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선생님의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이 책의 제목은 어린이 동요의 가사 첫 구절이다. 장기 제소자들의 석방시 감옥에서의 마지막날 밤에 축하의 의미로 노래를 해주곤 하는데 신영복 선생님은 마땅히 할 노래가 없어 이 노래를 부르곤 했다는 것이다.처음엔 왠 동요냐며 핀잔을 주던 동료들이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라는 부분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숙연해진다라는 것이다. 출소 후 언젠가 학생들의 성화에 못이겨 노래를 불렀을때 다시 선택한 이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갇혀있지 않은 학생들의 눈빛에서도 갇혀 있는 사람들과 같은 눈빛을 보며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하는 동류의 눈빛에 적지않게 놀랐던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그리고 책은 선생님의 삶의 철학인 사람이 중심이 된 관계 , 그 연대를 꾸준히 논하시는데 책의 말미에서는 냇물이 강물되어 바다로 흐르는 아래로 흐르는 연대, 모든 것을 품는 바다의 어원은 받아 들인다에서 출발한다는 말씀으로 연대의 의미를 규정하신다. 이 것이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더불어 숲, 석과불식으로 시작하여 한 그루의 나무를 이루고 그 나무들이 모여 숲이되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 이 책은 이 한 줄의 주제로 관통되어진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20년 옥살이 동안 고인 물이지만 썩지 않는 맑은 정신이라는 위대한 승리이며 공간으로 규정된 의식의 침잠을 통한 깊은 사색이었다면,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라는 책은 위대한 사상가가 자유를 맞아 유장하게 펼쳐나가는 묵직한 성찰의 메세지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