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을 보면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가 써서 한때 바람을 일으켰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가 떠오른다.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목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 그리고 그 방법을 입증하는 수많은 사례가 등장하는데, 이 책과 그 목적은 달라도 학생을 가르치면서 교수로서 진행했던 다양한 사례와 연구 성과가 아주 비슷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그 성과의 효과는 다양한 계량화를 통해 숫자로 그 권위/당위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개척자정착자로 시장 참여자를 구분했을때 개척자와 정착자의 실패율의 차이와 평균 시장 점유율의 차이를 숫자로 보여준다. [신생 기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75%의 기업은 너무 일찍 규모를 확장해서 실패했다.] 또한 상식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에 대한 수많은 반증도 제공한다.[공동의 목표는 집단을 결속시키기 보다 오히려 분열시킨다]. 이렇게 숫자와 상식에 대한 반증 속에서 창조스러운 사람이 어떤 형태인지를 조금씩 정리해준다.[온건한 과격파란 전통과는 거리가 먼 가치를 믿고, 시류를 거스르는 아이디어에 대한 신념을 지니면서도, 주류인 대중에게 주는 충격을 줄이고, 호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그들의 믿음과 아이디어를 제시함으로써 그들의 과격한 성향을 완화시켜야 한다독창화된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면 때로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듣는 사람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도록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제 분석 대상을 집(가정)으로 눈을 돌려서 어떤 서열이 독창성향이 높을지를 들여다본다.[출생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독창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데 더 열린 자세를 지니고 있다] 서열이 낮은 아이가 이런 성향을 나타내는 건 유전보다는 맏이로 인함이 크다[맏이들은 동생을 상대로 규율을 만들고 권위를 행사하려 하기 때문에 동생들이 이에 반항할 여건이 조성한다.] 부모의 체력(?)도 중요하다.[부모들은 처음 자녀가 생기면 엄격하게 훈육을 하지만 갈수록 너그러워 진다자녀를 자유롭게 풀어주먼, 그 자유를 자신아니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반항하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여기서 아이의 독창성을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할 일 등으로 얘기가 넘어가는데, 내용의 주요 몸체로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눈길이 자꾸 가면서 나는 어떻게 적용해볼까 하는 생각을 꽤 오래 하게 만들었다.[행동이 아니라 성품을 강조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선택을 달리 평가한다]


물론 독창성만을 전가의 보도로 말하지도 않는다.[독창성 만으로는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경영진은 고객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경영진으로 하여금 그 아이디어가 팔리겠다고 생각하게 만들 무언가가 필요하다]

읽다 보면 글쓴이와 한 목소리를 내기에는 꺼림칙한 느낌을 종종 맞닥뜨린다. 가령 폴라로이드 사는 잘못된 가정 때문에 실패했다는 주장을 생각해보자. [회사 내에는 고객들은 반드시 찍은 사진의 하드 카피를 간직하고 싶어 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었고,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데 실패했다전형의 집단 사고의 사례다. 반론을 활성화시키지 않고 합의를 추구하는 경향 말이다.] 결국 이건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논리지, 결과가 안나왔는데 독창성이라면 모든 결과가 성공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기업 중에 나름 집단 사고를 떨쳐내는 시도를 사규화한, 아주 참신한 회사가 등장한다. [신입사원 연수에서 직원들은 회사가 표방하는 원칙을 배우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다. 그 원칙에 동의하는가?라고 말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증명되어온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을 따르는지, 이의를 제기하든지, 더 나은 기준을 위해 싸우든지 선택해야 한다.라고 달리오와 함께 회사의 원칙을 설정한 Zack Wieder는 말한다…"인류의 가장 큰 비극은 사람들이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사려깊게 반박하지 못하는데서 초래된다" Dalio는 말하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꽤 해왔던 내가 보기에는 학교 교수님이 학교 연구소에서 머리속으로 연구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을 포함한 사회 생활에서 진실은 무엇일까? 때로는 진실이 내 주변 어딘가에 있지만, 때로는 진실과 거짓으로 구분해서 판단이 안되는 곳이 사람의 삶이다. 회사의 경영자가 되면, 이윤이란 잣대로 모든 걸 참과 거짓으로 모든 현상을 가를 수 있을까?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나 하나의 사례를 보면 곱씹고 실제 내 삶에도 적용해보자는 생각을 들게 하는 내용이 꽤 많다.


다른 측면에서 이 책의 내용을 나의 잣대로 뜯어서 정리해보면 세가지로 요약하겠다. 첫째, 글쓴이는 수많은 사례와 그에 대해 분석을 담아냈다. 대부분 결과론에 기반한 해석이다. 그렇다면 이 해석을 바탕으로 기업이나 조직을 새로 시작하고, 혁신한다면 경쟁자나 기존 방식보다 생존율이 더 올라갈 것인가? 그건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서 현장(기업)에서는 학교에서의 분석 결과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은 굳이 경영학에서만 나오는 논쟁꺼리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창업한 스타트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거기에 어떤 규칙이 있을까? 결국 이렇게 되면 학교 교수님의 현장과 동떨어진 분석으로 취급되면서 순환논리로 빠져드느는 느낌이다. 둘째, 이 책의 내용도 가설의 하나일 뿐이다. 하나의 규칙이나 원리로 말하기에는, 아직 기업 경영이란 분야에는 그 어떤 만고불변의 진리가 없다. 기업 경영에 형이상학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걸까? 아니면 이런 철학을 운운할 차원이 아예 아닌 걸까? 셋째, 미국은 비즈니스 분야에 심리학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있다. 개인과 집단, 기업과 산업처럼 개별 각론과 총론 차원에서 심리학이 경영의 분석 툴로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의 특징은, 아직 그 권위에 대해 반박 논리가 들어가기에는 스스로의 전문성의 장벽을 아주 높게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TV나 일반 매체를 보면 어떤 개별 사안에 대해 심리학이 일종의 솔루션을 주면, 그 자체로 이미 이야기는 끝나게 된다. 그에 대한 추가 반론은 거의 없다.) 이제 심리학이 예전 서양철학에서 철학이 담당했던 메타 수준으로 자기 자리를 끌어올리려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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