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
사카구치 안고 지음, 박연정 외 옮김 / 꿈꾸는돌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전체적으로 낭만적인 과장과 냉소가 오히려 작품을 동화처럼 보이게 할 정도로 극단적이다. 이마무라 쇼헤이 작품의 원작인 <간장 선생>은 제도와의 생명력 싸움이라는 메인 테마를 제외하고는 결말이 확 달랐다. 자전적 추억의 농축이 진한 <바람과 빛과 스무 살의 나와> 이 한 편은 머리 기른 막행막식의 스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구도적인 자세, 갓 고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탈속하고 무사평심(upeksa)한 시선, 건조한 어조, 날카로운 인물평이 돋보이는 명편이었다. 이미 다른 데서 몇 번 읽는 작품이지만.


작가적 자아는 파멸 앞에 맨 살갗을 노출하는 것을 늘 염두에 두는 것 같다. 그래서 상상만으로도 아픈 접촉 직전에 과장된 고함을 지르는 게 아닐까? 작가 개인사로 볼 때 약물 중독에 약간 제정신이 아닌 면도 있었을 듯 하고. 중2병 자극하는, 아저씨가 쓴 청춘 소설의 면모가 있으며 또 그에 합당한 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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