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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여인들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70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손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10월
평점 :
과욕의 대작. 실험적이고, 비슷비슷한 논쟁 속에서 갈팡질팡 하듯 장황하고, 부자연스러운 감정전환이 보이고, 수식어 주렁주렁에다 과장도 심하다.
작품 스타일에서도 남이 가지 않는 길의 악조건을 감수하는 뻘밭 파이팅의 의의가 충분하다. 길나지 않은 데서 독학 고투하는 괴짜의 길. 종교, 예술, 철학의 교차로에서, 허공의 객관세계를 건드린듯, 비개인적인 감정체들이 숙주를 찾아 스스로의 꼬리를 물듯 순환하고, 정렬하고, 패거리 세력을 형성하고, 약세를 수난처럼 조각하는 듯한 화학 공식 같은 서술들이 흥미로웠다. 그 전형을 <무지개>에서 이미 보여줬지만 신 개념의 토픽이 될 수도 있는 미완의 격전지에서 더 나아가진 못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