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좋은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43쪽
글을 쓰는 원칙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정확하게, 두 번째는 아름답게, 그런데 여기에다 교황님이 세 번때 `쉽게`를 것붙였습니다.
44쪽
이제 연대해라. 슬픔을 느끼는 사람끼리 손을 합쳐라. 그 무관심의 세계화와 맞서서 연대의 세계화를 해라
46쪽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는 잊지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92쪽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93쪽
어느 시대든, 어느 사회든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죠. 하지만 그 속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사느냐 아니냐는 다른 겁니다.
우리가 내 것이 아닌 고통에 눈 감는 순간, 그 고통은 바로 우리에게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그 고통이 내 차례가 되는 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죠.
109쪽
불평등 구조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
1.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대해서 그 시대 사람들, 오늘날의 사람들이 어떤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
2.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집단 중에서 어느 쪽이 힘을 가지게 되느냐
3. 사회제도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그말은 결국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에 정치가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세금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 절대적 기아와 빈곤이라고 여겨지는 것 중 대부분이 잘못된 정치적 구조에 의한 것이며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도 정치적으로만 잘 처리하면 절대적 빈곤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례를 보면 절대적 빈곤도 아닌 상대적 부의 평등을 맞추는 데에 있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할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113쪽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이념 중의 하나가 능력주의인데, 이것이 위협받는 거죠.
또한 자본주읠를 유지하는 건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인데, 이 민주주의가 약화됩니다. 돈이 집중되면, 그에 따라 권력도 집중되죠. 그러면 돈을 가진 이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자신들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게 되죠.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는 형식적으로만 유지됩니다. 즉, 19세기 말의 귀족 자본주의와 뭐가 다르냐는 거에요.
115쪽
자본수익률 r 과 성장률g의 격차가 커질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된다.
자산수익률은 자산으로 돈을 버는 수익률. 보통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무자들이니까, 부자들이 얻는 이익이 늘어나는 게 자산수익률 r이 늘어나는 속도겠지요. 겅제성장률은 모든 국민이 얻는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입니다. 국민 안에는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이 섞여 있으니 보통 r이 g보다 높겠다.
이 격차가 줄어들어야 좋은 것이고, 이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자산 집중, 소득 집중이 심해집니다.
117쪽
자산에 대한 과세를 높여야 실효적으로 격차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피케티는 글로벌 자산세를 도입하자는 말까지 하고 있어요.
사회적 불균형이 적었을 때를 보면, 역사적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확대되는 등 노동 쪽의 힘이 강했거든요.
119쪽
토빈세는 돈이 국경을 넘어갈 때마다 세금을 매기는 거에요.
환전할 때마다 내는 세금이죠.
피케틱 글로벌 자산세를 도입하자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부자 증세를 피해 러시아로 국적을 옮겼잖아요. 한 나라에서 세금을 물려도 다른 나라로 도망가면 껕인 거에요. 그러니까 전 세계가 세금을 매기자는 이야기죠. 그럼 토빈세는 뭐냐.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자본이 확확 이동하면 경제가 불안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자본이 국경을 넘어갈 때마다 세금을 1% 물리면, 두 나라의 수익 차이가 1% 이상이 돼야 넘어가게 될 거라는 거죠.
120쪽
우리나라 상위 10%가 44%의 소득을 가져 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121쪽
생산성은 10%씩 올라가는데 실질 임금은 5%씩 올라가면, 그 나머지 임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자본가한테 간 거잖아요.
`그래야 돈이 남지, 안 그러면 사업을 왜 해요?` 이렇게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죠?
그러니까 똑같이 늘어나면 상관없다고요.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면 되는 건데, 한쪽은 더 많이 늘어나니까.
비율대로만 먹으면 되지, 더 먹으니까 말하는 거죠.
피케티가 시장 조정이라고 하는 것을 달리 말하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합니다. 우선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몫이 늘어나고, 이미 생겨난 불평등은 그 후 세금으로 다시 교정하자는 겁니다.
127쪽
외국에서 대한민국을 GMO 식품의 천국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232쪽
`국민보호책임(R2P : Responsibility to Protect)`
과거 `인도주의적 개입`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2000년대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이 담론은 분쟁이나 인권 침해 등으로 한 나라의 정부가 국민의 생존과 행복을 책임지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가 그 책임을 대신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처음에는 외교적, 경제적 수단으로 보호를 추진하다가,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해당국 정부가 계속해서 국민을 탄압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235쪽
북한인권법은 탈북자, 탈북자단체, 북한에 방송 보내기 등에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북한인권단체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323쪽
진화생물학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크고 강하고 힘센 자가 살아남는다가 아닙니다. 지금 당장 처한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효과를 주는 형징을 소유한 개체가 상대적으로 생존과 번식에 도움을 덜 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보다 결과적으로 유리하다는 거죠. 그래서 여러 세대가 지나면 그런 형질이 개체군에서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328쪽
조너서 하이트는 보수와 진보의 도덕이 다르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 주목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는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때, 공평, 정의, 공정 등 개인 차원의 도덕만 생각하기 위워요. 그런데 도덕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개인적 차원의 도덕이 있습니다. 즉 각자 받을 것 이상으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그보다 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공동체의 도덕이 있습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모범을 보이고 아랫사람은 충성을 다하고 자기 집단을 위해서 협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겁니다. 특히 보수적인 사람이나 비(非)서구지역에서 중시하는 도덕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의 몸은 신성한 영혼이 깃드는 공간이니까 탐욕이나 욕정을 멀리해야 한다는 차원의 도덕이 있어요. `신성`이나 `순결`이라고 말할 수 있죠.
그런데 하이트 같은 이들이 연구해보니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주로 개인적 차원의 도덕을 공동체나 신성의 도덕보다 더 중시하는데, 보수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셋을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진보 진영의 사람들이 국가 안보에 해가 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비도덕적이라는 거죠. 통합진보당의 경우, 국가 안보에 해가 되는 비도덕 집단이라는 겁니다. 사상의 자유 같은 이야기가 안 통하는 거에요.
330쪽
인간은 원래 관성의 법칙에 지배받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혁신을 한다는 것은 사고방식과 생활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특히 정신적인 에너지가. 고로 오늘을 살기가 벅찬 사람들은 그 변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 보수로 남는다.
진보와 보수라는 정치적 성향의 개인차를 만드는 데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모가 진보적이면 자신도 진보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331쪽
기존의 지배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존할 수 없다는 압박을 받을 때 사람들이 비로소 변화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335쪽
존 투비, 리다 코즈미디스 같은 진화심리학자들은 누가 어던 음식을 확보하는 데에 얼마만큼의 노력 혹은 운이 작용하는가에 따라서 분배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고 주장합니다. 운이 없어서 오늘 하나도 얻지 못한 사람한테는 음식을 나눠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심리가 진화했어요. 반대로 열심히 노력만 하면 나물을 많이 얻을 수 있는데도 채집을 거의 못 했다면, 그 사람이 별로 노력하지 않은 거니까 내가 힘들게 얻은 자원을 나눠 줄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진화했다는 거죠.
337쪽
보수적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어떤 특정한 자원에 대해 노력이 더 많이 좌우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한테 나눠 줄 필요가 없다고 하는 거에요. 과잉 복지는 국민을 나태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이런 관점에서 나오는 거고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햇는데 운이 안 좋아서 혹은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사회 구조 때문에 빈곤층으로 떨어질 경우도 많으니까 우리는 어떤 자원을 갖지 못한 사람이랑 기꺼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338쪽
무임승차를 싫어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봐요. 다만 문제는 이런 거에요. 우리 사회에서 진짜 무임승차가 어떤 거지? 병역 기피, 이런 게 진짜 무임승차잖아요.
345쪽
저는 선겨 결과가 곧 정치 지형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이런 평가가 일정 부분 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민주주의에서 선거란 유권자들이 지지 정당을 옮겨 감으로써 권력 교체나 개선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잖아요. 그래서 모빌리티(mobility), 즉 유동성 개념이 중요합니다. 유권자 이동성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문제죠. 너무 낮으면 정당들이 변하지 않고, 너무 높으면 이슈에 따라서 정당들이 죽고 살기 때문에 안정선이 없어집니다. 선거 등 투표에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스윙 보터(swing voter)`라고 하는데, 이들의 이동 정도와 규모가 중요하죠.
339쪽
보수는 공동의 선을 중시하니까 `전체에게 해를 준다`라는 방식의 어법을 사용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342쪽
우리는 진화를 약육강식이나 우생학으로 흔히 생각해요. 그러나 폭력이나 바람기처럼 인간의 악한 측면도 본성의 일부로 진화했지만 동시에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다 같이 상생하려는 도덕적인 심성도 인간 본성의 일부로 진화했습니다. 즉, 인간 본성에는 선한 측면도 있고 악한 측면도 있으며, 이들이 적절한 사회적 조건에서 발휘되는 것이죠. 때문에 선한 심성이 더 잘 발휘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364쪽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든, 지지하든, 다 같이 안고 가야 하는 게 리더인데, 리더를 지지하지 않으면 마치 국민이 아닌 것처럼 몰아가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365쪽
지금 20대들은 앞서 20대를 보낸 30, 40대와 달리 그런 개인의 노력 자체가 무망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만큼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깊은 겁니다.
366쪽
어떤 시대가 실제로 나았다기 보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현재로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고통은 기억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거든요. 그리고 오늘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좋은 방법은 과거에 고통이 있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는 거에요.
368쪽
세대 간 갈등보다 더 중요한 건 세대 내 갈등입니다.
369쪽
지금의 세대 간 갈등은 회사 임원도 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40대와, 아버지는 하우스 푸어이고 자신은 등록금에 허덕이는 20대 간의 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표면적으로는 40대와 20대 간 세대 갈등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계층 갈등이라는 점이 중요하죠.
372쪽
사람은 뇌가 형성되는 시기가 포유류 중에 가장 긴데, 그 시간이 13년 정도랍니다. 그래서 13살 이하까지 객관적으로 참과 오류의 구분이 가능한 수학, 물리학을 가르쳐야 하고, 정치, 사회, 경제는 13살 이후에 가르치는 게 맞다는 겁니다.
381쪽
어둠이 짙어지니까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미래를 가져오기 위해 지금의 문제를 아는 것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지. 결국엔 정치라면, 정당 가입을 해서 정당•정치 활동을 해야 하나.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시의적이라고 생각되어 책을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그런데 문득 10년 뒤에도 이 문제들 중 어느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시의성 짙은 책이긴 커녕 이 책이 고전이 되버릴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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