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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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읽은 책쓴 이의 글이다. 두번을 갖고서 항상이라는 일반화를 적용하기에 서두르는 모양새가 적잖아 있긴 하지만, 이 책을 보고 하나의 느낌으로 정리한다면 아픔이다. 아프다라는 약간 일반화된 말로써 내 느낌과 감정을 모두 나타내기가 어렵긴 하지만, 무언가 씁쓸하고, 어딘엔가 열중하다 갑자기 부딪쳐서 피흘리는 느낌,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은 후에도 글쓴 이의 뜻과 글솜씨의 어딘가로 파고 들어가, 내 느낌으로 다시 한번 글을 다져 주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크다.


7년의 방과 다르면 다르고, 같으면 같다. 일단 섬뜩하고 몸서리쳐지고 내 느낌을 그곳에 가두고 싶지 않음 마음이 후자다. 조금 더 주인공의 몸과 마음으로 들어가 그 상황을 되풀이하고, 말로 나타냄은 전자다이 세상에 주인공과 같은 부류가, 웬만한 희귀병보다 더 높다는 통계 분포가 놀랍고,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는 포식자로서의 행동, 그리고 그 모습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 한편의 그럴듯한 소설로 씌어있음에 놀람의 연속으로 느껴질 뿐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 싶은 글쓰기 방식은 이번에도 한결같다. 책을 잡고 마지막까지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빨리 읽어버려서 앞장을 보내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할까?


글쓴 이를 통해서 악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감추고 싶어하는, 드러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우리 모두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그것. 쉽게 들추어내고 싶지 않고, 설령 그 누군가가 드러내보였더라도 쉬쉬하고 덮어버리려고 했던 그것. 그에 대해서 정말 일관되게 찾아내고, 그 실마리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글쓴 이의 지독한 집착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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