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고전강독 3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진정한 행복을 묻다 공병호의 고전강독 3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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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고전강독이라 해서 처음에는 내가 아는 그 공병호박사가 맞나? 했다.

기업관련 경제서적과 자기계발서에서 그의 이름을 자주 보아왔던터라 긴가민가 했는데 가가 가였다.^^

고전강독이 벌써 3권 째 라는 것도 오홋? 싶었다.

그가 인문서를 냈다는 것도 의외였지만 (충분히 그럴수 있음에도 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시리즈로 고전강독을 펴 내고 있었음이 기존에 몇 권 읽은 그의 경제학 서적들로 인해 생긴 장르의 편견이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기 이전까지 그가 고전강독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경제학이나 자기계발서에서 익히 봐왔던 공병호라는 이름을 인문학에서 발견했을 때, 소설을 써오던 사람이 자기계발서를 냈다는 말을 들은것 만큼이나 생소하고 낯설었다.

그의 독서량이 방대하고 전방위에 박학다식함은 <공병호의 독서노트>를 통해 알수 있었지만 장르를 크로스오버해 책을 펴낼거라는 생각을 안한건 그 분야에 대한 지존의 자리매김때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1권,2권은 미처 읽지 못했지만) 그의 고전강독은 훌륭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게 물은 최고의 인생과 정의에 이어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은 진정한 행복에 대한 물음은 이 시대 우리가 가장 앞세우는 가치이자 화두가 아닌가 싶다.

고등학교 윤리책에서 만났던 아리스토텔레스가 부조로 박혀 어려운 말로 삶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골치아픈 철학자였다면 공병호 작가가 다리를 놓아 만나게 해 준 아리스토텔레스는 뒷모습까지도 볼 수있는 환조로 입체감이 살아나고 '사간의심(辭簡意深)' 말은 간결해도 담긴 뜻이 깊은,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고뇌와 번민을 같이 느끼면서 지나온 깨달음의 글이자 선지자의 글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하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핵심 메세지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저자는 요약했다. (니코마코스는 아이스토텔레스 아들 이름이기도 하다.)

그 결론을 "행복은 탁월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제시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에게 전하는 탁월성의 정확한 의미는 잠깐 제쳐두고 저자의 '탁월성'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돋보여 구문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탁월성'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정의를 다시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핵심 메세지에 대한 해답을,

"인간에게 본래 주어진 목적은 행복이며, 인간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히한다. [행복은] 인간의 독특한 이성적 원리를 완전하게 수행함으로써 획득된다"로 요약했는데 이 이성적 원리가 탁월함에서 기인함을 알 수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크게 분류해 행복, 탁월성, 정의, 친애, 즐거움 다섯 가지를 다루고 있지만 공병호 작가는 행복과 탁월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쓰인 원문을 싣고 그 원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가 자신의 경험과 유명인사들의 사례와 주요한 사건들을 예로 들어 행복에 가까워지는 탁월성이 무엇인지 한걸음씩 인도해 주고 있다.

그냥 읽어서는 원문이 내포하고 있는 뜻의 깊이를 글도 짧고 말도 짧은 나는 반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작가가 다시 풀이하고 예를 들어 조근한 설명을 덧붙임으로 인해 '이 양반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로구나' 조금은 알아챌 수 있음은 철학의 세계를 엿보는 기쁨이자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의 시작이었다.

진정한 행복으로 가기 위한 부수적인 행동강령들은 익히 들어와 식상하기까지한 이런 말들이 제대로 설득력을 가지고 내 삶의 좌표들로 뛰어들어 옴을 느끼게 되는 건 아리스토텔레스의 삶에 대한 통찰이 먼저였겠지만, 작가의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된 먹을 거 많은 풍성한 설명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인간은 존재한다, 고로 행복해야한다"

작가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 시키고 형상화 시키는데 필요한 몇 가지 개념들을 에필로그에서 제시했는데

'일상과 관조하는 삶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라, 외적 조건이 행복을 결정하는 전부가 아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는 이유, 그것이 행복이기 때문이다' 는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가 행복 때문이라는 것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다.


흔히들,

고전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호소력을 잃지 않고 있는 건, 고전 이외에 어디서도 삶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의미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행복에 관한 포괄적인 의미를 알고 싶고 나만의 해답을 찾고 싶다면 공병호의 고전강독에서 힌트를 얻어보라고 권한다.

신문이나 잡지처럼 가볍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찬찬히 읽다보면 그동안 깃털처럼 가벼웠던 삶에 중심이 되는 묵직한 기둥을 발견하는 기쁨을 행간에서 누릴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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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리더십 - KBS스페셜,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는 누구인가?
이재혁.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서승범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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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3개월 쯤 남았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그동안 잠룡으로 불리며 수면위로 쉬 떠오르지 않던 안철수원장의 대권도전 출마 발표가 있던 날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에 나서지 않았으면 했다. 그동안 학자다운 풍모를 유지하며 조용히 우리사회를 정화시켜 온 모습이 좋았었다. 진흙탕 정치판이라고 누구나 욕을 하지만 막상 어느정도의 사회적 인지도가 생기는 위치에 서면 권력의 욕심에서 자유로울수 없는게 정치의 매력(?)이자 사람의 본성이 아닌가 씁쓸해지기도 한다. )

대선 주자들이 속속 발표되고 선거를 앞둔 이 때, 우리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를 뽑는 동시에 나를 행복하게 할 리더가 누구인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할 때가 왔다.

역사상의 모든 대선 후보들이 모두들 이나라를 이끌 리더는 내가 적임자라고 외쳐왔지만 진정 우리를 행복하게 이끌어 준 리더가 있었는지 생각을 곰곰해 봐야하고 그런 리더에 지금도 목말라 하고 있다.

리더가 가져야할 조건 중 첫번째가 강한 카리스마였던 때가 있었다면 요즘의 트랜드는 '소통'으로 가고 있다.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듣고 소수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는 정책을 펴 나가는 리더를 국민은 원하고 있다. 어디서나 소통, 소통 외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건 소통이 안되고 있으니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반증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KBS 스폐셜 제작팀에서 미국, 독일, 브라질, 핀란드, 일본 등 13개국을 로케이션 취재해 이 시대의 리더의 조건을 제시해 주고 있는 <행복의 리더십>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이 싯점에서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바라보고 선택해야하는지를 알려준다.

21세기의 리더들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들을 제시하고 덕목에 부합하는 정치인과 그렇지 못함으로 인해 몰락해 간 정치인들의 예를들어 덕목들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들으면 금방 알 수있는 유명인사와 세계의 대통령, 역사속 인물들이 중요하게 여기며 실천해 온 덕목들에 얽힌 예화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박장대소를 부르기도 하고 혀를 끌끌 차게 하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유지할 수있었던 이유를 설명받고 얻은 명성과 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로 치닫게 되었는지를 알 수있었다.

왜곡된 소통으로 참혹한 결과를 얻는 히틀러와 홀로코스트의 예를 통해 쌍방향으로 오고갈 때 진정한 소통이 될 수있고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음을 알려주면서 최근 우리사회에 만연한 SNS나 트위터등의 일방적인 소통은 팔로어발 일방통행이 되기쉽다는 우려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의 키워드 였던 '정의와 책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에 꼭 필요한 '혁신과 미션'의 큰 화두를 중심으로 12살 나이키 축구공을 꿰매는 소년의 이야기와 빗대 정의로운 착한 기업의 성공 예와 그라민폰을 통해 최빈국 방글라데시 국민에게 사업가 정신을 불어놓은 이크발 카디르의 혁신을 통해 리더의 마음가짐과 정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이렇듯 리더들이 가진 역량을 꼼꼼히 비교해서 살펴보고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의 좋은 리더를 뽑아야 하는 이유는 이 나라의 지도자로 국정을 잘 이끌어 나가야하는 역사적인 사명감잘 감당할 사람을 뽑는 일이면서도 그 리더로 인해피부에 와닿는 나의 직접적인 행복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 건 내용의 훌륭함도 있지만 책의 디자인도 한 몫 했음을 알리고 싶다.

여느책과 달리 책 가장자리를 까맣게 처리해서 내용이 더 확연히 들어오고 페이지를 중간 아래쪽에 책을 잡았을 때 엄지손이 닿는 자리에 위치시킴으로 다시 찾아 읽고 싶은 부분을 '재빨리' 찾게 하는 힘을 갖게했다.

새로운 시도는 신선하고 즐겁다.

"좋은 리더는 희망을 주고 나쁜 리더는 권력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싶은 리더는 좋은 리더다.

이 책은 대통령이 가져야 할 리더의 조건들을 말해주고 있지만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라기 보다 리더를 뽑는 유권자가 꼭 읽었으면 싶은 책이다.

우리는 좋을 리더를 갖고 싶고 그런 리더를 가려 낼 수있는 혜안을 이 책이 제시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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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 : 오늘, 나에게 감사해 광수생각 (북클라우드)
박광수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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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생각...참 오래된 이름이다.

'신문 만화는 4컷, 정치성과 시사성이 만연해 촌철살인은 있을지언정 재미는 없다'가 광수생각 이전의 신문만화에 대한 내 생각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정치색은 배제되고 천연색이 배가된 <광수생각>을 보고나서 신문만화의 획기적인 이변이 일어났음을 알았다.

'신문만화가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소소한 내용으로 심금을 울릴 수 있구나! 감격했었다.'

감격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던지 가히 국민만화가라 칭할만한 반열에 오르며 전국적으로 광수열풍을 일으켰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에도 종종 나와 입담을 과시하기도 해 (박광수씨의 실물은 내가 생각했던 광수의 이미지와 너무 달라 뜨악@@ 하기도 했지만) 서민적(?)인 이미지로 친숙함을 더했다.

그러다 어느날, 홀연히 그의 만화는 신문에서 자취를 감추고 (자취를 감춘게 아니라 하고 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그만 두었다는 걸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광수생각도 만화가 박광수도 추억속의 만화로 만화가로 남게 되었었다.

그러면서도 잊히지 않을 만큼의 간격으로 그의 책은 서점에서 만날 수있었다. (사실 내가 산 책은 세 권 밖에 안된다. 영어공부를 재밌게해 보겠답시고 영어 광수생각, 참 서툰사람들, 포토 & 카툰 에세이 해피엔딩이 전부다.)

책을 보면서도 어쩐지 처음의 신뽀리가 전해주던 감동만큼 신나지가 않았다. 십여 년을 봐 온 신뽀리가 참신해 보인다면 그게 더 이상할테지만 분명 박광수가 그린 (제목은 다르지만) 광수생각 맞는데 그 옛날의 '광수생각'이 아닌 '광수형님생각'이나 '광수아버지생각'처럼 가오가 서있거나 주눅이 들어 있었다.

내가 아는 광수생각의 신뽀리는 가오를 세우거나 주눅이 드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아쉬웠다.

사업에 손댔다가 실패하고 이혼을 하고 다시 돌아 온 박광수의 <광수생각>이다.

색깔부터가 고추잠자리색으로 다시 천연색이다.

(이 전에 나온 해피엔딩은 사업을 실패한 후라 그런지 책 표지도 진한 나무색으로 칙칙했고 내용도 우울했다. 그리고, 포토도 좋았고 에세이도 나쁘지 않았는데 둘이 딴 방향을 보고 서있는 서먹한 연인들 같아 읽는 나도 좀 서먹했었다.)

불혹을 넘어선 그가 삶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느낀 사람에 대한 생각과 세상을 보는 깊이, 특히 나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고 칭찬해주는 글이 많아서 보는 나도 위로를 받았다.

무엇하나 해 놓은것 없으면서 분주하기만 하고, 잘하고 싶지만 잘 되는 일은 많지 않고, 포기하기엔 이르고 시작하기엔 용기가 부족한 40대의 마음을 곳곳에서 읽을 수있어 좋았다.

살면서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이룬게 없어.

스스로에게 칭찬 한 번 안했지만,

생각해 보면 이만큼이 어디야.

오늘 만큼은 나를 괴롭히지 말아야지, 칭찬해 줘야지.

이제 그만' 잘했어! 대견해!'라고.

-광수생각, 표지글-

나에게 전하는 말처럼 괜히 코끝이 찡해 온다.

언제나 그러했지만 그의 만화에는 철학과 촌철살인이 살아있다.

이렇게 쉬운말로도 우리 귀에 쏙쏙 잘 들어앉는 이야기들을 철학자들은 왜 그렇게 어려운 말들로 이야기 하려 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이런 내공이 그의 방대한 독서력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어려운말을 쉽게 풀이해 감동과 함께 전할 줄 아는 비결이 광수생각이 우리에게 사랑받게 된 비결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아픔도 어려움도 많았던 그에게 견고한 등이 될 수있는 한 독자의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지나온 만큼 성숙해진 광수의 속깊은 이야기들을 계속 듣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은 깐깐하고 직설적이고 호전적(P.195)이어도 괜찮은 죽지 않은 광수의 펄떡거리는 생각들도 듣게 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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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대백과
캐롤 스토트.자일스 스패로 지음, 문홍규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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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외한인데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대략난감이다.

아이의 호기심은 끝없이 왜?를 물어 오는데 나는 아는바가 없으니, 글쎄...모르겠는데...로 얼버무리고 있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당황스런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궁금함을 속시원히 알아내지 못하는 아이도 속상하기는 마찬가지라 '왜 엄마가 이런것도 몰라?' 할 땐 자존심도 구겨지고 화도 슬몃 치밀어 오르는지라 나와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은 무척 힘들고도 난감한 일이구나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도시에서 자랐음에도 유난히 별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어릴 때 부터 별을 관측(?)하느라 겨울엔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바깥바람을 맞고 서있고 여름엔 모기에 뜯기는 것도 아랑곳 않고 여름 별자리 확인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아무리 봐도 그 별이 그 별 같아서 어떻게 연결되어서 저게 궁수자리가 되고 사자자리가 되는지 천체망원경을 들여다 보면서도 아리송 하기만 한데, 감탄사를 연발하며 별자리 이름을 맞추어 나가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다 다르다구나..할 뿐이다.

 

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아이를 두는 일은 별을 윤동주의 서시 싯귀처럼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하는 아름다운 마음과는 또 다른 것이어서 황당한 일을 겪기도 한다.

뉴스에서 태양 흑점이 폭발해 전자파에 영향을 주어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안의 가전제품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하고 일식이나 월식이 있다는 날에는 목이 빠져라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음에도) 하늘을 쳐다보며 사진을 찍어야 하고, 운성충돌로 인해 지구멸망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들리면 무서워서 잠을 자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니...아는게 병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무한한 우주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다 궁금해 하는 아이 덕분에 선택한 책이 <별자리 대백과>이다.


양장본으로 아이들 용이라 하기엔 두께도 만만찮지만 겉표지의 구성도 예사롭지 않다.

나처럼 어떤별을 기준으로 해서 봐야 물병자리가 되고 천칭자리가 되는지 모르는 문외한도 현재의 월과 날짜 시간을 맞추고 책을 들고 하늘을 보면 그 계절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별자리들을 모두 알 수있게 구성해서 신기하기만 했다.

 

나침반처럼 돌려가며 봄,여름,가을, 겨울 별자리를 다 알 수있게 했는데, 시간과 날짜까지 맞추어 볼 수있게 만들어져서 지고 있거나 뜨고 있는 별자리까지도 파악되어 문외한도 금방 찾을 수있는 획기적인 구성이다.

7월의 별자리가 게자리인데 게자리별이 어떻게 생겼고 어디쯤 있지? 하는 고민 따위는 더이상 얘기거리가 안되는 책이다.

단지 책의 두께가 있어 무거워 오래 들고 있을 수 있는 근력이 있는지만 걱정하면 된다. ^^

아파트 창문으로 보면서 관찰 할 수있어 굳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도심인지라 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빨리 가을이 겨울이 와서 그 계절의 다른 별자리도 관찰하고 싶어서 난리다.


단순히 별자리만을 관측하고 알려주는 책이라면 <대백과>라는 제목이 붙지 않았을 것이다.

별자리 길라잡이 쯤 되었으리.

<별자리 대백과>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우주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들과 별에 대해 총망라해 놓은 그야말로 별자리에 대한 보고같은 책이다.

탱양계의 행성들과 초롱초롱한 빛을 내는 항성, 별들을 연결해 별자리 지도 만드는 법,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가 해 볼 수있는 별 관측 방법까지.

하늘에 반짝이는 별에도 다 이름이 있고 특징이 있고 방향이 있다는 사실은 이전에는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별자리 대백과>를 통해 알아가는 동안 마치 현미경으로 우주를 들여다 보는 듯한 환한 길잡이를 만난 것 같았다.

아이가 그토록 원했고 나도 그토록 찍고 싶었지만, 일반 카메라로는 어림없는 월식의 모습이다.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찍은 여러 자으이 사진을 합성한 것인데, 월식은 보름일 때에만 일어나며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워져 생긴다고 한다.

이 또한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인데, 월식이 일이나는 밤을 배경으로 여러 영화가 만들어 졌던 걸 생각하면 월식이란 환상적이면서도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현상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보기에도 정말 아름답다!!


달이 그냥 달인 줄 알았는데 달은 행성주위를 돌고 있어서 위성이라고 아이가 말한다.

아, 달이 위성이었구나!

나는 달이 달외엔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다.

우리와 가장 친근하고 인류의 발자취를 남긴 별이기도 하니 달을 관측하기가 가장 쉽고 맨눈으로도 관측이 가능하니 담만큼 만만한 위성도 없지 싶다.

달에 나타나는 현상이야 들은 바가 있지만, 달에도 여러가지 지명이 있고 가장 밝은 위성이라는 게 왜 이렇게 새삼스럽게 느껴지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두칠성 작은곰자리에 대한 설명이다.

별이 위치하는 위도와 특징등을 나타냈는데 별자리라는 이름을 가진 별들에 대한 설명이 줄줄이 이어진다.

별자리 이름은 들어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할 수 없는 별자리들도 많다는 설명에 아이는 얼마나 또 실망을 하는지 책을 들고 극락조 자리, 카멜레온 자리....가 보이는 남반구로 슝 ~날아가고 싶었다.

별자리가 가진 이름에 대해 신화에서 나온 얘기도 살짝 곁들어져 있어 더 재미있었다.

우주..들여다 보고 있을 수록 신기한 것 투성이다.

옛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기준 삼아서 길을 찾고 항로를 정했다는 얘기를 듣고도 어떻게 늘 움직이는 별을 보며 길을 찾고 방향을 가늠할 수있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별을 보는 방법만 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유보적인 자세가 되었다.

내가 아는 건 북극성과 큰곰자리가 전부였는데 이토록 많은 별들이 시간과 계절을 달리해가며 운집하고 빛나고 있구나 경이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에게 물어서 알게 되고 책을 통해 알게된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별에 대한 지식이긴 하지만.

 

너무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통의 아이들이 갖는 별에 대한 순수성과 낭만을 잃어 가는 건 아닌지 쵸큼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큰 우주에 떠있는 작은 지구별에 사는 내 모습을 들여다 보며 때론 대범하게 때론 겸허한 마음으로 자라나는 아이가 되길 바랄 뿐이다.

 

별을 사랑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내 아이에게 소중하고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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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손자병법
허성준 지음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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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싸움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기는 것'이다.

이기는 싸움의 역사는 돌도끼를 들고 수렵을 나섯던 선사시대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싸움에서 지는 것은 단순히 패(敗)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생명의 존망이 걸림과 동시에 민족의 운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음을 싸움의 역사는 증명한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온 수많은 싸움을 기록한 전쟁사는 많지만, 이기는 싸움을 위한 비기를 적은 병법서는 흔치 않다.

중국 최고의 병법서로 일컫어 지는 <손자병법>은 2500여 년 전인 기원전 6세기쯤 춘추시대 제나라 손무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00년 전에 쓰여진 병법서 임에도 21세기의 현대전에서도 기본 지침으로 삼고 활용됨은 <손자병법>이 가지고 있는 전략과 전술의 날카롭고 예리한 깊이를 짐작할 수있다.

군사가 총과 칼을 들고 싸우는 싸움도 싸움이지만, 현대에서의 싸움은 경제의 싸움이 가장 큰 싸움이다.

거대한 자본주의라는 거물이 얽힌 먹이사슬에서 살아남는 싸움을 하기 위해선 손자병법에서 가장 잘 알려진 병법인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다'는 경영원리와 접목시켜 기업 전략서로 삼아도 좋을 훌륭한 예시와 지침들이 포진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나 백전불패'는 백전불태'의 오역인 듯 싶다. '반드시 이긴다!'는 오만한 태도는 자신과 적을 실태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라는 명쾌한 해석이 돋보인다.^^)

열 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허성준의 손자병법은 해석을 줄이고 후세사람들이 내용을 추가한 것을 조조가 정리한 내용에서 벗어나 기존 역의 잘못된 점이나 불명료한 부분을 고치고 알기 쉬운 예를 들어 우리에게 어려운 전술의 예를 쉽게 이해할 수있도록 펴냈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기본 병법의 지침에 들어 맞는 현대의 비즈니스 사례중 성공과 실패담을 적절히 예로 들어 원문이 가지고 있는 병법의 기본적인 핵심에 한 발짝 더 다가설수 있고 사례들로 인해 타산지석의 교훈과 재미를 느낄 수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사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이기고 나서 싸워라' '시스템으로 승부하라' '정보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 등의 전략들은 현 시점에서도 손색없는 가치를 빛내는 훌륭한 지침들이고 그 지침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이끌어 낼 수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가르쳐준다.

군사를 다스리는 지휘관들이 읽어도 좋지만 회사를 경영하고 관리하는 경영자들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손자의 병법서이지만 손자에 대한 언급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병법 자체의 의미도 있겠지만 병법서를 지은 손자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내용이 더 깊이 다가오는 경우를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성서'로 불린다는 <손자병법>을 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고 올바른 전략으로 노력의 양을 훨씬 능가하는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말에 한 번 더 눈이 간다.

한 번 읽고 덮을 책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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