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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ㅣ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3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7년 1월
평점 :
추사 김정희, 위창 오세창 그리고 그의 제자인 간송 전형필 등 조선 미술사라는 큰 역사의 흐름속에 당대의 안목을 갖춘 이들이 대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파악했는지의 주제와,
안평대군을 위시한 애호가들의 미술품 소장에 대한 마음가짐,
그리고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근대 미술과 현대 미술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한국 모더니즘에 대한 평론으로 마무리 한다.
그동안 유홍준 선생님의 책을 읽는 나의 자세는 우리나라 문화와 미에 관하여 정보를 취하기 위한 공부로만 생각한게 사실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그동안 내가 놓친 유홍준 이란 사람의 진면목이 확연히 드러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의 일종의 고해 성사라고 말하면 그릇된 것일까?
완당 평전이라는 그의 저술은 추사에 대한 한 없는 크기의 사랑이었고,
그 뿌리에서 나온 위창 오세창 선생님과 그의 훌륭한 제자들의 발자취를 엮어 냄은 문화보국에 대한 그의 존경심을 드러내는 것이었고,
근대화의 문턱에서 많은 예술인들과 조우하며 어울렸던 그의 모임은 딜레탕트로서 '미술 평론가'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삶의 궤적이었고,
오윤의 민중화로 민주의 동지였으며, 투사임을 자랑스러워 하고,
미술과 공예라는 예술의 자리의 한 켠에 신영복 선생님의 글씨를 마련해 둠으로서 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과 그의 인품을 널리 알리고 싶어한다.
예술이란 울타리로 미를 보는 눈이란 '안목'이라는 주제로 정자세로 앉아 다도를 하듯 잔잔하고 깊게 예술에 관해 풀어내었지만,
어찌된게 깊고 은은한 향이 배어나는 본인의 회고록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돌아가신 오주석 선생님의 글을 보면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하며 들뜬 마음으로 요리 보고 저리보고 생긋 웃고 천진난만하게 우리 미술을 사랑한 것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져
유홍준 선생님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다는 짧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결이 다른 것이었다.
오주석 선생님이 단원 김홍도라는 저작으로 평생 김홍도를 사랑하듯 우리 미술을 사랑했다면,
유홍준 선생님은 완당 열전이라는 저작으로 추사를 존경하듯 우리 미술에 대해 누구보다도 큰 자부심과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계심이 틀림는 듯 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진한 여운이 남는 책이다.
모쪼록 계속 건강하셔서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겨주시고, 나는 그 작품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그림의 묘미는 잘 안다는데 있으며 알게되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참되게 보게 되고, 볼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나니...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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