若蟲)의 단계로 자기방어 수단이 없어서 성충이 되기전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나보코프의 소설속의 모든 님펫들이 겪는 일이다.나보코프의 전 작품들은 롤리타와 조금씩의 연관성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됐지만 여러나라에서 출판 금지와 철회를  반복하다 1955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다.또한 영화로 제작된 것도 수차례다.롤리타가 신화적 의미를 갖게 된 배경에는 검열과 비평이 큰 몫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이 작품이 발표된후 지금까지 40년간 롤리타라는 이름은 하나의 보통명사가 되었다.나보코프는 페도필(소아성애 도착자) 이라는 소재로 신화를 창조에 성공한  유일한 작가다.

 

 

신화는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작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보편적 인류의 욕망과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규명하고 작품 속에서 형상화 했을 때 만들어진다.롤리타는 미국의 도덕적 타락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롤리타는 각 시대마다 그 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현재 롤리타의 의미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나보코프가 처음 글을 쓸 때의 의미에서 상당히 멀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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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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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하게 길 러 졌 다 !

그러나 나는 미국 백인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 대상일 뿐이었다

표지의 그림은 <악마의 트릴로>를 연주하는 옥타비안의 모습으로 느껴진다.소년의 강렬한 눈길에 끌려 우주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듯 그렇게 이야기에 끌려들어가 버린다.지구의 중력이 우리를 끌어 당기듯이 그렇게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다 읽어버리는 책이다.

 

지금부터 240년 전의 미국의 역사가 팩션으로 펼쳐진다.여기 잔악한 백인들의 역사가 기록돼어 있다.노예들은 인간이하의 삶을 살아간다.P51 경매 부쳐요! 경매!건강하고 믿을 만한,각 연령대의 남녀 검둥이들이 한 배 가득 왔습니다.인컨트로버터블호의 선장 줄리언 맥퍼그스가 실어온 이 검둥이들에 대한 입찰이 다음 주 토요일 정오에 보스턴 시내의 에섹스 가에 있는 아버스넛 부두에서 열립니다.-좋은 품종이니 염려 마세요!-

 

 소년이 자라온 대저택은' 노벵글리안 석학협회'라고 부르며 연구와 논평,향후 출한을 위해서그들은 소년의 모든 것을 기록한다.배설물의 무게까지도.소년은 자라면서 자각을 하게 되고,이야기는 소년의 성장속도에 맞춰 진행된다.P14 나는 아주 어릴때부터 비밀스럽게 길러졌다.마치 시간이라는 협곡에서 납치당해,이다 산에서 뿔 달린 유모의 도움으로 비밀스럽게 성장한 어린 제우스처럼.



 

소년의 어머니는 저택에서 카시오페이아로 불린다. 그녀는 서아프리카 오요 제국에 속하는 에그바족의 공주였다.그녀는 13살의 나이에 임신한 상태에서 아메리카로 팔려왔다.왕자인 옥타비안은노예의 신분이다.옥타비안은 어머니의 진짜 이름을 모른다.

 

 

 노예들은 통행금지 시간이 넘으면 소유주의 매매증서나 편지,지시서를 지니고 있어야만 잡히지 않는다.검둥이 노예가 귀족을 공격하면 죽인다해도 대단한 벌이 아니다.알몸으로 말뚝에 묶이고,살을 에는 채찍질,얼음 창고 안에서 발가벗겨지는 그들.같이 가족처럼 생활하던 보노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협회의 후원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증되는 잔인함에 정말 마음아프다

 

 

천연두접종후 죽은 어머니의 해부장면을 목격한 충격으로  탈출후부터는 독립전쟁의 부분적인 장면들이 그려진다.옥타비안이 다시 잡혀온 후로 손과발에 족쇄가 채워지고,재갈다린 철가면을 씌워 자결하거나 말을 못하게 하는 고문은 충격적이다.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를 읽으면서 미국의 인종문제가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있는지 알게 되었다.현재 미국은 최초의 흑인대통령의 선출로 인종간의 화합이 이루어진듯 보이지만,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활화산과 같은 상태다.이 소설을 읽으면서 백인과 흑인으로 분류되는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해진다.

 



 

 

 적절한 성경구절의 인용과,그리스 로마신화를 인용한 적절한 표현들이 옥타비안의 내면의 고통을 대신한다. P179 , P250~252 , P261~262 , P351 인쇄 상태불량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잠깐 끊기기도 하고,상당히 놀라기도 했지만,이 점만 빼만 상당히 좋은 작품이다.벌써 2권이 기다려진다.재발행본에서는 깔끔하게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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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미술시장 올가이드 1
론 데이비스 지음, 최리선 옮김 / 아르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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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디자인이 얀반에이크의<아르놀피니의 결혼식>이다.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그림이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다.나는 고흐의 그림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들을 특히 좋아한다.한때 다빈치 특유의 왼손 필체로 일기를 쓰기도 했다.<미술관에 간 경제학자>라는 책을 읽고 미술사를 움직인것은 경제의 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미술작품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일이며,나도 언젠가는 우리집 거실에 진품을 걸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벼룩시장에서 싼 값에 산 그림이 명화로 판정됐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나에게도 바르비종파의 작품이 800달러에 주어질 기회가 올 것만 같다.잘만 공부하면 골동품상점에서도 명화를 건질 수 있다! 정말 매력적이다.한동안 미술에 심취한 적이 있어서 미술에 대해 좀 안다고 자만했는데,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어본 화가의 이름과 작품이 많아서 아직 미술관련서적을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모르는 미술작가가 너무 많다.그래서 자신의 확실한 전문분야를 결정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미술품의 가격은 왜 그토록 높을까?
<미술관에 간 경제학자>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의한 미술품의 희소성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다른 물건들과 달리 미술품은 화가가 죽으면 더 이상 그 화가의 작품은 생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요에 대한 압력이 그대로 미술품의 가격에 반영된다.
 


 경제학에서 파레토의 법칙(the Pareto Rule)은 수익의 80%가 생산품의 20%에서 창출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품 시장에서의 가장 성공적인 법칙은 25/25/50의 법칙으로,성공의 25%는 자신의 지식에서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25%는 기술로부터,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의외로 비중이 큰 인간관계에 놀랐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 나는 돈과 그림을 보는 안목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그림을 살 수 있는줄 알았다! 

 
초보자도 알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고,각 페이지마다 삽입된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내가 좋아하는 화가의 이름만 대해도 심장이 뛴다.
미술품 전시장의 사진도 나와 있다.모르는 그림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살펴봤다.그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항상 완벽한 그림만 관람해왔는데 손상된 미술품의 사진은 충격적이다.사례의 글을 접할 수 있어서 더 쉽게 다가온다.딜러들의 실제 사례도 정말 재미있다.앤디 워홀이나 잭슨 플록이 딜러들에 의해 발굴된 화가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대기근,흑사병,세계대전,대공황과 같은 암흑의 시기에도 미술은 전시되고 팔리고 수집되었으며,비평되고 저주받고 그리워하는 대상이었다.2003년 전 세계적으로 미술품 거래액은 50억 달러에 이르렀다.인간에게 예술은 죽음,세금에이어 세 번째 숙명이다.-루이스 세일러노(퀘스트로열화랑 사장)


미술품은 장식용,수집용,투자용으로 분류한다.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아마도 나는 장식용부터 샀을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장식용이 투자용이 될 일은 없을테니 투자용부터 시작하라고 한다.투자가든 딜러든 어떤 형태로든 그림을 사고 팔일이 있다면 이 책을 여러번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어떤 그림이 잘 팔리고 안 팔리는지 소상히 나와 있지만,너무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외우긴 어렵다.P24 어디를 가든 이 책을 가지고 다니도록 하라.차 안 또는 가방 안에 넣어두라.그림을 사거나 팔기 전에,경매에 참여하기 전에,어떤 형태의 미술품 거래에서라도 이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뛰어난 미술품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해부학,원근법,구성,색체,콘트라스트(대비)의 완벽한 구현이다.흔히 거장들의 그림에서 그 특징이 나타난다.뛰어난 미술품을 구별할 수 있는 직관은 많은 공부와 경험에 의해서만 생겨날 수 있다.하지만,유명화가의 작품이라도 사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 미술품을 가치를 판별할때는 작가의 이름,우수성,기량,주제,그림의 형태,크기,진품여부,작품의 출처등 살펴봐야할 것이 상당히 많다. 미술품은 보관할 때도 아기다루듯 많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그래도 미술품에 관한 분명한 사실은 주식이나 펀드보다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미술품 투자가,화랑 큐레이터,켈렉터,미술사학,미술이론,미술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대표적인 미술품 구매자는 컬렉터,투자가,딜러이다.하지만 미술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은 모두 잠정적인 개인딜러인 셈이다.저자가 미국인이다 보니 미술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설명되어 있다.이 책은 <미술시장 올가이드1>편이다.이어서 나올 후속편은 우리 미술시장에 대해서 출간예정인 듯 보인다.2편이 나온다면 더욱 기대된다.

 P41오타 실ㅈ→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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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녹슨 갑옷 - 인생에는 늘 두 갈래 길이 있다
로버트 피셔 지음, 박종평 옮김 / 골든에이지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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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삶이지"

"삶이라뇨?"   "삶은 처음에는 쓰지만 맛을 볼수록 더 맛있고 즐거운 것이지"

"예,맞아요.마지막 한 모금은 아주 달콤했어요"

"마시는 것을,삶을 받아들였을 때가 그렇지"

 

 제목에 끌려서 우연히 읽게된 <갑옷 속에 갇힌 기사>를 2008년7월 6일에 서평했다.책의 내용에 감동해서 한 번 더 읽었다.그래서 모두 합하면 세 번 읽은 책이다.<어린왕자>이후로 세 번 읽어본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재발행하면서 제목이 <마음의 녹슨 갑옷-인생에는 늘 두 갈래 길이 있다>로 바뀌었다. 재발행본은 처음 만났던 <갑옷 속에 갇힌 기사>보다 표지 디자인이 훨씬 예쁘고 이미지도 더 순수하다.

 

 먼 옛날 한 기사가 있었다.그에게는 아내 줄리엣,아들 크리스토퍼가 있다.성전(십자군 전쟁)에 나가는 것과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하지만 그는 점차 갑옷 입은 모습에 자아도취 되어버린다.기사는 그것이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믿는다.하지만 그 갑옷을 벗어 던지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줄리엣의 말에 충격받아 갑옷과 가족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기사는 갑옷을 벗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조여올 뿐이다.그 나라에서 가장 힘이 센 대장장이 스미스의 힘으로도 갑옷을 벗을 수 없게 되자 그는 도와줄 사람을 찾아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여행을 떠나면서 만나게 되는 궁정의 어릿광대 글래드 백,마법사 멀린(아더왕의 스승),말하는 다람쥐,비둘기 레베카를 통해서 갑옷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어릿광대의 노래가사가 참 맘에 와 닿는다.기사의 진리를 찾아가는 길은 침묵의 성을 거쳐,지혜의 성,의지와 용기의 성을 빠져 나와야만 진리의 꼭대기에 다다를 수 있다.

 

 기사에게 생긴 문제가 무엇인지 남들은 모두 아는데 정작 본인만 모르고 있다.또 읽어도 감동이 몰려온다.아~그런 이야기였지! 명작은 그런 거구나! 읽으면서 또 다시 나를 돌아보며 가슴이 쿵클해진다.

흔히 사람들은 어떤 커다란 계기가 있어야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사람들은 자신이 간절히 찾는 것만 보이기에 아무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도 자신이 찾지 않으면 보지 못한다.

 

 사람은 조직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그제서야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다.사람은 누구나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한다.아웃사이더로 맴돌게 될 때야 비로소 조직이라는 갑옷을 벗어버린 진정한 자신을 볼 수 있다.기사의 여행은 자아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과정과 비슷하다.사회적인 기대에 스스로 맞춰버린 우리는,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이름으로 내 감정을 숨기기도 한다.사회적인 역할이 가장 큰 위치를 차지하지만,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했던 것이다.그렇다! 나는 그저'나'인체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다.

 

 기사가 진리를 찾아가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자신을 버려야 자신을 찾을 수 있다.그것은 내 안의 나를 찾는 여정이 될 것이다.우리는 편견없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사물의 진실을 느낄 수 있으리라.기사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눈물을 흘릴때는 나도 눈물이 고인다.기사가 드디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우린 항상 들려오는 내면의 소리를 못 들은척 무시하고 살았을 뿐이다.

 

 왕에게는 왕이라는 갑옷이,기사에게는 기사라는 갑옷이,우리는 각자 사회적 역할에 맞춰진 갑옷을 입고 있는지 모른다.그래서 참다운 우리는 자신의 역할을 대변하는 페리소나(가면)의 뒤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다.'그래,나는 나 자신 속에 갇혀 있었던 거야!'

 

 기사가 '공포와 의심의 용'을 두려워 하는 부분에서는 남미의 늪에 사는 공포의 물고기<파리니아> 실체를 떠오르게 한다.기사가 매달렸던 집착이라는 바위에서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부분에서는 법정스님의<무소유>의 개념을 곱씹어 본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건만,다시 읽으니 모두 새로운 내용으로 느껴지는 진주같은 글귀들이다.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이 책에서 찾고자 하는 진리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자비,지성,박애등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자기 인식'부분이 어려웠는데 재발행본은 다양한 안내글과 자료가 추가되어 있어서 나 자신을 돌아보기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처음 작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각국의 독자들의 서평이 추가되어 있고,「 자아 개발 워크숍 프로그램」을 추가한 점이다.

 

 한 아시아 최대갑부 리카싱의 이야기가「 책 속의 책」의 형태로 추가됐다.책 중간 중간에 삽입된 현인들의 문구도 감동스럽다.이 책과 리카싱이 어떻게 어울리게 됐을까? 한참 생각했다.처음엔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에 용기를 주기 위해서 추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주기만 하는 사과나무의 진실」부분을 읽으면서 리카싱이 실천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떠올렸다.그가 베푼 사회공헌과 가장 흡사하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이 책을 읽고 나면 리카싱 아니라 그 누구라도 감동하지 않고는 못베길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옮긴이의 <프로스트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고 "첫 번역에 대한 두려움이 갑옷이 되고 있다"라는 솔직한 고백이 미소짓게 한다.책에 상당히 많은 애정을 쏟아 부은 흔적이 엿보인다.옮긴이의 책사랑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같은 책을 읽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의 몫임을..모두 나름대로의 갑옷이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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