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잔 진구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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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으로는 합리적 의심이후 1년 여 만에 나온 도진기 작가의 작품이지만

진구 시리즈로는 모래바람이후 무려 3년 만에 나온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작가 후기에서 급격히 나빠진 눈 때문에 집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고백을 보곤

신간이 늦어진 이유를 알게 된 것은 물론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집필을 많이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부디 쾌차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전작이자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모래바람을 읽고 썼던 서평 말미를 잠깐 인용하면...

마지막 페이지에서 묘사된 진구와 연부의 만남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두 사람의 서글픈 악연을 예고하는 것 같아

한편으론 기대감을, 또 한편으론 안쓰러움을 느끼게 만듭니다.

다음의 진구 시리즈에 또다시 연부가 등장한다면 꽤나 센 비극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진구의 프리퀄을 다룬 모래바람에서 중학생으로 등장한 진구와 유연부는

라이벌이면서도 살짝 로맨스 분위기까지 풍긴 10대들이었지만,

외국의 사막에서 벌어진 아버지들의 참극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맙니다.

10년이 지나 엉뚱한 사건에서 재회한 진구와 연부는 또다시 악연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 연부는 깊은 증오심을 감추지 않은 채 진구에게 등을 돌리고 맙니다.

그리고 (‘모래바람서평에서의 예상대로) 둘은 또다시 악몽 같은 재회를 겪게 됩니다.

(유연부에 대해 더 언급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이쯤에서 멈추겠지만,

이 작품의 맛을 좀더 제대로 만끽하려면 모래바람을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서평을 쓰기 전에 출판사 소개글을 확인해보니 웬만큼 중요한 내용은 모두 감춰놓았습니다.

본문 가운데 48페이지까지의 상황, 즉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까지의 내용만 소개해놓았는데

덕분에 서평 쓰는 입장에서 아주 난감해지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소개하자니 스포일러가 될 것 같고, 안 하자니 쓸 이야기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선에서 두루뭉술하게만 소개하자면...

 

진구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큰 위기에 빠진 끝에 구치소에 갇히고 마는데,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조직의 실체와 목적을 알아내곤 목숨을 건 도박을 감행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번득이는 추리와 무모해 보이는 정면대결을 통해 가까스로 자신을 구해냅니다.

하지만 그 끝은 결코 개운하지도, 해피하지도 않은 씁쓸함만 가득 남게 됩니다.

 

, 과하게 두루뭉술한가요?

아무튼... ‘진구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라면 진구와 연부의 재회가 궁금할 것이고,

고진 시리즈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탁오 박사의 등장 소식에 귀가 솔깃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이탁오 박사의 경우 그다지 많은 분량도 아니지만 이야기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하는데다

적인지 아군인지조차 불분명한,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주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변호사 고진 역시 빛나는 카메오로서 활약하고 있고,

진구의 연인 해미는 묵직하고 빠른 스릴러 속에서 균형감을 잡아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여느 진구 시리즈보다 액션물의 성격이 강한 점도 매력적이고,

철저히 감춰진 비밀을 집요하게 캐내는 진구의 명탐정 캐릭터도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작가는 진구를 비롯, 고진이나 이탁오의 마무리를 위해 갈 길이 멀다는 후기를 남겼는데,

부디 이들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진행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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