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공부 10회로 승부하기 - 읽기만 해도 언어영역 1등급
강영길 지음 / 한권의책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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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아주 잘하는 아이들이야 무슨 공부를 해도 다 잘해내지만, 아주 잘하진 못하지만 좀 한다는 아이들에게 제일 힘든 과목이 무슨 과목이냐? 물으면 영어, 수학이라고 대답이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국어라는 대답이 많다.

부모들도 국어야 어릴 때 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니 사교육에 있어 영어, 수학에 비해 비중을 높이두지 않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백 권의 수학 문제집을 풀고 수천 개의 영어 단어를 외우는 사이 국어는 국어대로 지식과 상식을 요하는 전방위의 학문으로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다는 걸 간과하는 바람에 '국어의 어려움'을 깨달음과 동시에 늦었음을 알게 된다.

아무리 늦은 시작은 없다지만 촌각을 다투는 고3 입시생에게 있어서 늦은 깨달음이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방대하고 광활한 국어의 바다를 정복하기란 로마와 같아서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리 없고, 포기하자니 다 아는 말과 글인데 아까워 계륵의 심정으로 들고 있긴 하지만, 점수도 안 오를 뿐더러 조바심만 더 생기는 현상을 겪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이때, (시기적으로도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딱 이때!!) '3주간의 최단 기간에 언어 영역을 잡는 비기부터 기본기를 다지고 자신감을 키우는 장기 학습 풀랜까지 구비한 국어 공부의 비결서'가 나왔다는 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겐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소식일 것이다.7년 연속 수능 지문 적중 족집게 선생님이 쓴 책이라는데 눈이 번쩍 띄이지 않을리가 없다.

 

학습 플랜을 제시하는 보통의 책들이 시간을 세분화 해서 1개월 단위, 1주일 단위, 하루 단위로 어떤 식으로 어떻게 따라가면 된다의 시간배분에 중점을 둔 것에 비해 이 책은 언어영역 4등급이라는 고민을 안고 있는 '고3 선제'를 주인공 삼아 작가가 실전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섞어 소설형식으로 끌어가는 독특한 방식이다.

 

선제의 학교 안 교실풍경, 여러가지 형태로 표출되는 수험생 스트레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수험생을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의 반응, 가족과 친구관계를 조화롭게 섞어 한 권의 청소년 소설처럼 익히다가도 국어 공부의 비법을 담은 참고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제와 과외 선생님(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 강의로 250만원이라뉘!!! 오, 놀라울 손!! 정말 이런 고액 과외가 있구나! 기부터 죽는다.)의 얘기를 따라 읽다보면 국어 공부에 있어 반드시 짚고 가야할 핵심요소나 공부해 나가는 방향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있다.

한 단락이 끝날 때 마다 키 워드를 써머리 해 놓은 요약본도 있어 한 번 더 국어 공부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들이 무엇인지 확인 할 수있는 친절함까지 배려했다.

결론은, 4등급 선제가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방법대로 공부해서 1등급으로 올라서고 원하는 서울대에 입학하는 가히 신화적이라 일컬을 만한 성공 스토리다.

 

(부끄럽지만)국어 공부의 어려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언어영역 4등급의 아이에게 이 책에 제시한 대로 따라하면 너도 한 등급은 올라가지 않겠냐고 무림고수들의 '비기'를 담은 책인양 건냈다.

읽은 후, 아이가 하는 말은 '뿌린만큼 거둔다!' 였다.

그렇지? 이대로 따라서 하다보면 1등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상승효과가 나올 것 같지?

달뜬 기대에 부푼 내 물음에... 과외비를 뿌린 만큼 거둔다는 뜻이래나!!

옆에 이런 선생이 붙는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얘기였다. 역시,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문제?? ㅠㅠ

하면 되지 못할 건 뭐냐고 독려의 말에 되면 할께요 일축!!

 

어쨌기나, 이 책을 펴 낸 작가의 큰 뜻에는 박수를 보낸다.

소수의 특정 학생들에게 가르쳐 오던 국어공부의 노하우들을 전국의 학생들에게 공유하고자 책을 펴 낸 준 것으로도 안철수 교수의 무료 바이러스 백신에 버금가는 호혜평등 정신이라 여긴다.

가지고있는 능력을 조거없이 무상으로 제공 할 수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음을 볼 때, 소설속에 나오는 빈민가에서 공부하는아이들을 위해 고액과외를 택하긴 했지만, 부끄러워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좋은 능력은 좋게 쓸 때 더 아름답게 빛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일등 족집게 강사이기 이전에 소설가로 등단한 필력 덕분인지 학문적인 기법들의 전달외의 소설적인 구성들에서도 유려함이 있어 읽기에도 좋았더라고 적는다.

본격 청소년 소설을 쓴다면 대박은 아닐지 몰라도 아이들에게 읽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들에게 다시 국어 공부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타오르게 할 수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나에겐 뿌릴 수 있는 돈이 없지만, 아이에겐 뿌릴 수있는 에너지가 넘쳐나니 제발 책에 적힌대로 3개월만 해 보길 바라며..

다시 아이의 책상으로 이 책을 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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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동물원 -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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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세탁기가 하는 거지만) 제때 돌리는 것도 힘들지만 탁,탁 털어 펴서 말리는 일은 좀 더 싫고, 말린 후 반듯하게 개서 옷장에 넣은 일은 더 싫다. 일 주일에 최소한 두 세번은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 처지다 보니 매번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벗고 살 수도 없으니.. 십 수년을 되풀이해 오면서 '이게 왜이리 싫지..'늘 이런 마음이다.

깨끗한 빨래를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차곡차곡 개서 넣을 땐 어지러운 마음까지 정리되는 것 같다는 혹자의 말은 진심일리 없다고 생각되니..내가 이상한 건가? 아무래도 좋아지지 않는 일이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라 여기자.

 

하기 싫은 빨래를 매번 해야하는 햇수만큼 책 읽기와 함께 해 왔다.

다독, 정독..그런건 못하고 가만 있는 거 보단 나을거 같아서 손에 잡히는대로 읽는 편이다.

읽은 책의 느낌을 정리해서 적어두는 일은 만만찮은 내공을 필요로해서 정리와 거리가 먼 나는 역시 잘 되지 않는다. 분명 읽기 읽었는데 뭔 내용인지 생각 안나는 책이 반 정도고 나머지 반은 좋았거나 실망스러워서다.

 

서평을 써야하는 경우, 되도록 기분 안 좋은 날은 피해서 쓸려고 한다.

특히, 내 취향의 책이 아니거나 기대 이하의 책을 읽었을 때는 더더욱! 괜히 안좋은 기분을 책 내용과 결부해 이상하다, 아닌것 같다..이렇게 적기 때문이다. 평생 연필을 깎고 깎아 쓴 들 책을 낸 작가들의 한문장도 못 쫒아갈 걸 알지만... 맘에 안드는데 좋았다고 느낌을 적을 순없다. 빨래를 정리해 넣을 때 처럼, 왜 이렇게 싫지..할 뿐이다.

허접하다, 시간이 아까웠다..이렇게 적게되니 책을 쓴 작가에게도 미안하고 출판사에도 도리가 아닌 듯 해 완곡한 표현으로 훌륭한 내용이었으나 내가 읽기엔 좀 어려웠다..이렇게 적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엔 내용이 전문적이거나 심도있어 문외한이 접근치 못한 경외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기분이 나아지길 기다린다.

 

한겨레 문학상이 벌써 17회를 맞이했구나!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참 좋았다.

역대 수상작을 훑어 보니 5편 정도를 읽었다. 생각나는 건, 당혹스럽게도 박민규 뿐이다.

수상한 작품의 절반도 읽어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한겨레 문학상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내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 같다. 문학상 마다 나름의 색깔을 가지고 작가를 발굴해야 하는 건 뜻깊은 일이다.

한 때 돌리는 채널마다 강호동이 나왔던 것처럼 문학상마다 김영하(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다^^)의 이름이 올라오게 된다면 한국문학의 앞날을 우려해야 하는거니까. 신선한 문장과 새로운 감각, 기존의 틀에 얽매지 않는 새로운 플롯들을 높이 사는 문학상이 많을 수록 우리나라 독서 인구도 늘어나고 장르의 고른 발전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니. 시도가 새롭다고 좋은 작품은 아니듯 전통 방식에서 맴돌아도 감동을 주는 작품이 있다. 독자의 눈과 귀를(요샌 들려주는 오디오 북도 잘 판매된다고 한다.)붙잡을 수 있는 기본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내 허접한 책읽기의 기준이다.

 

<굿바이 동물원>의 느낌을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 도장에 적힌 말로 표현하자면 '노력을 요함'이다.

이 시대 실직자들의 애환을 눈물 한 스푼, 사랑 두 스푼, 감동 세 스푼의 달달한 다방 커피로 녹여 식지않은 상태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는 빛났다. 이 시대의 가장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동물원으로 사라져 갈 뿐이다.. 비장미도 좀 있다. 적자생존이 지배해야 할 세렝게티 동물원 안에서의 묘한 인간미와 동물원이여 굿바이를 외치며 자아를 찾아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현대인들의 로망까지, 좋다. 하물며 해피엔딩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공감이 되지 않는다.

어디서 봤더라...동물의 탈을 쓴 체,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기시감에서 시작된 갸웃거림이 이야기의 집중도를 방해했는지 모르겠다. 삶의 모퉁이마다 맞닥뜨리는 지난하고 비루한 현실들을 무겁지 않게 터치하려는 의도는 무거움을 벗어던짐과 동시에 너무 가벼워져 희화화 되었고, 주변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들이 너무 많이 길게 끼어드는 바람에 중구난방 핵심이 흩어져 버렸다.

내가 알고 싶은 건 울고 싶은 날 마늘을 까는 주인공 이야기지 함께 잘린 동료나 남파 간첩 아저씨 이야기가 아님에도 그들을 너무 배려했다. 가볍게 터치 해야할 사람들을 위해 너무 많이 울어 주었고, 12미터 철제 구조물의 엠파이트 스테이트 빌딩을 오르내리며 치열한 삶을 살아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쩐지 가슴뭉클 한 스푼이 부족하다. 매일 울고 싶은 날의 연속인 우리도 같이 울려주기엔 마늘만 까서는 부족하지 않나 싶다. 양파도 같이 까야 할 듯 싶다.

절절한 생활수기용 소설이 아니라 예시용 참고 소설 같아서 아쉬웠다.

 

왜이러지 오늘, 기분 안좋은 일이 있었나..ㅠㅠ

 

밥벌이의 지겨움과 위대함에 대한 주인공의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은 나와 비슷하다. 주인공 처럼 나도 열심히 살 작정이다.

 

다음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날 수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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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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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끝났다.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환호와 탄식으로 맞이하던 새벽과도 안녕이다.

금메달을 딴 선수도 아름다웠고 메달권에 들지 못했어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모두가 아름다웠다.

광고처럼 우리가 그들을 응원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응원한다는 말이 맞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새벽에 일어나 잠설칠 일 없으니 출근해서 꾸벅꾸벅 조는 일도 없겠구나 싶었는데, 이게 뭔가 영 허전하다. 잠 설쳐 가며 고래고래 응원할 때보다 푹 잤다고 생각하는데도 ...뭔가 힘이 빠지는 기분이다.

고갈된 에너지원을 올림픽선수들에게서 충전받고 있었던것이었구나!! 멍하니 그런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서평기한은 벌써 지나가 버렸고 책 내용도 가물가물해져 버렸다.

읽긴 읽었었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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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y=:[]:

도시의 골목 골목을 누비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들과 낙서를 연구하는 아저씨와의 만남이 있었고 지구에서 모든 인간이 사라진 다음 바퀴벌레 같은 동물들만 지구에 살아남게 되었을 때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것 중에 스케이트보드 하나는 잘 만들었네 싶은 마음이 들거라는 추측. 그리고, 스케이트보드의 유연함과 편리함 기능성과 소통의 원리를 '깊이 들어갈수록 축축해진다'는 말과 함께 몸으로 체득하며 긴허리아기말원숭이와 다시 조우하고 있을 때 깊이 물속으로 들어간 우리의 박태환 선수는 예선 오심으로 인한 판정의 심리적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혹은 이겨내지 못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고 있었으니...

수영이 아니라고 이건, 스케이트보드라니까!! 집중하자,집중하자..해도 어느새 박태환 선수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400미터에 이어 1500미터를 헤엄치고 있었으니... C1+y = :[]:은 C1소주로 변해 통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내 입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찌됐건 낙서로 된 방향 지시등에 힘입어 도시의 골목을 신호등에 걸리지 않고 정글까지 이를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넘어지는 걸 감수하고 다음날 에도 C1의 대열에 기꺼이 합류할 마음이었다는 게.....생각난다.

냇가로 나와

....는 올림픽 방송이 잠시 쉬는 낮에 후다닥 읽었다. 이건 중년의 내 나이와 맞았거든.

어디선가 들어 본 것같고 어느 매체에서나 한 번 쯤 다뤄 본 소재여서 친밀감도 있었고.

도시가 변하고 허물어지는 것과 나무같은 통나무 김씨가 사라지는 것의 일맥상통한 풍경들을 숱하게 봐 온 경제개발 5개년의 산업세대여서 더 그렇기고 했고.

하마까씨가 너무 슬퍼하는 바람에 너무 긴 1초 때문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신아람의 눈물이 더 가슴 아팠다는 것이 유독 가슴 아팠다고나.

바질과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1F/B1, 유리의 도시, 크랴샤는 이래선 안되겠다.

올림픽 중계방송이 없는 낮에 후다닥 읽어야 겠다 마음을 먹고 본격 읽기 모드로 돌입했는데, 이게 이게 ...우리를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유도에서 또 판정 번복이 나는 바람에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이렇게 한가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순없다는 생각이 엄습. 내가 응원을 하지 않아 진 것만 같아 다시 충혈모드...탕,탕, 탕..진종호의 사격 금메달로 인해 잠시 안정을 되찾고 후다닥 읽었다.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진행중이었고 서평은 내일로 내일로...

오늘까지 온 바, 읽고 난 직후 생기는 파닥거리는 서평은 쓸 수없을 듯 싶지만 곰삭은 독후감은 가능할 듯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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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소설은 처음이라 작품들이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긴 힘들지만 독특하고 개척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는 건 느낄 수있었다.

그의 소설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고 필독을 권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봐서 평범의 범주에서 벗어난 아우라를 갖고 있다는 게 객관적으로 증명되어 보인다.

<1F/B1>에서만 봐도 단편들 모두가 <도시>라는 큰 타이틀을 가지고 오목조목 접근하고 있다.

이번엔 도시다!! 타이틀을 내걸고 도시속의 삶들을 빨주노초파남보로 아우라를 칠했다.

일층과 지하일층의 슬래시 사이에 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아주 얇은 공간에 사는 도시인들의 거대한 도시속의 삶을 다양하고 다른 각도로 바라봤다.

자살하는 유리들로 인해 갑자기 봉변을 당하는 사람들(그러고 보니 도시엔 너무 유리가 많다. 큰 지진이 난다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유리의 파편에 의해 변을 당하지 않을까싶은 위기감이 유리의 도시를 읽고나서 몰려왔다.),"크랴샤" 한 마디 주문으로 도시의 일부분을 훌렁 들어내어 비워버리는 마술같은 일은 결코 마술처럼 느껴지지가 않는다. 일 년에 서너 차례 서울을 갈때마다 '어, 여기 분명 뭔가가 있었는데..'싶어 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니..건물이 훌렁 도시밖으로 사라지는 일을 마술이라고 우길 수도 없게 되었다.

씁쓸한 맛과 향을 가진 허브 <바질>은 따뜻해야하고 환기가 중요하며 물조절을 잘해야 하는 까다로운 식물이긴 하지만 도시의 음습한 기운과 기력이 쇠잔한 도시인을 만나면 아무 때나 심어도 아무 때나 잘 자라는 덤불이 된다. 도시인의 지친몸에 빨대를 꽂고 도시라는 거대한 헛점을 숙주 삼아 몸을 키워나간다.

도시의 어느것 하나 만만치 않다.

파편에 맞아 죽거나 식물의 촉수에 몸을 내 주거나 몸을 의탁할 건물마저 홀연히 사라질 판이다.

상상이려니 해보지만 현실이 아니라는 법도 없으니..좀 떨린다.

김중혁 글의 매력이 이런데 있는 것이었나? 혼자 생각해 본다.

이 책이 나올 즈음에 음악방송에 나와 인터뷰한 걸 들은 적 있는데 목소리가 참 좋았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악기들의 도서관]이라는 얘기도 했는데, 많이 팔렸다는건 재미가 있었거나 독자들의 기호에 맞았다는 것일테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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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건물모양 소설의 차례를 나타내는 그림과 마지막 작가의 말에 나타난 짧은 말과 그림.

이런건 너무 마음에 든다.

굳이 뭣이라 뭣이라 소설에 대한 변명 비슷한 회고를 듣느니 속된 도시가 좋아 이 책을 썼노라는 뉘앙스가 담긴 담백한 작가의 말. 멋지다!!

올림픽 핑게를 댔지만 그의 소설은 바질의 넝쿨만큼이나 만만치 않고 일층과 지하일층 사이의 슬래시 도시인의 삶만큼이나 녹록치않다.

그래서, 또 도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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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취하다 - 쌤의 앵글에 잡힌 부산의 진짜 매력 99 매드 포 여행서 시리즈
조현주 지음 / 조선앤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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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취하다

조현주

조선앤북 2012.07.10

제일 바쁘고 분주하게 사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의 이름은?

- 부산

헐~이라고 하셨을라나?^^

그러나, 부산은 정말 분주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 맞다.

대한민국 대도시 어딘들 그렇지 않을까마는 제가 아는 한 부산이라는 도시만큼 활기차고 박력있고 곳곳에 매력이 숨어있는 도시도 드물다 여기니까.

억센 사투리와 소금이 묻은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바람, 굵직한 국제적인 행사 유치, 문화와 예술이 공존해있는 도시.

지중해의 연안의 도시만큼이나 매력있는 도시가 부산이라 나는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부산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살고있는 도시라고 다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 내가 살고 있지 않지만, 잠깐의 인연으로 잠시의 머무름으로 좋은 기억으로 인해 타 도시를 사랑하게 되는 수도 있는 법이다.
부산에 잠깐 살았던 기억으로 그곳에 지인들이 살고 있어 한 해 두어 번은 다녀 올 기회가 있다는 이유로 나에게 있어 부산은 늘 마음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도시다.

부산이 가진 숨은 매력을 드러나게 한 기폭제 역할은 아마도 영화 '친구'의 흥행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본다.

영화 개봉 이전에도 이후에도 부산은 언제나 부산이 자리한 그자리에서 구석구석의 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알 수록 더 멋있는 매력덩어리 도시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한 사투리와 거친 남도 남자들의 우정이 버무려진 '친구' 이후의 부산은 뭔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도시로 보였음이 틀림없다.

부산을 자주 들락거려 어디 내려 놔도 목적지 까지 찾아가는데 문제는 없다고 믿는 나조차도 부산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으니까!!

아무튼, 부산이 매력적인 도시라는데는 해마다 여름의 해운대 인파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있지만 그 속살까지 구석구석 파악하긴 부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 힘든게 사실이다.

카더라~ 통신에 의존해 풍문으로 듣고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이 부산 안에서도 많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만큼 부산의 가치가 높은지 잘 모르는 토박이들도 많다.

늘 다니는 내 직장, 날마다 밟아야하는 삶의 터전이 되다보면 외부의 평가와는 별개로 무덤덤해지는 게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부산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보다는 부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부산에 자주 가는 사람들이 보면 훨씬 그 효용가치가 클 것이라 믿는 바이다.

Mad for Busan

부산에 취하다

제목도 참 걸쭉하다.

왠지 막걸리 한 사발 쯤 마셔주고 책장을 넘겨야 할 듯 싶은 충동이 드는 제목이다. ^^

부산을 떠나 살고 있지만 부산이 고향인 조현주씨의 이 책은 떨어져 볼 때 더 자세하고 깊이 볼 수있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야말로, 부산의 경제, 문화, 예술, 축제, 먹거리, 관광명소, 위치, 교통,숙소, 산, 강, 들, 시장, 골목, 거리...종횡무진 누비며

버선목 뒤집듯 부산의 속살까지 보여주는 책이다.

조현주씨의 말을 빌리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공존하는 도시라고 했는데, 그말이 딱이다, 딱이다, 딱이다!! 싶다.

부산을 조금이라도 알고 다녀 본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말인지 금방 피부에 와닿으리라.

해운대의 마천루 빌딩, 해마다 위상이 더해지는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남포동, 비린내가 풍기는 자갈치 아지매들의 외침소리가 부산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는데...어딜가도 어색하지 않고 어디서나 정겨움을 느낄 수있다는게 부산의 매력이다.

세세하고 친절한 설명과 골목골목의 명소도 빠뜨리지 않는 섬세함, 무엇을 보고 무엇을 누려야 할지를 알려주는 핵심리서치, 놓치기 쉬운 잔잔한 볼거리까지...이 책 한 권만 손에 들었다면 50년을 살아 온 토박이 가이드와 함께 동행하는 것 보다 더 든든하리라는 걸 장담한다.

한 번에 다 볼 생각이라면 이 책은 필요없다.

시티투어 버스를 타시라.

하지만, 부산을 오래 두어 사귈만한 도시로 생각한다면 이 책을 펴시라!

분명 그대가 알지 못한 부산의 소금기 베인 진짜 속살을 그대에게 보여 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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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말하기 Basic 영문법 (2013년판) 시원스쿨 말하기 영문법
이시원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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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시원스쿨 홍보 CM song을 처음 들었을 때, 이렇게 단조롭고 강조없는 밋밋한 멜로디로 한국 시장에서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영어시장의 쟁쟁한 경쟁자들 틈에서 살아남을 수있을까? 싶었다.

영어공부는 해야하는데, 잘 하고 싶은데...마음대로 잘 안되는 게 영어라는 걸 우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옴으로 터득한 바,

수많은 학습지, 학원, 책, 사이트, 비디오, 오디오.....

너무나 많아서 선택하기 힘든 상황인지라 공신력이 있거나 입소문을 의지해서 포기했던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 파트너로 삼는다.

 

시원스쿨은 지금의 영어시장 역사로 볼 땐 후발주자다.

그도 그럴것이 시원스쿨탓컴의 대표이사인 이시원 강사가 중학교 이후 캐나다로 이민을 가 스스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의 원리와 우리말의 말하기 법칙들을 접목해 2005년에 오픈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이시원 강사도 젊고 미남이다.^^)

사실,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꾸준한 노력과 기필고 잘 해내고야 말겠다는 열정이 없어서지 교재가 없거나 좋은 싸이트를 몰라서는 아니다. 각종 출판사의 화려하고도 풍성한 영어 공부법은 차치하고 국정 교과서만으로 공부해서 유엔 사무총장자리까지 오른 반기문 총장의 예를 보더라도 어떤 교재냐라기보다는 얼마만한 열정이냐가 더 중요한 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국정 교과서만으로 공부해서 유엔사무총장자리에 오를만한 의지와 집념으로 점철된 사람들이 아니고 외교관이 될 만큼의 유능한 영어를 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물론, 될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그저 기초를 충실히 알고 다져진 기초위에 기본적인 문맥들을 응용하고 저변을 확대시켜서 외국 여행이나 외국친구를 사귈 때, 멍한 눈으로 뻘쭘 서있지 않아도 되고 답답한 마음으로 벙어리 냉가슴 앓지 않을 만큼의 영어를 바랄 뿐이다. 나만 그런가??

 

이럴때 옆에서 조금만 도와준다면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보태주어 10년 영어 공교육이 뻘짓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깨칠 수 있게 해 줄 그런 교재를 만날수 있다면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말 맞더라'고 과장된 몸짓으로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교재를 접해 왔으면서도 영어의 벽이 하늘아래 있건만 왜 오르지 못했는지의 이유를 그저 내 노력 부족에서 찾으며 자괴감에 시달려 왔었다.

이럴 때, 시원스쿨의 한국인 관점에서 바라본 영문법의 이해로 역발상을 꾀한 이 책은 그동안 왜 내가 그토록 영어가 어렵고 해도 안됐던 것인지의 해답을 시원스레 정리해 주었다.

 

일단은 영어도 말이니 주눅들 필요없이 재미있게 시작하고 지루하지 않을 만큼 따라하고 영어의 원리를 이해해 우리 말의 법칙과 접목시켜 깨우치게 하는 방법이다.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제시된 여러가지 패턴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입에 착착 붙는 느낌이 든다.

 

영어의 기본 문법 패턴은 거의 다 실어놓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을 중심으로 반복학습을 꾀하게 하고 영어와 한글을 동시에 보며 말하기 원리를 생각케 한다음, 영어를 보며 우리말을 생각하고,우리말을 보며 영어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시스템이다.

Basic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문장도 쉽고 이해하기도 쉬워 영어를 처음부터 제대로 해 보고자 마음을 먹는 사람에겐 딱! 이다. 어차피 말이란 반복이고 활용이니 기본 틀만 이해하고 있다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구나..싶은 자신감을 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일반동사에부터 미래시간, 의문문, To부정사, be동사, 부사를 활용한 풍부한 표현,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질 때 even if, 기본 영문 패턴 정리까지...쉬운 듯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모든 영문법이 골고루 그것도 쉬운 문장으로 쉽게 나와있어 나도 할 수있겠다는 의지의 표출이 샘솟게 된다.

의지에만 불타지말고 한 번 해 보자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 이제 실천만 남았는데...그게 또 쉽지 않다.

그럴때, 저자가 영어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시 한 번 읽어보자.

나도 충분히 할 수있곗구나를 다시 느끼게 될테니!!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이 단조로운 멜로디가 의외로 중독성이 강해 한 번 입에 붙으니 쉬 떨어지지가 않더라!

이게 시원스쿨의 영어 공부법이자 노하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단조롭고 밋밋하되 쉬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영어!!!

이번 조차도 안되면 영어공부는 포기라는 생각으로 하고있다!

건투를 빌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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