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12쪽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28쪽
그애는 아무 이유 없이도 늘 행복한 아이였다. 흑인이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해하는 걸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36쪽
˝그렇다면, 벌써 좋아지고 있군요. 아이가 울고 있잖아요. 정상적인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94쪽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 건, 인간 안에 붙박이장처럼 눈물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원래 울게 돼 있는 것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인간을 만드신 분은 체면 같은 게 없음이 분명하다.

96쪽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99족
아줌마에겐 아무도 없는 만큼 자기 살이라도 붙어 있어야 했다.

103쪽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104쪽
나는 나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본 다음에나 그 행복이란 놈을 만나볼 생각이다.

105쪽
르 마우트는 바닥에 주저앉아 질질 짜고 있었다. 로자 아줌마의 엉덩이에 다 쏟아버린 그의 행복이 억울해서였다.

106쪽
겨우 서른밖에 안 된 그 젊은 친구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풋내기인 것을.

111쪽
˝너, 왜 울고 있니?˝
˝울지 않아요.˝
그녀는 내 뺨을 어루만졌다.
˝그럼 이건 뭐니? 눈물 아니야?˝
˝아뇨, 그게 어디서 나왔을까요?˝

117쪽
법이란 지켜야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118쪽
하지만 시간은 세상의 어느 것보다도 늙었으므로 걸음걸이가 너무 느렸다.

120쪽
조무래기일 땐, 뭐라도 된 것 같으려면 여럿이어야 하는 법이니.

129쪽
나는 달랑 혼자인데,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

130쪽
사람들은 항상 사람에게보다 개에게 더 친절한 탓에 사람이 고통 없이 죽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135쪽
저능아란 세상에 재미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자라지 않기로 마음먹은 아이다.

138쪽
불행하게도 다시 시작해봤자 결국 그게 그거야

150쪽
`낫지는 않아, 낫지는 않는단다`를 심각하게 강조하는 것이 내게는 몹시 우스웠다. 마치 낫는 것이 세상에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153쪽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늙은 창녀들만 맡고 싶다. 나는 늙고 못생기고 더이상 쓸모없는 창녀들만 맡아서 포주 노릇을 할 것이다. 그들을 보살피고 평등하게 대해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경찰과 포주가 되어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 아파트에서 버려진 채 울고 있는 늙은 창녀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

158쪽
˝모하메드야. 오십 년 전에 내가 로자 부인을 만낫더라면 결혼 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때 결혼했으면 오십 년 동안 서로 미워하게 됐을 거에요. 그렇지만 지금 결혼하면 서로 잘 볼 수도 없고, 미워할 시간도 없잖아요.˝

168쪽
나는 샤르메트 씨가 불쌍했다. 사회보장제도에서 나오는 연금이 있다 해도 그 역시 돈 없고 찾아오는 사람 없는 노인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인데 말이다.

로자 아줌마는 사람들이 점점 더 자기에게 친절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171쪽
롤라 아줌마는 창녀라는 직업도 점점 한물가고 있다고 했다. 그건 돈도 안 받고 그 짓을 하는 여자들이 늘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돈을 안 받는 창녀들은 경찰이 단속하지 않지만, 돈을 받는 창녀들은 경찰의 단속을 받았다.

179쪽
자연은 야비한 악당이라서 그들을 야금야금 파먹어간다.

184쪽
프랑스에서는 미성년자들을 극진히 보호한다. 너무 보호하는 나머지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감옥에 처넣을 정도로.

223쪽
˝박해가 당신네 유태인의 독점물은 아닙니다.˝

232쪽
우리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우리 둘뿐이었다. 그리고 그것만은 지켜야 했다.

251쪽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것으로 보아, 그들은 산다는 것에 대해 도대체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

256쪽
내게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로자 아줌마 곁에 앉아 있고 싶다는 것. 적어도 그녀와 나는 같은 부류의, 똥 같은 사람들이었으니까.

261쪽
˝네가 내 곁을 떠날까봐 겁이 났단다, 모모야. 그래서 네 나이를 좀 줄였어. 너는 언제나 내 귀여운 아이였단다. 다른 애는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그런데 네 나이를 세어보니 겁이 났어. 네가 너무 빨리 큰 애가 되는 게 싫었던 거야. 미안하구나.˝

271쪽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

300쪽
나는 식물인간으로 세계기록을 세운 미국인이예수그리스도보다도 더 심한 고생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십자가에 십칠 년여를 매달려 있은 셈이니까.

305쪽
그녀는 이제 숨을쉬지 않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숨을 쉬지 않아도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311쪽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살 수 없다.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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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킬 의지와 능력과 돈과 힘 거기에 정보까지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니.

과학과 공학 지식을 가지고 기술을 발전시켜 인류를 더 낫게 만들려고 하는 과학,기술엘리트들을 보는 내 심정이 조선 시대 한자를 써가며 자신들의 지식에 벽을 쳐놓았던 양반을 보는 평민의 기분과 같을까. 가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벽과 무력함이 느껴진다. 달에 로켓을 쏘아올리고자 하는, 신체의 노화를 멈추려고 하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만들어 인간의 노동과 대체하거나 협력하려는, 풍선을 띄워 전 세계에 인터넷을 보급하려는 저들의 목표의식에 모든 일이 하찮게 느껴질 뿐이다.

기술은 인간을 달에 보내 지구에서 해방시킬 수 있지만 인문적 사고와 행동은 인간을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과학, 기술 절대주의에 반항하며 인문학적 탐구의 중요성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글이 하려는 일들을 보고있자니 그들의 꿈에 모든 것이 다 압도돼버리고 만다.

8쪽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우리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여 모든 사람이 접근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9쪽
˝대기업이 되려면 거대한 야망이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다면 대기업이 될 자격이 없다.˝

15쪽
페이지의 생각을 움직이는 주요 프레임이 문명과 전체 인류이기 때문이다.

19쪽
구길이 하는 일은 모두 지금까지 경험한 어떤 것보다 10배 더 위대하고 더 나으며 더 빨라야 한다는 철학

98쪽
`부는 모자이크의 한 부분으로 일종의 사소하면서도 기분 좋은 부수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곳의 사업자들은 돈보다 내용에 더 집착한다.

101쪽
이 세상이 더 나아지려면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

: 우리네 기업들은 다음 세대의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 이 얼마나 생각에 차이가 나는가.

실리콘 밸리의 경제계 리더들은 수십억의 이익과 약간 허황되게 들리는 꿈이 서로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공상적 이상주의에서 찾는다.

105쪽
이곳 기술 엘리트들은 자신의 목표와 일치하는 정치 철학과 세계관을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가능한 한 많은 자율성과 적은 통제를 통해 풍요로움 및 만족을 추구하는 일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규제와 정부의 규격화는 없애야 할 대상이다.

비트의 세계(컴퓨터와 소프트웨어)는 대체로 규제로부터 자유롭지만 아톰의 세계(교통이나 의학 같은)는 규정에 얽매여 있다. 그것이 이 분야가 발전하기 어려운 이유다.

106쪽
정치에 관한 한 구글은 의식적으로 대립보다 협조를 지향한다.

108쪽
그들에게 구글은 자시느이 생각에 따라 미래를 디자인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공간이다.

112쪽
구글의 경영진은 구글이 다른 경쟁업체보다 좀 더 앞서가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수많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쪼그라들다가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좀 더 나은 목표를 세우는 사람은 회사를 망치거나 곧바로 폭발하게 하지는 않겠지만 결코 놀라운 성공을 거두거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페이지의 중심 과제다.
따라서 구그르이 창업자는 기업 전체에 단지 10퍼센트가 아닌 10배 더 훌륭하고 이전 제품보다 10배 더 나으며 지금까지 본 어떤 것보다 10배 더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 말이다. 이러한 철학을 반영한 `10 X` 개념은 구글에 완전히 흡수되어 다른 어떤 정신보다 더 크게 구현되고 있다.

113쪽
˝사업 타깃이 인구 10억 미만이라면 우리가 시간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10억이라니.놀랍다 정말.

115쪽
텔러의 직함은 이사나 간부 혹은 수석 연구원이 아닌 `문샷의 캡틴`이다. 그의 명함에 적혀 있는 직함이 그렇다.

116쪽
˝케네디는 엄청난 임무감이 사람들에게 커다란 동력을 준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117쪽
˝예전보다 10퍼센트 더 나은 결과를 얻고 싶다면 당연히 과거의 수단이나 증명된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10배 더 나은 것을 만들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이 시작한 것에서 출발하면 안 됩니다. 유일한 방법은 기존의 전제들을 버리고 모든 것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10배의 연장선상에서 사고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진정한 문제는 그런 사고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협동적인 문화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실패` 같은 단어는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되지요. 우리는 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엇을 시도했고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절대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122쪽
˝제1원리는 물리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필터입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부숴 원리에 기반을 둔 진실에 비춰보고 거기서부터 논리적으로시작하는 것이지요.˝

124쪽
˝당신이 몇 가지라도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당신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250쪽
복은 지원자가 얼마나 일을 잘할지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에 할 일을 주고 미리 해보라고 지원자에게 요청하는 것이다.

270쪽
디지털 경제의 핵심요소는 모든 것 시도 및 시험하기, 제품 향상과 재구축, 최대한 신속하게 출시하기다.

360쪽
결국에는 이기적인 돈벌이 기계로전락하지 않은 기업이 인류역사에 존재하는가? 과거의 선례를 보면 우리는 경고와 회의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구글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고싶어 한다. 그 차이는 중요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그 둘의 경계가 종종 흐릿해진다.
: 어려서부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교육을 받은 독일 출신 저자는 구글이야말로 세계를 지배하려 들지 않는 최초의 기업이라고 생각하나보다. 그 근거는? 슈미트가 말한 것처럼 같이 저녁을 먹은 사람에게는 나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인가?
기술이 인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줄 것이라는 점에는 낙관할 수 있겠으나 힘과 그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 낙관적으로만 보고 있을 수가 있을까.

375쪽
˝우리는 석유를 채굴하기보다 가능하면 무한하고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에너지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그건 왜일까?
˝그 편이 훨씬 더 멋있기 때문이죠.˝

376쪽
˝ 이 모든 것에 관해 우리는 금기의 영역을 두지 않고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혹은 철학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 한국의 기업들은, 한국의 정부는,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 시야가 어디까지 닿고 있을까. 이런 고민은 커녕 질문이나 할까. 우리가 할만한 질문과 일은 아니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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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은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43쪽
글을 쓰는 원칙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확하게, 두 번째는 아름답게, 그런데 여기에다 교황님이 세 번때 `쉽게`를 것붙였습니다.

44쪽
이제 연대해라. 슬픔을 느끼는 사람끼리 손을 합쳐라. 그 무관심의 세계화와 맞서서 연대의 세계화를 해라

46쪽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는 잊지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92쪽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93쪽
어느 시대든, 어느 사회든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죠.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사느냐 아니냐는 다른 겁니다.

우리가 내 것이 아닌 고통에 눈 감는 순간, 그 고통은 바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그 고통이 내 차례가 되는 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죠.

109쪽
불평등 구조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1.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대해서 그 시대 사람들, 오늘날의 사람들이 어떤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
2.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집단 중에서 어느 쪽이 힘을 가지게 되느냐
3. 사회제도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그말은 결국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에 정치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세금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 절대적 기아와 빈곤이라고 여겨지는 것 중 대부분이 잘못된 정치적 구조에 의한 것이며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도 정치적으로만 잘 처리하면 절대적 빈곤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례를 보면 절대적 빈곤도 아닌 상대적 부의 평등을 맞추는 데에 있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할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113쪽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이념 중의 하나가 능력주의인데, 이것이 위협받는 거죠.
또한 자본주읠를 유지하는 건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인데, 이 민주주의가 약화됩니다. 돈이 집중되면, 그에 따라 권력도 집중되죠. 그러면 돈을 가진 이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자신들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게 되죠.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는 형식적으로만 유지됩니다. 즉, 19세기 말의 귀족 자본주의와 뭐가 다르냐는 거에요.

115쪽
자본수익률 r 과 성장률g의 격차가 커질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다.

자산수익률은 자산으로 돈을 버는 수익률. 보통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무자들이니까, 부자들이 얻는 이익이 늘어나는 게 자산수익률 r이 늘어나는 속도겠지요. 겅제성장률은 모든 국민이 얻는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입니다. 국민 안에는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이 섞여 있으니 보통 r이 g보다 높겠다.

이 격차가 줄어들어야 좋은 것이고, 이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자산 집중, 소득 집중이 심해집니다.

117쪽
자산에 대한 과세를 높여야 실효적으로 격차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피케티는 글로벌 자산세를 도입하자는 말까지 하고 있어요.

사회적 불균형이 적었을 때를 보면, 역사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확대되는 등 노동 쪽의 힘이 강했거든요.

119쪽
토빈세는 돈이 국경을 넘어갈 때마다 세금을 매기는 거에요.
환전할 때마다 내는 세금이죠.

피케틱 글로벌 자산세를 도입하자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부자 증세를 피해 러시아로 국적을 옮겼잖아요. 한 나라에서 세금을 물려도 다른 나라로 도망가면 껕인 거에요. 그러니까 전 세계가 세금을 매기자는 이야기죠. 그럼 토빈세는 뭐냐.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자본이 확확 이동하면 경제가 불안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자본이 국경을 넘어갈 때마다 세금을 1% 물리면, 두 나라의 수익 차이가 1% 이상이 돼야 넘어가게 될 거라는 거죠.

120쪽
우리나라 상위 10%가 44%의 소득을 가져 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121쪽
생산성은 10%씩 올라가는데 실질 임금은 5%씩 올라가면, 그 나머지 임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자본가한테 간 거잖아요.
`그래야 돈이 남지, 안 그러면 사업을 왜 해요?`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죠?
그러니까 똑같이 늘어나면 상관없다고요.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면 되는 건데, 한쪽은 더 많이 늘어나니까.
비율대로만 먹으면 되지, 더 먹으니까 말하는 거죠.

피케티가 시장 조정이라고 하는 것을 달리 말하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합니다. 우선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몫이 늘어나고, 이미 생겨난 불평등은 그 후 세금으로 다시 교정하자는 겁니다.

127쪽
외국에서 대한민국을 GMO 식품의 천국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232쪽
`국민보호책임(R2P : Responsibility to Protect)`
과거 `인도주의적 개입`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2000년대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이 담론은 분쟁이나 인권 침해 등으로 한 나라의 정부가 국민의 생존과 행복을 책임지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가 그 책임을 대신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처음에는 외교적, 경제적 수단으로 보호를 추진하다가,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해당국 정부가 계속해서 국민을 탄압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35쪽
북한인권법은 탈북자, 탈북자단체, 북한에 방송 보내기 등에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북한인권단체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323쪽
진화생물학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크고 강하고 힘센 자가 살아남는다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처한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효과를 주는 형징을 소유한 개체가 상대적으로 생존과 번식에 도움을 덜 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보다 결과적으로 유리하다는 거죠. 그래서 여러 세대가 지나면 그런 형질이 개체군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328쪽
조너서 하이트는 보수와 진보의 도덕이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 주목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는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때, 공평, 정의, 공정 등 개인 차원의 도덕만 생각하기 위워요. 그런데 도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개인적 차원의 도덕이 있습니다. 즉 각자 받을 것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그보다 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공동체의 도덕이 있습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모범을 보이고 아랫사람은 충성을 다하고 자기 집단을 위해서 협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겁니다. 특히 보수적인 사람이나 비(非)서구지역에서 중시하는 도덕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의 몸은 신성한 영혼이 깃드는 공간이니까 탐욕이나 욕정을 멀리해야 한다는 차원의 도덕이 있어요. `신성`이나 `순결`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런데 하이트 같은 이들이 연구해보니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주로 개인적 차원의 도덕을 공동체나 신성의 도덕보다 더 중시하는데, 보수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셋을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국가 안보에 해가 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비도덕적이라는 거죠. 통합진보당의 경우, 국가 안보에 해가 되는 비도덕 집단이라는 겁니다. 사상의 자유 같은 이야기가 안 통하는 거에요.

330쪽
인간은 원래 관성의 법칙에 지배받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혁신을 한다는 것은 사고방식과 생활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특히 정신적인 에너지가. 고로 오늘을 살기가 벅찬 사람들은 그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 보수로 남는다.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성향의 개인차를 만드는 데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모가 진보적이면 자신도 진보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331쪽
기존의 지배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다는 압박을 받을 때 사람들이 비로소 변화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335쪽
존 투비, 리다 코즈미디스 같은 진화심리학자들은 누가 어던 음식을 확보하는 데에 얼마만큼의 노력 혹은 운이 작용하는가에 따라서 분배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고 주장합니다. 운이 없어서 오늘 하나도 얻지 못한 사람한테는 음식을 나눠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심리가 진화했어요. 반대로 열심히 노력만 하면 나물을 많이 얻을 수 있는데도 채집을 거의 못 했다면, 그 사람이 별로 노력하지 않은 거니까 내가 힘들게 얻은 자원을 나눠 줄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진화했다는 거죠.

337쪽
보수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어떤 특정한 자원에 대해 노력이 더 많이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한테 나눠 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거에요. 과잉 복지는 국민을 나태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이런 관점에서 나오는 거고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햇는데 운이 안 좋아서 혹은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사회 구조 때문에 빈곤층으로 떨어질 경우도 많으니까 우리는 어떤 자원을 갖지 못한 사람이랑 기꺼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338쪽
무임승차를 싫어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봐요. 다만 문제는 이런 거에요. 우리 사회에서 진짜 무임승차가 어떤 거지? 병역 기피, 이런 게 진짜 무임승차잖아요.

345쪽
저는 선겨 결과가 곧 정치 지형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런 평가가 일정 부분 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민주주의에서 선거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옮겨 감으로써 권력 교체나 개선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잖아요. 그래서 모빌리티(mobility), 즉 유동성 개념이 중요합니다. 유권자 이동성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문제죠. 너무 낮으면 정당들이 변하지 않고, 너무 높으면 이슈에 따라서 정당들이 죽고 살기 때문에 안정선이 없어집니다. 선거 등 투표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스윙 보터(swing voter)`라고 하는데, 이들의 이동 정도와 규모가 중요하죠.

339쪽
보수는 공동의 선을 중시하니까 `전체에게 해를 준다`라는 방식의 어법을 사용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342쪽
우리는 진화를 약육강식이나 우생학으로 흔히 생각해요. 그러나 폭력이나 바람기처럼 인간의 악한 측면도 본성의 일부로 진화했지만 동시에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다 같이 상생하려는 도덕적인 심성도 인간 본성의 일부로 진화했습니다. 즉, 인간 본성에는 선한 측면도 있고 악한 측면도 있으며, 이들이 적절한 사회적 조건에서 발휘되는 것이죠. 때문에 선한 심성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364쪽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든, 지지하든, 다 같이 안고 가야 하는 게 리더인데, 리더를 지지하지 않으면 마치 국민이 아닌 것처럼 몰아가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365쪽
지금 20대들은 앞서 20대를 보낸 30, 40대와 달리 그런 개인의 노력 자체가 무망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만큼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깊은 겁니다.

366쪽
어떤 시대가 실제로 나았다기 보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현재로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고통은 기억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거든요. 그리고 오늘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좋은 방법은 과거에 고통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는 거에요.

368쪽
세대 간 갈등보다 더 중요한 건 세대 내 갈등입니다.

369쪽
지금의 세대 간 갈등은 회사 임원도 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40대와, 아버지는 하우스 푸어이고 자신은 등록금에 허덕이는 20대 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40대와 20대 간 세대 갈등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계층 갈등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372쪽
사람은 뇌가 형성되는 시기가 포유류 중에 가장 긴데, 그 시간이 13년 정도랍니다. 그래서 13살 이하까지 객관적으로 참과 오류의 구분이 가능한 수학, 물리학을 가르쳐야 하고, 정치, 사회, 경제는 13살 이후에 가르치는 게 맞다는 겁니다.

381쪽
어둠이 짙어지니까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 지금의 문제를 아는 것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지. 결국엔 정치라면, 정당 가입을 해서 정당•정치 활동을 해야 하나.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시의적이라고 생각되어 책을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그런데 문득 10년 뒤에도 이 문제들 중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시의성 짙은 책이긴 커녕 이 책이 고전이 되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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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지만 상업성은 없는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모든 취미삼아 즐기는 예술 작품, 컨텐츠와 같이 책 역시 어디서, 언제, 어떤 감정 상태로, 얼마나 깨어 있는지의 정도에 따라, 책을 읽고 있는 곳에 어떤 음악이 흐르고 있는지에 따라, 책을 읽고 있는 곳에서 어떤 향이 나는 지에 따라, 나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사회의 상황과 이슈에 따라, 오늘 무슨 꿈을 꾸었는 지에 따라 등등 그 책을 온전히 느끼는 데에는 여러 요소가 영향을 준다. 어떤 상태에서 책을 읽으면 가장 그 효과가 극대화 될까. 모든 사람이 다르겠지만. 가끔 그 책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책을 읽을 경우 시간도, 책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54쪽
사람들은 누구나 봄을 두려워한다. 겨울에는 우울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봄은 우울을 더이상 감출 수 없게 만든다. 자신만이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이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겨울에는 누구나가 갇혀 있지만 봄에는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자들만이 갇혀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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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루쉰 지음, 전형준 옮김 / 창비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큐정전

전형준이 번역하고 창비에서 출판한 아큐정전을 구입해 읽었다. 처음에는 이 한 권의 책이 아큐정전이라는 한 권의 책인 줄 알았는데 여러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었고 아큐정전은 그 단편 소설 중 한 편이었다. 아큐정전이라는 책이 생각보다 짧아 뭔가 득 본 느낌이었고 내가 산 책은 여러 단편 소설이 묶여 있어서 또 한 번 득을 본 느낌이다.

광인일기
˝당신들은 고칠 수 있어, 진심으로 고치라구! 앞으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은 세상에 살아갈 수 없게 된다는 걸 알아야지.˝
˝당신들이 고치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다 잡아먹힐 거야. 아무리 많이 낳아도 진짜 사람들에게 멸망당할 거야, 사냥꾼이 이리를 모조리 잡아 죽이는 것처럼 말야!......벌레처럼 말야!˝

25쪽
사람을 먹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혹시 아직 있을까?
아이들을 구하라......

쿵이지
글 공부를 했지만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고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쿵이지. 결국엔 1차 과거에 합격한(거인)의 집에 도둑질을 하러 갔다가 잡혀서 다리불구가 되고만다. 다리불구가 된 쿵이지는 결국 사라져버린다.

30쪽
쿵이지 자신도 이 사람들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아이들에게만 말을 걸었다.

31쪽
그러나 그가 없어도 다른 사람들은 별일 없이 지냈다.


무슨 내용인지..
라오수안은 붉은 만두(인혈만두?)를 사와 천식에 걸린 샤오수안에게 먹이지만 결국 죽었다는 건가?

고향
63쪽
나는 희망한다. 그들은 더 이상 나처럼, 사람들끼리 격절되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또한, 그들이 한마음이 되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나처럼 괴롭고 떠도는 삶을 사는 것은 원하지 않고, 그들이 룬투처럼 괴롭고 마비된 삶을 사는 것도 원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괴롭고 방종한 삶을 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마땅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을.

64쪽
나는 생각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사실은,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는데,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자 길이 된 것이다.
: 사람들의 희망이 모이고 쌓이다보면 그 희망은 점점 뚜렷하게 실체를 들어낼 것이다. 길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희망을, 목표를, 이상을 품고, 퍼뜨리고, 그 희망을 가지게 된 사람들을 모아 소리를 내게 할 수 있다면 그 소리가 단단하게 모여 실체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진보가 아닐까. 언제든지 깨질 수도 더렵혀질 수도 있겠지만.

아큐정전
아큐라는 사람에 대한 정전을 쓰는 작가.
아큐, 짜오 어른 댁에서 일을 하며 살고 있음. 왕 털보에게 시비 걸다가 맞고, 치엔 노어른의 큰 아들에게 욕을 하다가 맞고, 마지막으로 비구니에게 시비를 건다. 그러다가 여자에 대한 어떤 감각이 일어났고 짜오 어른 댁의 하녀 우마에게 치근덕 거리다가 혼쭐남. 이 일 이후 마을 여자들은 아큐를 피하고 마을의 괜찮은 집들은 아큐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음. 아큐의 자리를 샤오디가 대신하였고 이에 야큐는 샤오디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자 아큐는 구걸을 하러 다니다가 비구니를 만나 곤욕을 치루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여의치가 않자 성내로 들어가자고 결심을 함. 아큐는 그해 추석이 넘어 웨이주앙으로 돌아왔는데 성내에서 거인 어른의 집에서 일을 하고 어느 정도 돈을 벌어 와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음. 규중의 여인들은 아큐가 성내에서 가지고 온 옷감에 관심을 보였음. 그러나 더 이상 물건이 없는 아큐는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외면당함.
어느날 거인 어른의 배가 웨이주앙에 나타났고 여러 소문을 냄. 혁명군이 성내에 들어와서 거인 어른이 피신을 하려고 배가 왔다는 소문이 남. 아큐는 혁명군이 거인 어른을 피신시킬 정도의 세력이라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동경심을 가지게 됨.
아큐는 자시닝 혁명군인 양 행세하며 짧은 시간 위세를 부리지만 양놈과 수재가 진짜 혁명을 일으킴. 짜오 수재가 혁명당이 성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치엔 양놈과 함께 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진짜 혁명당이 들어서자 아큐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림.
그러다가 짜오씨네 집에 강도가 드는 사건이 발생함.
그러다가 아큐가 잡혀감.

루쉰은 아큐가 정신승리법을 통해 그에게 닥치는 모든 고난을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당시 중국인들의 현실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문제를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영웅주의와 패배주의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비판했다고 함.
그리고 혁명당에 가담하는 것을 단순히 개인적 권위, 힘의 문제로 여기고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점도 비판했다고 한다.
제가 죽으로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해보고, 아니 무슨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아큐. 사람이 죽어가고 혁명당이 오고 가고 하는 상황에서 총살형은 참수보다 볼거리가 없다며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들. 혁명을 하든 말든 사람이 죽든 말든 일단 자신의 재산 찾기가 먼저인 거인 어른. 혁명당이 되어 아직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며 성과를 올려야 한다며 총살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파총. 그 어디에도 당시 현실을 인식하는 사람도 비판적인 시간을 가진 사람도 없다. 단지 바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뿐.

65쪽
예로부터 불후의 문장으로 불후의 인물을 전해야 하는 것이고 그리하여 사람은 문장을 통해 전해지고 문장은 사람을 통해 전해진다는 것인데 -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누구에 의해 전해지는 것인지가 점점 애매해진다.

74쪽
아Q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나중에 하나하나 다 입 밖으로 말했기 때문에 아Q를 놀리던 사람들은 그에게 일종의 정신 상의 승리법이 있다는 것을 거의 다 알게 되었고
: 정신승리의 기원

77쪽
그러나 그는 금세 패배를 승리로 바꾸어놓았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자기 뺨을 힘껏 연달아 두 번 때렸다. 얼얼하게 아팠다. 때리고 나서 마음을 가라앉히자 때린 것이 자기라면 맞은 것은 또 하나의 자기인 것 같았고, 잠시 후에는 자기가 남을 때린 것 같았으므로 - 비록 아직도 얼얼하기는 했지만-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드러누웠다.
그는 잠이 들었다.
: 들어본 중 최고의 정신승리다.

77쪽
그러나 아Q는, 항상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러게 아Q는 어쨌든 항상 승리한다. 말초적 스일보다 더 고차원적이고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는 정신적 승리. 실체가 뭐 중요한가 정신적 이데아에서의 승리가 더 중요한 것이지.

78쪽
공자묘에서 제물로 바친 소와도 같이 비록 돼지나 양과 똑같은 짐승이지만 성인께서 젓가락을 대신 것이므로 선유들이 함부로손을 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82쪽
˝저 아이한테 한 말인데!˝ 아Q는 근방의 한 아이를 가리키며 변명했따.
: 이건 좀 귀여웠다

123쪽
˝노예 근성!˝
아큐가 당시 중국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지 않았나 싶다.

125쪽
아큐가 동그랗게 그리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냉큼 종이와 붓을 가져가버렸다.
: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동그라미를 제대로 그리지 못한 것 따위의 일에나 신경을 쓰는 아큐를 ㅌ오해 민중들을 비판하고 싶었던가.

술집에서
165쪽
아니, 자네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가., 내가 옛날하고 너무나 달라져서 이상하다는 건가? 그래, 나도 아직 기억해, 우리가 함께 성황당으로 가서 신상의 수염을 뽑아버렸던 때를, 그리고 날이면 날마다 중국을 개혁시킬 방법을 의논하다가 나중에는 싸우기까지 했던 때를 말야. 하지만 지금 나는 이 모양으로 대충대충 흐리멍덩하게 살고 있네. 때로는 나 스스로도 옜 친구가 나를 본다면 내가 친구였다는 걸 부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하지만 지금 나는 이 모양일세.

: 루쉰은 자기의 혹은 같이 했던 동지의 세월의힘에 무력해진 모습을 보고 아마 많이 슬펐으리라.

172쪽
˝앞으로?......몰라. 우리가 당시에 예상했던 일들이 하나라도생각대로 된 게 있다고 보는가? 난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당장 일분 후의 일조차도......˝

: 지금의 나의 모습 중 예전에 내가 계획했던 모습은 단 하나도 없다. 그냥 내 삶을 시간에 흘리며 살다보니 지금의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때 그때 노력을 다해야 할 목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물길의 방향을 바꿀만한 정도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손 한 번 힘차게 내저을 뿐일 정도의 것들이었지. 그렇게 나도 어느 방향으로 가는 지 모를 흐름에 쌓여 그냥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어디로 갈지 어디에서 멈출지, 어디에서 한 바탕 출렁이고 어디에서 강하게 흘러내릴지, 어디쯤에서 수려한 협곡을 지나면서 유유자적 흐를지, 어디에서 다른 지류의 하천이 흘러들어와 나의 흐름에 합류할지, 어디에서 이 흐름이 갈라져 나갈지, 어디에서 흙탕물이 될지 그래서 언제 어느 망망대해로 흘러들어가 나의 흐름을 마무리 할지, 아니면 더 큰 흐름에 속해 저 넓은 대양에 휩쓸려 다닐지 나는 모르겠다. 그냥 오늘도 흐를 뿐이고 나를 아래로 아래로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거대한 힘에 몸을 맡길 뿐이다.

173쪽
나는 혼자서 내 여관을 향해 걸어갔다. 찬바람과 눈발이 얼굴을 스치는 것이 오히려 아주 상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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