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와
AD를 같이 산
오비디우스가 쓴,
영어로는
metamorphoses는 신과 사람의 다양한 변신의 원인과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처럼,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이라는 존재는 사람과 거의 비슷하게
희로 애락을 비롯한 오욕칠정에 아주 충실한 존재다.
다른 것이 있다면 신은
인간을 대상으로 벌주거나 변신시키는 능력이 있지만,
사람은 신에게 그렇게 할
수 없는 관계의 비대칭성이 있음이다.
그렇더라도,
여기서의 신은 유일신
신앙에서 등장하는,
우리와 동떨어진 그
무엇과는 분명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만약 여기서의 신이,
주신(主神)인
유피테르가 왕이고,
유노는 왕비, 주신의 형제는 왕족이고 다른 신들이 귀족이라고 본다해도 이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로서 유효할까? 이때 카오스는, 원부족이 살았던 때와 장소이고, 그 엉망인 것(카오스)에 어딘가 새로운 곳에서 흘러온 신과 투쟁을 통해 천지(새 세상, 새 왕국, 새 질서,)이 만들어졌다면? 새로운 왕국이 만들어진 후, 자신들(새 부족)의 전성 시대를 맞아 유피테르는 (때로는 변장을 하면서까지) 수많은 신부감을 찾아 다니고, 왕비인 유노는 그 상대방에 대한 질투에 그치지 않고 적극 응징하는 차원에
이른다.
그 와중에 왕족과 원주민의 피가 섞인
영웅(페르세오스, 테세우스, 멜레아그로스)이 등장하면서, 그 왕국은 점차 안정기를 맞는다. 그 후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아라크네, 니오베, 마르쉬아스)은 신에 의한 철저한 응징으로 일벌백계의 교훈을 인간이 스스로 느끼게끔
만들었다면?
여러 신화를
보면 그 신화만의 독특한 인물/ 배경/
상황이
있고, 여러 신화에 공통으로 나오는 내용이
있다. 이 신화나 저 신화에 계속 나온다는 건 그 당시 엘리트의
눈으로 그럴듯해보이는 분석이 겹친다는 말이고,
그렇다면 무언가 그 당시
지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경험했을 그 무언가가 있었을 듯 싶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오늘날의 과학이라는 틀과는 분명 다른 관점과 분석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것들이 오늘날
과학이라는 새로운 전지전능한 종교의 기세에 눌려 우리의 관심사 밖에 있음은 매우 아쉽다.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몰려온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분께서 일본어의 잔재가 남은 투의 번역을 하심에
대해서 후학으로서 반성이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