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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성질, 한 방에 보내기?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의 성질 개조를 위한 심리 처방전
하지현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과 사람이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갈등'이라는 요소는 피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 갈등이 없으면 좋겠지만, 또 그 갈등으로 인해 서로 희노애락을 누리며, 인생의 스케치를 다채롭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가끔씩은 그 갈등의 요소가 되는 사람들의 '성향', '성질' 때문에 종종 괴로움을 겪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 왔을 것이다. 삼십대 중반이 된 나에게도 가끔씩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최선일지 고민에 빠질 때가 있기에...
'개 같은 성질, 한 방에 보내기?'라는 책을 처음에 봤을 때, 제목부터 너무 직설적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과연 어떤 내용이 숨겨져 있을지 참 궁금했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사람들이 겪는 문제들에 대해서 그 내면을 풀어주고, 한 방 처방까지 깔끔하게 해내는 식으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느 곳에서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일 수 있지만, 성향에 따라서 다를 수 있는 문제를 속시원하게 처방해 놓은 것을 보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다시금 지나온 길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던 중에, 혹시 나는 이 사람과 비슷한 갈등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지...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면서 나 자신의 성향, 성질에 대해서 비추어보게 되었다. 욕심이 많은 나는 항상 뭔가를 하고자 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기에 항상 바쁘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며 살았지만, 가끔씩 뭔지 모르게 허탈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사람을 최상주의자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난 어쩌면 최상주의자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분야에서 최상주의자로 살아갈 수는 없는데, 난 그러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엇인가에 대해 욕심이 있다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열정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 최고, 최상이 될 수는 없다. 어느 분야에 있어서 최상을 욕심낼 만하지만, 자기 만족의 선을 다른 분야에서는 기대치를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 되어 의미있었다. 정리하자면, 앞으로 생활함에 있어서 강약 조절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내 자신에게 훨씬 건강한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다.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갈등에서 멘토형과 보스형 리더쉽을 적절히 해야 함을 알려주는 대목에서 눈이 멈추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나의 인간관계에서 나는 어떤 엄마였을까? 보스형과 멘토형이 적절하게 들어간 엄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나는 혹시 보스형이 아니었던가 하는 자문을 해보기도 했다. 또, 직장 내의 선후배 사이에서 나는 어떤 성향에 가까웠을까? 첫인상이 약간 깐깐하게 보인다는 말을 듣는데, 나중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평을 듣고 살긴 하지만, 아직도 내가 지닌 성향을 나 또한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살아오면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와 정말 잘 맞지 않아서 그 사람과 지내는 것이 참 힘들었던 시간도 존재했던 것 같다. 그때는 더 성숙하지 못해서 내 자신이 잘 대처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나 또한 어느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로 남아있지 않았을까... 갈등의 요소를 피하지 말고, 피상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잘 읽어내어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종일관 말해주는 저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어렵다. 타고난 성질이 바뀌는 것은 180도가 아닌 360도를 돌려야 한다.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이해가 되질 않아서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 말이 무엇인지 감이 오는 듯 싶다. 인간이 성장 발전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꾸준히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면서 의식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 또한 이 성장의 그래프를 따라서 꾸준히, 열심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함을 잊지 말아야 함을 기억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