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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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하나의 존재는 바로 「책」이다.  책읽기는 일부러 멈추려고 해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더 많이, 더 깊이 읽고 싶다는 강한 욕구에서 나는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이미 읽은 책, 앞으로 읽을 책, 언제 읽을지는 알 수 없으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구입해 놓은 책 등 등 쌓여가는 책을 바라보는 기분은 다른 어디에서도 누릴 수 없는 가장 큰 기쁨을 가져다주기에 책을 버린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다.  책은 나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 <한국의 책쟁이들(2009.9.17. 청림출판)>은 「책」을 나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제목에 『한국』이라는 포괄적인 단어가 붙은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국의 책쟁이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책에 관한 한 고수 중에서도 최고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사람들이다.




<한국의 책쟁이들>은 5부로 나누어 28명을 소개하였다.  28명의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책에 대한 애정은 말할 것도 없다.  아파트가 책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을 비롯하여, 불어나는 책이 부부싸움의 단골 메뉴라는 것을 알면서도 책을 줄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인지 나는 짐작할 수 있기에, 그들의 상황이 안타깝기 보다는 부러운 마음이 더 컸다.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어디에다 둘까’하는 고민을 해보는 게 나의 소망이니.




<한국의 책쟁이들>을 읽으면서 28명의 고수들의 책과 관련된 다양한 생각들을 전수받은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한국의 책쟁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서재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왜냐하면 서재는 책 주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들여다 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머릿속을 속속들이 파헤쳐본 것과 같은 기분 말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다가오는 가을을 책과 함께 보내려고 하지만,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 <한국의 책쟁이들>을 추천하고 싶다.  책쟁이라고 칭하여지는 사람들의 독서량을 통해 자극을 받을 수 있고, 그들의 책 목록을 통해 어떤 책을 읽을지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나는 책 욕심이 많다.  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책쟁이들>을 읽으면서 내 욕심이 물적 욕심은 아니었는지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단순히 물적 욕심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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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위르겐 타우츠 지음, 헬가 R. 하일만 사진, 최재천 감수, 유영미 옮김 / 이치사이언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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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던가, 텔레비전에서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개체 수가 감소되는 현상을 비중 있게 다룬 자연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꿀벌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감소했는지 현재 양봉업 종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감소 원인은 지구의 온난화 혹은 전자파 때문일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의 미래에도 큰 타격이 있으리라는 끔찍한 전망을 내 놓기도 했었다.  인간의 생명연장에 반드시 필요한 먹을거리 대부분은 꿀벌의 도움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 책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2009.5.20. 이치사이언스)》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도 꿀벌의 감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인슈타인이 했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수분도 없고, 식물도 없고, 동물도 없고, 인간도 없다.(p325)」




이 책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의 제작 의미는 이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꿀벌이 간직한 은밀한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 보이지만, 이는 단지 미지의 섬을 탐구하려는 과학자의 시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꿀벌이 인간에게 얼마나 이로운 곤충인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함인 것이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이 꼭 집어서 말한 4년이라는 기간은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그만큼 꿀벌의 존재가 인간의 존재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이 책은 꿀벌이 척추동물이고 포유동물이라는 놀라운 주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세세한 증거들을 총 10장으로 나누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꿀벌이 퇴화하지 않고 계속 진화할 수 있었던 이유에서부터, 꿀과 꽃가루 그리고 프로폴리스를 수집하는 능력, 꿀벌끼리의 대화 능력까지 흥미로운 정보들이 빽빽하게 담겨있다.  10장에서 어느 것 하나 제외시킬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히지만, 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을 꼭 고르라면 꿀벌의 짝짓기를 선택하겠다.  저자는 ‘꿀벌의 짝짓기에 대해서는 아는 것보다 추측하는 것이 더 많다.’고 밝혔을 만큼 가장 베일에 싸여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나는 분명이 말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그리고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정말 신비롭고 놀랍다. 




이 책은 친절한 설명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특징은 사진에 있다.  양 다리에 매달려 있는 꽃가루는 모래주머니를 매단 것만 같아 귀엽고 앙증맞으며, 수벌의 생식기를 매달고 있는 여왕벌의 모습은 신비롭다.  꿀벌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 공들였을까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는 2007년 봄 즈음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벌’」을 읽었었다.  그 때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자연의 위대한 힘을 ‘벌’이라는 조그만 존재를 통해 확인하면서 무척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꿀벌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곤충인지, 얼마나 오묘한 곤충인지, 그리고 얼마나 복잡한 곤충인지 알게 되었다.  꿀벌을 포함한 모든 벌은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곤충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나는 달라졌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과 신비로운 꿀벌의 세계를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사진을 통해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도 분명히 꿀벌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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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본능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살인자 추적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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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으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노래 뒷부분을 ‘틀림없이, 틀림없이 나타난다~ 과학수사대’라고 고쳐서 부르고 싶어진다.  과학수사대가 등장하는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영향이리라.  실제로 CSI, 본즈 등의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살인사건이나 실종사건 등이 발생하면 틀림없이 현장에 출동해서 숨겨진 지문을 찾아내고 혈흔을 검사하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바로 과학수사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들의 직업이 위험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살인자 추적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 《살인본능(2009.9.7. 알마)》은 멋있고 흥미로운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이란 환상을 갖게 된 과학수사대와 관련된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저자는 법의곤충학자로서 사체에 기생하는 곤충을 조사해 범인을 밝혀내는 직업을 가졌다고 한다.  책의 처음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미리 경고한다.  실제 사건 수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말끔하게 풀어낼 수 없음을 기억하면서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텔레비전이 사람을 다 망쳐놓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여기서는 CSI, 본즈 등의 드라마가 사건 수사는 언제나 완벽하게 해결될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는 말로 다시 쓸 수 있다.  이는 실제 사건에서는 드라마에서처럼 완벽한 사건 시나리오를 찾아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살인본능(2009.9.7. 알마)》에는 수사관들의 반복되는 실수 혹은 복잡한 정황, 찾아내기 쉽지 않은 단서들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은 다양한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과학수사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증언이나 물증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수사관들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안타까운 점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범죄자들이 모습이다.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범죄자들의 행동의 원인은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일부분 찾아낼 수 있는데, 어린 시절의 관심과 사람이 인간의 인격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 《살인본능》 말고도 2권의 책을 더 출간했다고 한다.  실제 범죄수사는 상상했던 것처럼 드라마틱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지만, 다른 두 권의 책을 통해 과학수사 이야기를 좀 더 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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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 역사지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걷기여행 특강 1
이현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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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성곽도시’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최근에 읽은 어느 책에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러워했었는데,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라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의 무지가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 책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2009.9.15. 청어람미디어)》는 고려, 조선 그리고 대한민국까지 한반도의 중심지인 서울의 변천사를 알아보려고 떠나는 발자취를 담았습니다.  저자는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 「예전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은 왜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바꿀까를 상상해 보기 위해 답사를 떠나는 것(p15)」이라는 말과 함께 답사 경로 짜는 법, 지도를 읽는 법 등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을 『답사』의 기본상식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옛 지도를 들고 서울을 걷다》는 총 4장으로 나누어 하나의 공간이지만 또 서로 다르기도 한 서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선 1장에서는 「궁궐과 종로」를 답사합니다.  경복궁에서 광화문을 지나, 세종로, 혜정교, 종로, 피마길을 거쳐 보신각까지 다양한 지도와 자료를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경복궁이 지금의 자리에 지어지기까지의 복잡한 사연을 비롯하여, 조선 전기와 후기의 궁궐의 차이점 그리고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경복궁, 일제강점기 때 왜곡된 광화문의 위치 등 지금까지 몰랐던 많은 사실에 대해 알게 됩니다.  특히 궁궐의 위치는 아무 의미 없이 정하여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2장에서는 청계천을 답사하는데, 개인적으로 아직 청계천을 가보지 못했기에 주의 깊게 읽었습니다.  그동안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청계천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입체적으로 떠올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청계천 답사를 위한 서울 나들이를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3장에서는 도성을 답사하는데, 서울이 성곽도시라는 사실을 이 부분에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라는 게.  도성은 네 개의 산과 일곱 개의 문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가 서울이 성곽도시라는 것을 모르는 이유는 일제 강점기 이후에 진행된 성곽 파괴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년을 맞으면서 일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었는데, 일본의 성곽 파괴 사실에 또 한 번 분노하게 됩니다.  파괴된 성곽은 지금도 계속 복원작업 중이라고 합니다.  아예 사라지고 복원도 되지 않은 성곽도 있고, 도심 중심부로 가까워질수록 도로 때문에 끊어져서 복원이 어려운 성곽도 물론 있지만요.  도성답사는 「창의문에서 시작해 인왕산을 거쳐 서대문, 서소문, 남대문, 남산, 광희문, 동대문, 낙산, 혜화문, 응봉, 숙정문, 북악산을 거치는 경로가 가장 좋다(p1290」고 합니다.  하지만 창의문으로 올라가든지, 낙산, 북악산, 남산으로 올라가든지, 어떤 경로를 선택해도 도성 답사는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조사하고 탐구하는 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보는 답사의 궁극적인 목표를 알리고 있습니다.  옛 지도와 현재의 지도를 비교해 가면서 과거 찾기를 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의 또 다른 측면을 보았습니다.  답사는 여행의 의미와는 멀지만, 여행의 범주에는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은 동일할 테니까요.  우리 모두 『답사』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만으로도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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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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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사실 나는 길치에 방향치라서 익숙한 곳이 아닌 낯선 장소로 떠날 계획이 잡히면 그곳의 지리부터 잠잘 곳, 식사할 곳 등의 정보를 철저히 챙긴다.  그리고는 정해져있는 길을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절대로.  그런데 최근 길을 잃고 우연히 들르게 된 장소가 얼마나 멋졌었는지를 말하는 글을 읽고 나서, 나는 그동안 너무 재미없는 여행을 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후회를 잠시 했었다.  이미 정해진 루트에서는 약간은 예상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면, 우연히 발견한 장소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장소이니만큼 전혀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발길 닿는 대로 정처 없이 걷는 여행을 해보리라 다짐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차에 제목이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바로 최영미 시인의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2009.9.1. 문학동네)》라는 책이다.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는 ‘1부 아름다움에의 망명’, ‘2부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소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예술가를 찾아 돌아다니는 여행, 예술가의 삶을 되짚어보는 여행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연결 지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의 의미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으로 유명한 유적지, 멋들어진 건물들이 들어서있는 도심 등을 돌아다니면서 눈을 호사시키는 것이 아니다.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에서 말하는 여행은 한마디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고 있어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단지 저자의 궁금한 것을 알고 싶은 마음,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책 전체에서 골고루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러하다.




저자는 가우디, 미켈란젤로, 콜비츠, 반 고흐, 박수근 등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작가의 삶을 되돌아보고 작가의 진실한 모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랑과 절망, 희망을 본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예술가에게나, 작가에게나,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나,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과 절망 그리고 희망」은 삶을 살아낼 수 있는 묘약과도 같은 것이기에 여행의 최종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길은 정해진 루트가 없다.  그렇기에 다가올 미래에는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이미 지나간 과거에는 그리움과 후회를 갖기 마련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행도 인생과 같지 않을까.  길을 잃으면서 한걸음 내딛은 인생의 여정이 더 돋보이듯이, 여행도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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