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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
조국 지음 / 한길사 / 2021년 5월
평점 :
우리나라만큼 강력한 검찰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반대로 수사하지 않을 권리, 기소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럼 재벌들이 온갖 죄를 짓고 검찰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며 무마시켜 달라고 하면 그냥 넘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 검찰에게 문재인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진보 정권의 숙원사업인 검찰 개혁을 이번에 끝내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런 검찰 개혁의 최전선에 조국이 나섰다. 하지만 그는 검찰과 언론으로부터 살인적인 공격을 받으며 법무부 장관 업무를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한달 남짓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으며, 아내인 정경심 교수와 동생은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 딸 조민은 장학금 특혜 의혹 관련 입학 취소 위기에 처해있다. 아직 재판은 진해 중이고, 판결이 끝나야 진실을 알 수 있지만, 난 조국과 그의 가족이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과 같은 일을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조국은 한달 정도의 임기 동안 검찰 개혁에 있어 큰 업적을 남겼다. 하루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그에게 여유를 부를 시간이란 없었다. 현재 기소권과 수사권에 대해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졌으며, 검찰을 견재할 공수처까지 출범한 상태다. 내가 알기로 이건 70년 가까이 해결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숙원 사업이었다. 그걸 이 짧은 시간에 조국이 해낸 것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가. 조국의 가족을 볼모로 우린 한층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조국은 퇴임 후 이 사태를 역사에 남기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의 책에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기자들의 이름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마치 "너 그 당시 이런 말 했지? 나중에 두고 보자" 라고 하는 것 같다. 아마 그 기자들은 법정에서 다시 조국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꼭 거액의 벌금을 조국에게 받치길 바란다.
이 책이 오랜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가 돼서 조국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읽는 내내 너무 슬펐다.
힘내라 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