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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루쉰 지음, 전형준 옮김 / 창비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큐정전
전형준이 번역하고 창비에서 출판한 아큐정전을 구입해 읽었다. 처음에는 이 한 권의 책이 아큐정전이라는 한 권의 책인 줄 알았는데 여러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었고 아큐정전은 그 단편 소설 중 한 편이었다. 아큐정전이라는 책이 생각보다 짧아 뭔가 득 본 느낌이었고 내가 산 책은 여러 단편 소설이 묶여 있어서 또 한 번 득을 본 느낌이다.
광인일기
˝당신들은 고칠 수 있어, 진심으로 고치라구! 앞으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사람은 세상에 살아갈 수 없게 된다는 걸 알아야지.˝
˝당신들이 고치지 않으면, 자기 자신도 다 잡아먹힐 거야. 아무리 많이 낳아도 진짜 사람들에게 멸망당할 거야, 사냥꾼이 이리를 모조리 잡아 죽이는 것처럼 말야!......벌레처럼 말야!˝
25쪽
사람을 먹은 적이 없는 아이들이, 혹시 아직 있을까?
아이들을 구하라......
쿵이지
글 공부를 했지만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고 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는 쿵이지. 결국엔 1차 과거에 합격한(거인)의 집에 도둑질을 하러 갔다가 잡혀서 다리불구가 되고만다. 다리불구가 된 쿵이지는 결국 사라져버린다.
30쪽
쿵이지 자신도 이 사람들과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아이들에게만 말을 걸었다.
31쪽
그러나 그가 없어도 다른 사람들은 별일 없이 지냈다.
약
무슨 내용인지..
라오수안은 붉은 만두(인혈만두?)를 사와 천식에 걸린 샤오수안에게 먹이지만 결국 죽었다는 건가?
고향
63쪽
나는 희망한다. 그들은 더 이상 나처럼, 사람들끼리 격절되지 않기를...... 그러나 나는 또한, 그들이 한마음이 되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나처럼 괴롭고 떠도는 삶을 사는 것은 원하지 않고, 그들이 룬투처럼 괴롭고 마비된 삶을 사는 것도 원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괴롭고 방종한 삶을 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마땅히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을.
64쪽
나는 생각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사실은,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는데,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자 길이 된 것이다.
: 사람들의 희망이 모이고 쌓이다보면 그 희망은 점점 뚜렷하게 실체를 들어낼 것이다. 길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희망을, 목표를, 이상을 품고, 퍼뜨리고, 그 희망을 가지게 된 사람들을 모아 소리를 내게 할 수 있다면 그 소리가 단단하게 모여 실체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진보가 아닐까. 언제든지 깨질 수도 더렵혀질 수도 있겠지만.
아큐정전
아큐라는 사람에 대한 정전을 쓰는 작가.
아큐, 짜오 어른 댁에서 일을 하며 살고 있음. 왕 털보에게 시비 걸다가 맞고, 치엔 노어른의 큰 아들에게 욕을 하다가 맞고, 마지막으로 비구니에게 시비를 건다. 그러다가 여자에 대한 어떤 감각이 일어났고 짜오 어른 댁의 하녀 우마에게 치근덕 거리다가 혼쭐남. 이 일 이후 마을 여자들은 아큐를 피하고 마을의 괜찮은 집들은 아큐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음. 아큐의 자리를 샤오디가 대신하였고 이에 야큐는 샤오디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자 아큐는 구걸을 하러 다니다가 비구니를 만나 곤욕을 치루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여의치가 않자 성내로 들어가자고 결심을 함. 아큐는 그해 추석이 넘어 웨이주앙으로 돌아왔는데 성내에서 거인 어른의 집에서 일을 하고 어느 정도 돈을 벌어 와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음. 규중의 여인들은 아큐가 성내에서 가지고 온 옷감에 관심을 보였음. 그러나 더 이상 물건이 없는 아큐는 다시 마을 사람들에게 외면당함.
어느날 거인 어른의 배가 웨이주앙에 나타났고 여러 소문을 냄. 혁명군이 성내에 들어와서 거인 어른이 피신을 하려고 배가 왔다는 소문이 남. 아큐는 혁명군이 거인 어른을 피신시킬 정도의 세력이라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동경심을 가지게 됨.
아큐는 자시닝 혁명군인 양 행세하며 짧은 시간 위세를 부리지만 양놈과 수재가 진짜 혁명을 일으킴. 짜오 수재가 혁명당이 성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치엔 양놈과 함께 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진짜 혁명당이 들어서자 아큐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림.
그러다가 짜오씨네 집에 강도가 드는 사건이 발생함.
그러다가 아큐가 잡혀감.
루쉰은 아큐가 정신승리법을 통해 그에게 닥치는 모든 고난을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당시 중국인들의 현실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문제를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영웅주의와 패배주의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비판했다고 함.
그리고 혁명당에 가담하는 것을 단순히 개인적 권위, 힘의 문제로 여기고 그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점도 비판했다고 한다.
제가 죽으로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해보고, 아니 무슨 억울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아큐. 사람이 죽어가고 혁명당이 오고 가고 하는 상황에서 총살형은 참수보다 볼거리가 없다며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들. 혁명을 하든 말든 사람이 죽든 말든 일단 자신의 재산 찾기가 먼저인 거인 어른. 혁명당이 되어 아직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며 성과를 올려야 한다며 총살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파총. 그 어디에도 당시 현실을 인식하는 사람도 비판적인 시간을 가진 사람도 없다. 단지 바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뿐.
65쪽
예로부터 불후의 문장으로 불후의 인물을 전해야 하는 것이고 그리하여 사람은 문장을 통해 전해지고 문장은 사람을 통해 전해진다는 것인데 -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누구에 의해 전해지는 것인지가 점점 애매해진다.
74쪽
아Q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나중에 하나하나 다 입 밖으로 말했기 때문에 아Q를 놀리던 사람들은 그에게 일종의 정신 상의 승리법이 있다는 것을 거의 다 알게 되었고
: 정신승리의 기원
77쪽
그러나 그는 금세 패배를 승리로 바꾸어놓았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자기 뺨을 힘껏 연달아 두 번 때렸다. 얼얼하게 아팠다. 때리고 나서 마음을 가라앉히자 때린 것이 자기라면 맞은 것은 또 하나의 자기인 것 같았고, 잠시 후에는 자기가 남을 때린 것 같았으므로 - 비록 아직도 얼얼하기는 했지만-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드러누웠다.
그는 잠이 들었다.
: 들어본 중 최고의 정신승리다.
77쪽
그러나 아Q는, 항상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러게 아Q는 어쨌든 항상 승리한다. 말초적 스일보다 더 고차원적이고 가치 있다고 할 수 있는 정신적 승리. 실체가 뭐 중요한가 정신적 이데아에서의 승리가 더 중요한 것이지.
78쪽
공자묘에서 제물로 바친 소와도 같이 비록 돼지나 양과 똑같은 짐승이지만 성인께서 젓가락을 대신 것이므로 선유들이 함부로손을 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82쪽
˝저 아이한테 한 말인데!˝ 아Q는 근방의 한 아이를 가리키며 변명했따.
: 이건 좀 귀여웠다
123쪽
˝노예 근성!˝
아큐가 당시 중국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지 않았나 싶다.
125쪽
아큐가 동그랗게 그리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냉큼 종이와 붓을 가져가버렸다.
: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동그라미를 제대로 그리지 못한 것 따위의 일에나 신경을 쓰는 아큐를 ㅌ오해 민중들을 비판하고 싶었던가.
술집에서
165쪽
아니, 자네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는가., 내가 옛날하고 너무나 달라져서 이상하다는 건가? 그래, 나도 아직 기억해, 우리가 함께 성황당으로 가서 신상의 수염을 뽑아버렸던 때를, 그리고 날이면 날마다 중국을 개혁시킬 방법을 의논하다가 나중에는 싸우기까지 했던 때를 말야. 하지만 지금 나는 이 모양으로 대충대충 흐리멍덩하게 살고 있네. 때로는 나 스스로도 옜 친구가 나를 본다면 내가 친구였다는 걸 부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하지만 지금 나는 이 모양일세.
: 루쉰은 자기의 혹은 같이 했던 동지의 세월의힘에 무력해진 모습을 보고 아마 많이 슬펐으리라.
172쪽
˝앞으로?......몰라. 우리가 당시에 예상했던 일들이 하나라도생각대로 된 게 있다고 보는가? 난 지금 아무것도 모르겠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당장 일분 후의 일조차도......˝
: 지금의 나의 모습 중 예전에 내가 계획했던 모습은 단 하나도 없다. 그냥 내 삶을 시간에 흘리며 살다보니 지금의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때 그때 노력을 다해야 할 목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물길의 방향을 바꿀만한 정도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손 한 번 힘차게 내저을 뿐일 정도의 것들이었지. 그렇게 나도 어느 방향으로 가는 지 모를 흐름에 쌓여 그냥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어디로 갈지 어디에서 멈출지, 어디에서 한 바탕 출렁이고 어디에서 강하게 흘러내릴지, 어디쯤에서 수려한 협곡을 지나면서 유유자적 흐를지, 어디에서 다른 지류의 하천이 흘러들어와 나의 흐름에 합류할지, 어디에서 이 흐름이 갈라져 나갈지, 어디에서 흙탕물이 될지 그래서 언제 어느 망망대해로 흘러들어가 나의 흐름을 마무리 할지, 아니면 더 큰 흐름에 속해 저 넓은 대양에 휩쓸려 다닐지 나는 모르겠다. 그냥 오늘도 흐를 뿐이고 나를 아래로 아래로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거대한 힘에 몸을 맡길 뿐이다.
173쪽
나는 혼자서 내 여관을 향해 걸어갔다. 찬바람과 눈발이 얼굴을 스치는 것이 오히려 아주 상쾌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