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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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원서를 사놓고 몇페이지 읽고 나서 그만 둔 책을, 우리 글로 나온 책이 있길래 반갑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나의 대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도미니카 출신의 미국 이민자가 8~90년대 대학교 다닐 때 감성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감정 이입을 많이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읽기, 짝사랑, (젊은 청춘으로서) 고민, 거친 시대 상황 등은 비록 단어 하나 하나를 그대로 한국에서 대학생이었던 나와 오스카 와오를 그대로 대비시키기는 어렵지만, 단어의 뜻을 보다 넓게 본다면 나또한 그 소설에 포함된다는 의도로 적은 말이다. 내 쟝르는 사이언스 오페라나 만화가 아닌 소설과 사회과학이었고, 대학시절 내 짝사랑은 몇 명이었으려나..오스카보다는 훨씬 적다. 1990년대 초반 당시의 거칠고 성긴 정치와 사회에 대해 (다른 학생들처럼) 고민은 많이 해봤다.


도미니카, 그리고 아이티의 역사나 사회 현실은 그리 크게 알려져있지 않다. 그나마 아이티는 앞서 큰 지진이 나면서, 그리고 그전에 슈발리에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조금이나마 지식이 있었지만 도미니카는 프로야구 용병들을 배출하는 카리브 국가 정도가 내 앎의 끝이었다. 거기에 트루히요라는 미치광이 독재자가 30년 이상 국가를 흔들고 그렇게 변태 짓거리를 하고, 온 나라가 그 놈의 죽음 전까지 뒤흔들림을 당하고만 살았는지 몰랐다. 그렇게 암울한 시대 속에서 오스카 와오 집안의 비극이 오스카의 할아버지부터 시작되고, (옮긴 이의 말처럼) 그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지금까지 흘러가고 있는가 싶다.


자본주의 밑에서, 소설도 하나의 상품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은 그걸로 먹고 산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람들(소비자)의 관심과 맞아떨어지는 공감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민자의 국가인 미국에는 도미니카, 푸에르토리코, 아이티 출신의 이민자가 많고, 그 이외에도 스팽글리쉬를 쓰는 히스패닉이 그 나라 인구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주요 소비자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겠지만, 한국에서 이 책이 얼마나 읽힐지는 모르겠다. 내가 크게 고민할 바가 아닐 수도 있으나, 우리에게 문화의 다양성은 분명 지금보다 많이 키울 필요성이 커보인다. 그러한 관점에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이 책이 읽히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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