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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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천장이라는 말은 아직도 여성의 권리가 남성에 비해 동등하지 못하고 개선할 부분이 많음을 대변해준다. 산업화, 근대화가 이미 많이 진행된 나라에서조차 유리 천장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입센의 이 책이 당시의 사회라는 호수에 어느 정도 파문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소설가는 그 시대보다 더 앞을 바라보는 식견이나 직감을 갖고 그것을 표현해주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안티고네 등 그리스 비극을 읽으면서 희곡 형태의 글을 몇번 보았지만, 그 느낌이나 감동은 소설의 형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어색함이라고 해야 할까? 소설 형식에 찌들어버린 내가 갖는 이야기의 전형성에 대한 집착이라고 해야 할까?


인형의 집의 주인공인 노라의 모습을 보면 현실의 여성이 아닌, 소설 속의 여성으로서 보기에 무언가 불안정한 모습이 있다. 그 불안정성이 입센의 의도인지, 아니면 희곡 형태로서의 색다름인지, 아니면 이야기를 보면서 앞뒤 관계 이야기의 형식 논리를 추구하는 우스운 나의 습성 중 어떤 것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지만 분명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시 맨 처음의 여성의 권리로 돌아와보면, 인류의 역사는 차별의 역사라고 보아도 될만한 짓거리를 예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 지역, 피부, 지식, 종교 등 차이의 잣대는 많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근대/현대는 이러한 차별의 극복을 가져가야 할 길로 놓고 있다. 그런데, 그 이분법의 극복은 그동안 기득권을 지닌 쪽과 같은 수준으로 다른 쪽을 끌어올리거나, 기득권쪽이 박애주의 등 이타심에 뿌리를 둔 양보 등의 형태로 나타남이 오늘날까지 인류가 답으로 해오고 있는 방법이다. 이제 이러한 차별의 역사도 그 나이테를 늘려가고 있으니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상상력과 세계를 보는 눈을 바꿔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세상의 구성 요소를 두개의 극단화된 성격으로 구분해서 그 둘간의 투쟁이나 극복으로 답을 주는 식의 태고부터 가져온 생각이 아닌, 다면체로 그 구성 요소를 나눠봄은 어떨까? 분명 세상은 두개만으로 나누기에는 그 성격의 다양해보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노라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새어나갔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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