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림 - 인간에 대한 의무 선언의 서곡
시몬 베유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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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재건 계획이라는 의뢰인의 기획 의도와는 동떨어진 예언자적 횡설수설. 괴테의 ‘죽어서 되어라 stirb und werde‘의 체계화. 휘브리스hybris에 대한 신의 징벌인 노동과 죽음의 형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무생물적 수동성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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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줘 2025-07-17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된 동경>

현자에게가 아니거든 말하지 말라,
뭇사람의 조롱이 터져 나올테니까,
불꽃 죽음을 동경하는
생명의 존재를 내 찬미하려 하네.

​그대가 태어났고, 태어나게 했던
써늘한 사랑의 밤에,
조용히 촛불 비출 때면
진기한 느낌이 그대를 엄습하네.

그대 더는 어둠의 그늘에
휩싸여 머물지 않으며,
새로운 희구가 그대를 끌어올려
더 높은 결합을 이루게 하도다.

아무리 멀다 한들 어려운 일 아니리니,
그대 나비여,
마법에 홀린 듯 날아와서
마침내 불에 타 죽고 말도다.

죽어서 되어라!
그리되지 않는 한 그대는
어두운 지상에서
흐릿한 길손에 지나지 않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