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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이즈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필립 보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소설은, 마치 마인드맵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필립 보먼을 중심으로 등장하면서 짧게 혹은 길게 이야기를 방사상으로 펼쳐나간다.주인공을 가운데로 놓고 보면 주인공이 성장해서 성숙해가는 이야기고, 그와 만나거나 사귀는 사이로 발전해나가기도 한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나오는 꽤 많은 사람이 이혼을 겪게 되고, 때로는 두번이 넘은 이혼 이야기가 나온다. 이혼의 아픔, 그 아픔을 지나가면서(때론 넘어서면서) 사람은 보다 다양한 경험과 성찰의 기회를 갖기도 하고 때로는 단순한 경험의 쌓임으로 나아간다.
이 책을 보면서 스토너라는 소설이 문득 떠오른다. 아주 비슷하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겪는 이혼과 그 이후의 삶과 미국이 참가한 큰 전쟁, 전쟁 이후 크게 바뀌는 삶, 책을 두껍게 만들 만큼 긴 이야기, 책을 쓴 사람이 모두 전투기를 몰아봤다 등등에서 그 느낌이 서로 멀지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험이 꼭 사람을 하나의 기승전결로 몰아가는 방법에 대해 반대하는 논조를 보이는 것도 비슷하다. 삶이란게, 마치 산을 오르듯 무언가를 달성하거나 더 나아진다는 것을 꼭 머릿속에 두고 갈 필요는 없고, 실제 그렇다는 듯한 태도.
마무리에서 꼭 무언가를 뭉클하게 느끼거나 아련한 그 무엇을 주려는 강박한 마음을 떠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매일 밤 손자에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때론 전날 말한 이야기가 헤깔려하면서도 무언가를 말해줘야 하는 듯한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갈 때도 있어보인다.
오랜 삶은 하고 싶은 얘기도 많은 것일까?
마지막으로, 번역하신 분의 한글 번역 솜씨가 매우 좋고, 한글 단어에 대한 지식은 지금까지 본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이 자림매김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