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무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춘미.이호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지>와 <소장 시게모토의 어머니>. 둘 다 내가 읽은 올해의 책이며 걸작이었다. 전자는 치정의 전문가가 보여주는 끝장의 그로테스크를 보여준다. 네 남녀가 얽힌다. 진심과 가면이 구별되지 않아 어디까지가 거짓말이고 어디까지가 진실과 일치하는지 말하는 그 스스로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흘러간다. 소설가에게 온, 살아남은 한 명의 여자가 고백을 빙자하여 뱀처럼 드렁칡처럼 구불구불하고, 늘어지고, 감기고 뒤집으며,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요설의 긴 타래로 들려준다. 원작을 토대로 한 마츠무라 야스조의 영화를 예전에 보았었다. 그 영화도 잘 만든 영화고 원작을 딱히 왜곡하지 않으면서 연출자의 강렬한 스타일을 구김없이 보여줬다. 그러나 이건 소설이다. 말이다. 그것이 할 수 있는 방식에서 한 가지 극단적인 뻗어나감을 보여줬다.

<소장 시게모토의 어머니>는 읽으면서 들고 있는 팔이 덜덜 떨리기도 했다. 살아있는 한 욕망은 깨끗하지 않다. 80이 된 노인이 이제 갓 스물인 당대의 미녀 아내를 라이징 스타 같은 천진난만의 어린이-미남-호색가이자 수완가-교만한 화무십일홍의 권력자에게 빼앗긴다. 아버지의 괴로움과 어머니의 일찍 부재를 함께 본 그 아들이 잃은 그 어머니를 찾는다. 40년 만에. 더 읽어나가는 것이 괴로워서 중간에 많이 쉬었지만 다른 걸 할 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