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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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작가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아가사크리스티나 코난도일일 것이다.  코난도일의 셜록홈즈가 남성적이라면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은 여성적이고 정적이다. 두 사람 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추리력은 정말 감탄할 만한다.  특히 아가사크리스티가 쓴  소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고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는 뛰어난  추리력과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곳곳에 숨겨 둔 트릭과  결말에 들어나는 반전일 것이다.  읽을 때 마다 어쩌면 이렇게 감쪽같이 범인을 숨겨 놓을까 싶은데  책을 읽을 때 마다 이번엔 꼭 범인을 찾아내리라 결심하고 머리를 굴리고 책을 아무리 뚫어지게 봐도 결국 그녀의 속임수에 독자들은 모두 속고 만다.  이런 점들이  읽는 사람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  

아가사크리스티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간의 살인, 예고살인,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대부분의 사건은  폐쇄된 공간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눈깜짝 할 사이 일어나는데 범인은 범행을 저지르고 유유히 그들 무리속으로 숨는다.  그것은 마치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마술사의 속임수를 눈치채지 못하듯 모두 사건 장소에 있으면서도 수상한 낌새를 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건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이 밝혀지고  그들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를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확실한 상태라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사건에서 형사는 아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예리함을 보인다. 이 부분에서 또 한번 ’역시 대단해’ 란 말이 튀어나온다.  

’세마리의 눈먼쥐’ 라는 노랫말이 섬뜩하게 느껴지게 하는 쥐덫은 세 사람을 살해할 계획으로 신분을 감추고 온 범인과 폭설로 교통이 막힌 도시의 하숙집에 묵게 된 사람들.  그중엔 살인자와 피해자가 있고 세마리의 눈먼 쥐라는 노랫말처럼 한명씩 살해당하는데  좁은 공간안에서 범인은 어떻게 들키지 않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르고 짧은 시간안에 알리바이까지 만들어 놓는지 치밀함이 놀랍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누구도 믿을 수 없게하는 설정과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반전이  아가사크리스티의 소설의 특징이고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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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아틀라스 시원의 책 1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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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 이 책을 본 순간 표지에 매료 되었다. 신비로운 느낌이랄까? 잿빛 하늘, 희뿌연 안개속에 우뚝 솟아 있는 음산한 저택과 그 밑으로 물안개를 피우며 쏟아지는 폭포수 사이로 위험을 무릅쓰고 뭔가에 쫓기듯 달려가는 세명의 아이들의 모습에서 뭔가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겠구나 하는 설렘이 느껴졌다. 현실이 아닌 다른 또 하나의 신비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해리포터나 나니아연대기처럼 영화로 나오면 화려하고 웅장한 영상이 돋보일 것 같은 가족 환타지 소설이다.
 
마법사와 인간이 공존하던 시대에 마법사들이 그들의 마법을 3권에 나누어 적어둔 시원의 책. 시원의 책을 가진 자는 세계를 다시 창조할 수 있다. 사라진 시원의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3남매의 모험이 시작되고 그 중 한권인 시간의 책 에메랄드 아틀라스. 선택받은 자만이 이 책을 찾을 수 있고 손에 넣을 수 있다. 표지에 옛날 지도가 그려져 있는 에메랄드 색의 이 책은 그들이 찾고 있는 시원의 책을 가진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어릴적 부모와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했던 3남매가 고아원을 떠돌다가 핌 박사가 살고 있는 케임브리지 폴스 마을에 오게 되면서 그들은 피할 수 없는 모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들은 핌 박사의 서재에서 책 한권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을 통해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과거의 케임브리지 폴스로 보게되고 아이들이 사라진 이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된다

 
힘든 상황에서도 동생들을 잘 보살피는 첫째 케이트와 드워프족에 관해 관심이 많은 둘째 마이클, 나이는 어리지만 용감한 3째 엠마. 이 세 남매의 위험하지만 신나는 모험과 역경을 이겨내며 더욱 끈끈해지는 형제애를 느낄 수 있다. 책을 찾아 쫓고 쫓기는 장면이 마치 인디아나 존스를 볼 때 느꼈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3남매 중 엄마의 얼굴을 기억하는 오직 한 사람인 케이트가 오랜 세월동안 그리워했던 엄마를 과거에서 만나게 되지만 엄마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녀도 자신이 딸이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장면과 케이트를 품에 안은 엄마가 자신의 딸이란 것 느낀 순간 다시 헤어지는 부분이 참 안타까웠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법의 세계라는 것과 그 속에 등장하는 이상한 괴물들, 상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시공간 이동, 신비한 배경과 캐릭터들은 환타지 소설의 재미를 플러스 시킨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큰 탓이었는지 기대엔 조금 못 미쳤지만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3부작 시리즈로서 삼남매가 찾은 아틸라스는 3권의 책 중 하나이고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나머지 두 권을 찾기 위한 그들의 모험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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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Book 오피스북 - 회사 몰래 보는
클로이 로디스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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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어쩌면 이렇게 깨알 같은 정보를 많이도 수집하고 분석을 철저히 했는지 뛰어난 능력에 놀랐다만약 회사의 사장이나 상사들이 본다면 이런 열정으로 일을 했으면 벌써 성공했을 거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만약 여러분의 사장님이 이빨도 안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될 수 있으면 사무실에서 이 책을 읽는건 자제하시길.. 아마 그날로 미운털 확실히 박혀 회사생활 군대생활 못지않게 빡세게 하거나 아니면 눈총을 한몸에 받거나 미움을 독차지 할지도 모르고 그날로 짐싸야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동료들은 그런 자신을 불쌍한 어린 희생양으로 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윗분들은 직원이 혹시라도 이 책을 읽다가 걸리더라도 눈 감아 주시는 아량정도는 가지고 계실거라 믿는다. 회사생활에서 상사 씹는 재미라도 없으면 우린 모두 돌아이가 될지도 모르니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의 차이는 뭘까. 신입때는 무조건 상사의 말이 곧 법이라고 생각해 상사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점점 해가 넘어갈수록 이 로봇들은 오작동을 일으키며 명령에 불복종하는 반란을 시작한다. 어떨 땐 로봇이 박사를 공격하듯 상사를 향해 공격하거나 아니면 자폭하기도 한다. 또는 시집살이 하듯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눈봉사 삼년을 참을 인자를 새기며 계절이 여러번 바뀔 동안 꾹 참고 도를 닦으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그때쯤 되면 점점 간땡이가 커져 무서울게 별로 없다. 이렇게 3년만 넘기면 그 회사에 붙박이장처럼 오래 버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고비는 3,6,9게임식으로 몰려온다. 이때쯤 되면 슬슬 이 회사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계획을 철저하게 짜지 않으면 그 계획은 거의 수포로 돌아갈 때가 많다. 성질 못 이기서 그만둔다는 말 함부로 하다간 나중에 낙동강 오리알 되기 십상이다. 이런 고비를 잘 넘기기 위해 처방전이 필요하다. 씹고 뜯고 말보고 즐기고를 시작하는 것이다. 신입때야 사람들이 모여서 시간만 나면 상사 헐뜯는 것이 비능률적이고 한심해 보일지 모르나 그들에겐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고 살기 위한 발악이니 너무 안 좋게 보지 말길 바란다.
 
아침에 눈떠 생지옥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영원히 눈 감고 싶어 진다.  일어나자마자 준비 땅’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된 기분이다. 5분만에 밥 먹고 옷은 반만 걸치고 나가면서 입는다. 차 안에서 화장 끝내고 차에서 내리면 적을 향해 돌진하는 군사처럼 회사를 향해 돌진한다. 만약 정각에서 조금만 늦어도 중죄인처럼 살글 살금 눈치 살피며 들어간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상사는 도끼눈 뜨고 호출한다. 그리곤 선생님한테 불려간 학생처럼 왜 늦었는지에 대해 장왕하게 브리핑을 한다. 하지만 나의 입장이나 상황은 모두 핑계일 뿐. 정말 ’울고 싶어라’ 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나오면서 오늘 씹을 대상 0순위에 올린다.  
이럴때는 누가 위로해줘도 기분 나쁘고 무관심해도 기분 나쁘다.  옆에 앉은 동료가 측은한 눈으로 쳐다보면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어 보이지만 속은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가 된다.

 
신입이 들어오면 상사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 회사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으니 좋은 말 많이 해주고 힘든 것이 있으면 도와주라고 한다. 물론 상사가 생각하는 좋은 말과 동료가 생각하는 좋은 말은 염연히 다르다. 상사의 좋은 말은 이상이요, 동료의 좋은 말은 현실이다. 점심시간 되면 슬슬 신입사원을 조용히 데리고 나간다. ‘’? 상사가 좋은 말 많이 해 주라 했으니까. 그들만의 아지트로 데려가서는 한바탕 일장연설을 시작한다. 한마디로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그러면 신입사원은 그들의 말이 약간은 마음에 안 와 닿는다는 눈빛을 한다. 그걸 눈치 챈 선배는 이런 생각한다. ‘니들은 아직 어려서 몰라라고...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 이 책은 지루하고 따분한 회사 생활에서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해 주는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신나게 떠들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듯 우리는 다시 그 지루한 일상과 일들을 처리할 기운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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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의 심리학 - 속마음을 읽는 신체언어 해독의 기술
토니야 레이맨 지음, 강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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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자신이나 상대의 심리를 알아보는 심리테스트를 재밌어하고 좋아할 것이다.   상대방이 어떤 타입인지에 따라  다가가는 방법도 달라진다. 그리고 상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유대감도 돈독해질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또는 대인관계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는가?
 
사람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하지만 꼭 언어만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받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신체언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표정만 봐도 지금 그 사람의 기분이 희노애락 중 어떤 상태인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괜찮아라고 말하고 있지만 표정과 몸은 왠지 불안해보이고 우울해 보인다. 그런가하면 포커페이스로 무장해 마음을 읽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미묘하게 나타나는 몸짓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다만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할 뿐이다.
사람의 심리는 의연 중에 티가 나는데 어떤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면 평소와는 다른 느낌을 받게 되고 금방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일어나는 일을 감지할 것이다. 사람들이 잘 숨기지 못하는 것. 그것은 몸짓이다.
 
그 사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사람의 이미지는 참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저 사람은 왠지 거만해 보여 또는 저 사람은 소심하다, 용기가 없어 보인다. 당당해 보인다. 카리스마가 있다라고 느끼는것은 그 사람의 말과 표정과 몸짓에서 오는 것이다.  외모는 좋은데 말하거나 행동에서 확 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모는 별로지만 왠지 호감을 주는 사람도 있다. 실질적으로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도 그 사람의 능력보다 호감이 가는 사람을 뽑게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방법을 배우고 노력한다면 매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심리와 관련된 연구 중에 익히 잘 알고 있는 플라시보 효과가 있다.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의사가 처방했을 때 심리적인 영향으로 정말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프레이밍과 리프레임효과는 좋지 않는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정의함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데 조지부시가 세금감면이란 단어 대신 세금구제란 단어를 사용해 해택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느낌이 들도록 바꾸어 놓음으로 자신이 내놓은 법안에 대해 반대할 수 없도록 만든다.  반대한다면 그는 국민의 악당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어 하나만 바꾸어도 사람들의 견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금이 많아 불만이다를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돈을 많이 벌었다로 생각을 바꿔 줄 수 있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 얘기도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우산이 많이 팔려 좋고 비가 오지 않으면 짚신이 팔려서 좋다고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상대의 잠재의식 속으로 들어가 마음 줄을 조정함으로 좋은 이미지를 줄 수 도 있고 yes를 끌어낼 수 있다. 이는 사업이나 영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상대도 자신의 그런 점을 눈치 채고 말 것이다. 사람의 잠재의식을 파고 드는 방법으로 암시를 주거나 자신에게 최면을 거는 것, 미러링 효과, 특히 허위기억은 우리의 기억을 조각하기 위해 사용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이 허위기억은 우리가 보지 않은 것과 있지도 않은 일을 실제로 보았고 있었던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도 신기했다.  영화 개스등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없는 말과 상황을 지어내어 실제로 그녀가 정신병자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말할 때, 불안할 때 또는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할 때 등 여러 상황에 놓일때도 평소와는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인다. 말이 하지 않는 그 사람의 마음을 몸이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몸의 언어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잘못 해석했을 때는 눈치 없는 사람 소리를 듣거나 아니면 괜한 오해나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특히 똑같은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의 반응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자기의 견해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사람의 심리는 오묘하고 신기하다.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한 연구 결과로 우리가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알면 그 만큼 많은 기회와 성공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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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한을 만나다]
“전 보르한이라고 합니다.  여긴 위험한 곳이니 일단 제 차에 타시죠”

행운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지독한 안개속에서 만난 이 범상치 않은 낯선 남자의 출현에 모두들 어리둥절해 하며 경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안개속에 서 있는 이 남자는 그들이 올 줄 알았던걸까? 아니면 안개속을 뜷고 가기 힘들어서 잠시 안개가 걷힐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이 새낀 또 뭐야”

 뒤에서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던 도박사가 몸을 건들거리며 앞에 있던 지루한을 밀치고 그 남자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툭 밀쳤다.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그 남자가 도박사의 팔을 확 비틀어 버렸다.  도박사는 그 남자의 손아귀에서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덤비는 하룻강아지처럼 꼼짝도 못한 채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잠시 뒤 보르한은 그의 몸을 죄고 있던 팔을 풀며 침착하게 말했다.  

“길게 얘기할 시간이 없으니 어서 차에 타시죠.  여긴 괴물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라 속히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도박사는 자기의 팔을 만지며 그의 기에 한 풀 꺽인 듯 또 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았지만 기분나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보르한이 차 문을 열며 차에 탈 것을 재촉하자 일행은 그 남자의 호의를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어떻해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다.

“지금 어디서 개수작 부려 어?  꺼져”

도박사가 갑자기 뒷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그 남자의 목에 겨누며 말했다.

“그만둬요 어서 그 칼 치워요”

의사가 도박사의 돌발행동에 놀라 소리를 쳤다.  도박사의 그런 행동에 많이 놀랐지만 가죽 자캣의 그 남자 또한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던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행동을 저지 시킬수 없었다.  도박사의 행동에도 그 남자는 아랑곳 하지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칼 장난 할 때가 아닙니다.”

그가 어떻게 한 건지 순식간에 도박사는 손에서 칼을 떨어트리더니 한 마디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 퍽 쓰러지고 말았다.  순간 보르한의 행동에 놀란 일행은 뒤로 물러섰다. 

“놀라지 마십시오 잠시 기절한 상태니까요.  이렇게 자꾸 시간을 끌면 여러분만 위험해질 뿐입니다”

 검은 선글라스 넘어 그의 눈이 일행의 행동을 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선뜩 그를 따라나서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모두들 똑같은 생각이시라면 할 수 없군요 그럼 조심해서 가십시오”

보르한은 돌아서서 차에 타려고 문을 열었다. 

"당신을 믿어도 됩니까?”

반신반의 하던 의사가 어이없는 질문을 던지며 떠나려는 그의 발길을 붙잡았다.   보르한은 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돌아 보았다. 

“지금 여러분이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방법이 있습니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당신 말이 맞는지 아닌지도 우린 모르지 않습니까”
“저를 믿고 안 믿고는 당신들 마음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말하는 것은 모두 진실입니다.”

의사는 일행들과 눈빛 교환을 했다. 

“일단 당신을 믿어 보기로 하죠”

그들끼리 이 곳을 빠져나가는 것도 자신이 서지 않았던 일행은 일단 그를 믿어보기로 하고 차에 오랐다. 그에 대해 완전히 경계심을 풀지 못한 일행은 긴장하고 있어서인지 한동안 아무런 말없이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긴장들 푸십시오. 전 여러분들을 돕고 싶을 뿐입니다”

한쪽 눈을 가린 늘어뜨린 머리칼, 매끄럽게 빠진 콧날, 굳게 다문 입, 왠지 모를 믿음직스러운 모습이 그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전 보단 약간이나마 풀게 했다.   

“차안이 완전 최첨단이네요 이런 차는 처음 봐요  와~ 이게 다 얼마짜리야”

누가 자동차 판매원아니랄까봐 지루한은 차안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보더니 연이어 감탄을 내뱉었다.

“그런데 차 안에 왠 무기가 이렇게 많아요?”
“여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준비를 해 두는 겁니다”

그때 정신이 돌아온 도박사가 머리를 짚으며 힘들게 몸을 일으키더니 주위를 살폈다.

“여긴.. 아니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그의 차안인 것을 확인한 도박사는 아주 불쾌해하며 화를 버럭 냈다. 

"당신이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두고 가고 싶었지만 이 분들이 당신을 데려가자고 해서 태운 거니 고맙게 생각하시고 조용히 가시죠”

보르한의 말이 끝나자 의사가 말을 이었다.

"미안해요 우리끼리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뭐야! 누구 맘데로?”
"지금은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것 같아요"
"이 멍청이들!! 미쳤어?  저 놈 얼굴에 딱 나쁜놈이라고 씌여 있잖아"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지루한이 눈치없이 더욱 도박사의 화를 돋구었다.  

"사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을 똑바로하라고 얼굴로 봐서는 형씨가 더 나쁜놈 같아요"
"근데 새끼가 진짜" 

지루한의 말에 도박사의 얼굴이 더욱 불그락불그락 하더니 지루한의 멱살을 확 휘여 잡곤 불끈 쥔 거친 주먹을 한방 날리려는 순간 보르한이 갑자기 키이익 하고 차를 세웠다. 차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도박사의 주먹이 빗겨가 사기군의 얼굴을 쳤다.

"아아!"
"왜이래요? 진짜 아! ..저리 비켜요"

사기군은 얼굴을 최대한 구긴채 불쾌함을 드러냈다.

"뭐야?"
 
차 뒷 자석에서는 자기들끼리 난리법석이었다.

“원하신다면 지금이라도 내려드리겠습니다"

보르한의 가시 돋힌 말에 그를 인식해서인지 도박사는 억지로 감정을 누르곤 일행들에게 눈을 부라리며 내리라는 눈짓을 보냈다.  

"뭐해? 전부 빨리 안 내리고”

그러자 모두들 그의 시선을 애써 외면한 채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릴 분이 없는것 같습니다. 혼자 내리시죠"
"뭐해? 빨리 안내려?"
"안개 숲을 빠져나갈 때 까지만요. 그때까지만 그냥 같이 가죠”
 
그때 동물이 울부짖는 듯한 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약간 겁먹은 도박사는 할 수없이 지루한의 말에 그냥 못 이기는척 하며 슬그머니 눈치를 보더니 자리에 앉았다.

“으으음..그럼 안개 숲을 빠져나갈 때까지만이니 그때 가서 딴 소리 하면 그땐 확!. 내 성질 알지? 알아서들 하슈”
'웃겨 정말.  자기가 뭐라고'

금반지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비아냥 거렸다.

“아니 뭐야? 이 년은 왜 계속 시비야?  아주 오늘 년,놈들이 쌍으로 성질 건드리네"
“왜 이래요? 모두 그만들 하세요”

의사가 둘을 말렸다.

“지금부터 싸우는 사람은 이곳에 내려놓고 갈 겁니다.  누가 먼저 괴물의 밥이 되고 싶습니까”

보르한의 말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근데 어이 까만 안경.  도대체 뭣하는 놈인데 아까부터 이래라 저래라야?”

도박사가 침묵을 깨며 건방지게 물었다.

“전 그냥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이 새끼가 지금 장난해?  이 숲만 빠져나가면 일차적으로 널 죽여주지"
"네 좋을 데로 하십시요. 하지만 이 숲을 빠져나갈때 까진 제 말에 따르시죠"

모든 상황이 종료되는 듯하자 의사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여행을 하신다고요. 그러면 혹시 우리 말고 다른 여행자를 만난 적이 있으신지”
“아뇨”
“마지막 문에 대해 들어본 적은요?”
“잘 모릅니다."
“아.네에.. 그렇군요”

단호한 그의 말에 사기군이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보르한이 말을 이었다.

“그 마지막문이란 걸 왜 찾으시려고 합니까?”
“그게.. 그 문을 찾아야 우리가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 그런 얘기를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아마 불가능할 겁니다”
“왜죠?”

일행은 모두 그의 말을 듣기 위해 숨을 죽였다.

“이제껏 그 문을 찾은 사람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습니다”

그의 말에 모두들 순식간에 표정이 얼어붙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실망은 하지 마십시오. 제 말이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보르한의 차는 앞도 재대로 볼 수 없을 만큼 자욱한 안개 속을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그때 차가 아주 커다란 바위 같은 것에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일행의 몸이 심하게 쏠리며 차에 부딪혔다.  지루한의 머리에 검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보르한이 비장한 얼굴로 무기를 들더니 차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었다.

정신을 차린 금반지가 차 밖을 내다보곤 사색이 된채 비명을 질렀다. 앞에 몸은 커다란 뱀처럼 생겼고 머리가 여러개 달린 푸르스름한 비늘을 가진 징그럽게 생긴 괴물이 공격을 시작했다.  괴물은 높은 괴음을 내며 시뻘건 눈으로 보르한을 노려보더니 입에서 붉은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괴물을 본 일행도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그를 향해 불을 뿜던 괴물의 다른 머리가 일행이 탄 차로 눈을 돌리더니 길고 징그러운 긴 목이 빠른 속도로 차를 향해 다가와 머리로 차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차는 그 괴물의 공격을 받아 견디지 못하고 찌그러지더니 이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차안은 도망갈 사이도 없이 꼼작없이 갇혀버린 일행의 비명소리로 가득찼다.  그때 보르한이 번쩍이는 검을 들고 날쌔게 날아 괴물의 긴 목을 내리쳤다.  순간 괴물의 울부짖는 소리와 함께 끈적끈적해보이는 시퍼런 피가 공중으로 뿜어져 나오며 목이 잘려 날아갔다. 

이 기회를 틈타 몸을 피하기 위해 일행은 부리나케 차 문을 열고 한명씩 차를 빠져 나가는데 숨막히는 긴장감에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자욱한 안개가 괴물에게서 자신들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되어 주길 빌며 각자 숨을 곳을 찾아 들어갔다.  괴물은 곧 보르한의 차를 목으로 둘둘 감아 세게 집어 던졌다
차는 어디론가 날아가더니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박살이 났다.  그리고 더욱 흥분한 괴물은 이번엔 보르한의 몸을 감아 죄기 시작했다. 보르한은 그 괴물에게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점점 더 조여 오는 괴물에게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안개속을 뚫고 들려오는 보르한의 괴로워하는 신음소리에 일행은 견디기 힘든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괴물이 그의 몸을 계속해서 조여오자 견디다 못한 보르한은 조금씩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때 히드라 문양을 가진 그의 목걸이에서 괴물의 눈을 향해 강한 빛이 발사됐다.  순간 주위가 환해지더니 그 강한 빛에 괴물은 눈을 뜨지 못하고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며 보르한을 집어 던지고 말았다.  보르한은 어디론가 날아가 땅으로 떨어졌다. 

“안돼!!”

숨어서 가슴 졸이며 지켜보던 금반지는 그 모습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섰다.  빠르게 뛰고 있던 그녀의 심장은 멈춰버리는 것 같았다.

“왜이래요? 지금 미쳤어요?”

사기군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며 그녀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하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린  금반지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사기군이 일어나 금반지를 억지로 앉히려 했다. 하필 그때 그의 눈이 괴물의 날카롭고 붉은 눈과 마주치고 말았다.  둘을 발견한 괴물은 몹시 굼주린양 흘러내리는 침을 혓바닥으로 낼름거리더니 닦더니 날카로운 이빨을 드려내 번뜩이며 그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정말 내가 미쳐. 뛰어요”

사기군은 금반지의 손을 잡고 괴물을 피해 죽을 힘을 다해 힘껏 달렸다.  그러자 괴물은 소리를 지르며 더욱 빠르게 뒤쫒아 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들의 뒤를 바짝 쫓아온 괴물의 두껍고 무시무시한 발톱이 있는 커다랗고 넙적한 발에 곧 밟히고 말것 같았다.   끝내 괴물의 공격을 받은 사기군이 소리를 지르며 땅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괴물의 날카로운 발톱에 그의 팔이 찢어져 흰 양복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빨리 가요. 어서”

땅에 쓰러진 사기군은 고통스러워하며 그녀에게 빨리 피하라고 손짓을 했다.

“어서 일어나요. 이러다간 죽어요”

금반지는 사기군을 일으켜 세우려고 애를 썼다.  쓰러져 있는 그를 괴물이 덮치려는 순간 사기군는 양복 주머니 안에서 빛나고 있는 자신의 카드를 꺼내 괴물을 향해 던졌다.   카드가 빙글빙글 돌며 점점 커지더니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괴물의 목의 관통했다.   검푸른 액이 사방으로 튀며 괴물의 목이 잘려 땅에 떨어져 굴렸다.  

사기군은 다친 팔을 움켜진 채 금반지의 부축을 받으며 바위에 몸을 숨겼다.  고통스러움에 그는 숨을 쉬기조차 힘겨워하는것 같았다.

"조금만..힘내요"

반지가 갑자기 자기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더니 옷을 벗는 것이었다. 그녀의 매끄럽게 빠진 어깨선과 가느다란 몸을 본 사기군은 눈을 뗄 수 없엇다.  

“뭘 봐요? 고개 돌려요”

블라우스를 벗은 금반지는 울상을 지으며 과감하게 자기의 블라우스를 힘껏 쭈욱 찢었다.

'이게 얼마짜린데’
“팔 내밀어요”

그는 약간 부드러워진 그녀의 말투에 약간 놀라며 고개를 돌려 그녀가 하라는데로 팔을 천천히 내밀었다.  금반지가 사기군의 팔을 칭칭 감아 묶자 사기군은 팔의 통증으로 괴로워했다.

“아~ 이런식으로 지금 복수하는거에요?"
“엄살은.. 아파도 조금만 참아요”

그녀를 응시하던 사기군의 시선이 점점 아래로 내려오더니 그녀의 가슴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은 그의 부담스러운 눈빛과 마주쳤다. 

‘찰싹’
“이 응큼한 인간”

부끄러워하며 그녀는 얼른 찢어진 브라우스를 다시 주워 입었다.

“고마워요”

그녀의 그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사기군은 응큼한 미소를 지으며 윙크를 날렸다.

“아직 살만한 모양이죠”

금반지는 얼른 고개를 돌려 그의 부담스런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좀 전 보다 조용해진 분위기는 둘 사이를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왠지 괴물의 공격이 잠잠해진 것 같아 그녀는 얼굴을 내밀고 정황을 살폈다. 괴물이 어디론가 가고 있어서 도망을 가나 싶었는데 입에 누군가를 물고 있는 것 같았다.  유심히 보니 괴물의 입에 괴물의 공격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던 보르한이 의식을 잃고 몸이 축 늘어져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심장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고 그가 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녀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그것을 목격한 사기군이 괴물에게 잡혀 가는 그를 구하기 위해 뛰쳐나갔다.  그녀의 가슴은 더욱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괴물을 향해 힘껏 던진 사기군의 지팡이는 괴물의 등에 깊숙히 꽂혔다.  괴물이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뒤돌아 사기군을 향해 입을 벌려 불을 내뿜었다.   괴물이 입을 벌리는 순간 보르한은 땅으로 떨어졌고 주위의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것 같은 붉은 뜨거운 화염이 주위를 휘감았다. 

땅에 떨어진 보르한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기군을 뒤 따라 온 금반지를 목격한 괴물은 그녀를 휙 낚아챘다.   굵고 뽀족한 손톱을 가진 괴물의 손아귀에 잡힌 그녀는 죽을 듯이 비명을 질렀다.  화염에 휩싸였던 사기군도 쓰러져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구해줄 사람은 없었다.  이미 그녀의 몸은 괴물의 날카로운 이빨이 있은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살려줘요’

[이곳에서 이렇게 결혼도 못해보고 허무하게 죽는구나]

그녀의 머릿속에 영화 필름처럼 온갖 영상들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그녀는 두려움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순간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붕 뜬 느낌이 들더니 이상한 두근거림을 느꼈다.겁에 질린 그녀는 도저히 눈을 뜰 용기가 나지 않아 한 쪽 눈을 천천히 떠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죽은 줄만 알았던 보르한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의 포근한 품에 안긴 그녀는 그의 멋진 모습에 점점더 빨려 들고 있었다.  보르한은 그녀를 안전한 곳에 내려다 주곤 다시 괴물과 맞서 싸웠다 아직도 그 황홀함에 젖어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그녀를 향해 의식을 되찾은 사기군이 뛰어왔다.

“괜찮아요?  다친데 없어요?”

놀라 달려온 사기군이 자신보다 그녀가 다치진 않았는지 그녀의 온 몸을 살피고 있는 와중에도 얼 빠진 그녀의 눈은 보르한을 향해 있었다.

“정신 좀 차려봐요”

그런 그녀의 모습이 괴물 때문에 너무 놀란 탓이라 생각한 사기군은 그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지켜줄게요.. 꼭 그럴게요]

보르한의 번쩍이는 날카로운 칼날에 마지막 남은 괴물의 머리가 땅에 떨어져 굴렀다.  보르한이 던진 검은 괴물의 심장을 관통했고 곧 괴물은 엄청난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다.  그때서야 어디에 잘도 숨어 있었는지 좀 전까지도 보이지 않던 지루한과 의사, 도박사가 ㅅ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괴물을 처치한 보르한은 모두 무사한지를 살폈다.

“살아있었군요”

“아..네에..우리도 죽을 뻔 했는데 보르한씨가 구해주셨어요”

금반지는 보르한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신을 믿지 못했던거 사과드립니다."

의사가 정중하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닙니다. 모두들 무사한것 같고 이제 괴물도 사라졌으니 전 이만 떠나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가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그는 일행과 악수를 나누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들 옆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금반지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말했다.

“고마워요. 제 목숨의 은인이세요.”

금반지는 그와 헤어진다는게 내심 무척 안타까웠다. 

“저도 아가씨를 구하게 돼서 기뻣습니다.”

처음으로 보는 그의 멋진 미소에 그녀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까 부터 그를 지켜보고 있던 도박사가 주머니에서 슬그머니 칼을 뽑아 들자 얼굴이 햐얗게 질린 금반지가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도박사의 칼이 보르한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곤 보르한의 몸을 비켜 날아간 칼은 뒤에 있던 괴물의 눈에 꽂혔다.  순간 놀란 보르한이 뒤를 돌아보았다.  괴물의 머리 하나가 눈에 칼이 꽂힌채 땅에 떨어져 있었다. 

"뒤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건 모르는 모양이군'

도박사는 우쭐대며 그를 향해 입을 삐죽거렸다.
 
보르한과 헤어진후 안개 숲을 무사히 빠져나온 일행은 환한 햇살에 눈이 부셨다. 그들의 앞날에도 그렇게 햇살이 비춰주길 바라며 길을 걸었다.  아직도 금반지의 머릿속은 온통 그의 생각뿐이었다.

보르한은 자기의 부서진 차를 몰고 일행과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고 있던 중 반대방향으로 뭔가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달리던 보르한의 차에 뭔가 이상한 물체가 점점 많이 잡히고 있었다.  보르한은 그것이 뭔지 자세히 보기 위해 기계를 작동시켰다. 그것은 일행이 가는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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