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다녔던 회사 바로 앞에 세월호 유가족 천막이 있다. 때때로 내가 다른 무언가를 새각하다가도 그 앞을 지나면, 그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의 그날은 다시 떠오른다. 이 일로 인해 내가 알거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중에 이 비극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없는 내가 이럴 진데, 생존한 사람이나 유가족의 마음은 어떨까?


이 책은, 416세월호참사 2년이 지나고 나온 책이다. 생존한 학생과 그 형제자매들 26명이, 그날 이후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에 대해 삶을 둘러보고, 슬픔/아쉬움/분노/고마움 등 다양한 느낌을 말하기 식으로 적어놓았다. 책을 읽으며 몇번을 울컥했고, 실제 울기도 했다. 내게 이런 경험을 해준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아마 나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책의 구절 에서, 그리고 글마다 들어가있는 사진을 보면 26명의 말이 작가들처럼 상상력이나 문장을 다듬거나 하는 등의 노력없이 정말 가슴 속에 묻혀 있던 묵직한 무언가를 뽑아낸다. 때로는 그날의 일을 말하는데 그게 정말 현실이었고, 그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이렇게 반응하는구나, 그리고 그 후에 그게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 속을 파고 들어가 시간이 흘러도 힘들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2년의 시간 속에서 그걸 이겨내거나 받아들이거나 세상과 맞서는 많은 일이 있었고, 그러함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그 사람들의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을까? 읽지 않더라도 세월호에 있었던 그 말도 안되는 일을 앞으로도 기억해줄까? 나는 앞으로 잊지 않을까? 앞으로도 이 나라에 계속 살면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은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고 미래의 어떤 날에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 있을까?

엄마 아빠의 동료가 되어 진실에 다가가겠다 1주년때 (죽은 학생들의) 형제자매는 성명서를 냈다. 결국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다. 바램이 있다면, 그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는 날이 빨랐으면 하는 거고, 그렇게해서 앞으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그만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