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In the Blue 4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떠나지 못하는 내게 여행에세이가 주는 기쁨은 크다.  세계 일주를 꿈꾸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엔 나에게 그만한 용기가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책.  나는 책으로 페루의 마추픽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 요르단의 페트라, 인도의 타지마할, 칠레의 이스터 섬, 중국 티베트의 포탈라 궁,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에 다녀왔고,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성벽 앞에 서 봤으며 플리트비체 호수공원을 거닐 수 있었다.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도 다녀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어떻게 그 많은 도시, 유적지, 자연을 손으로 다 꼽을 수 있겠는가.  책으로 떠나는 여행도 실제로 떠날 때와 똑같은 설렘을 느낄 수 있고, 꿈속에서는 몇날며칠을 그리운 그곳을 헤매고 돌아다닌다.  여행 작가 박준 또한 『책여행책(2010)』에서 【책여행은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산책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며 ‘여행자’로서만이 아니라 삶을 가꾸는 ‘창조자’로 살아보는 일이다. 사실이건 몽상이건 이런 여행을 통해 세계와 좀 더 가까워진다면, 다른 삶을 보면서 내가 되고 싶은 존재에 근접해간다면, 세상에 이만한 여행은 없다.(p9)】라고 하지 않았던가. 




‘번짐 시리즈’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벌써 네 번째를 맞은 번짐 시리즈는 엉덩이가 무겁다고 소문난 나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었다.  크로아티아로 시작해서 벨기에, 불가리아를 거쳐 폴란드에 당도한 번짐 시리즈는 또 어떤 설렘을 선물할까.  책장을 넘기기 전 긴장 때문에 손이 떨렸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2011.5.20. 가치창조)》는 쇼팽의 나라이며 퀴리부인, 코페르니쿠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나라이다.  또한 난쟁이들이 숨어있는 나라이기도 하며, 아우슈비츠란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나라이기도 하다.  자, 이제 폴란드로 여행을 떠나 볼까.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도시의 80% 이상이 파괴되었다가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중세의 유적과 유물이 복원되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복원 과정을 엽서에 담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념품은 없을 것 같다.  바르샤바의 수호신인 인어상, 쇼팽의 심장이 쉬고 있는 성 십자가 교회가 이곳에 있다.  코페르니쿠스의 흔적을 찾고 싶다면 토룬으로 가자.  그리고 160명의 난쟁이를 찾아가는 보물찾기 여행을 원한다면 브로츠와프로 가자.  그런데 나치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재건축되었다는 바르샤바와 브로츠와프는 건물이 지어질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그 자리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아주 관리가 잘 된 고풍스런 건축물들 말이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짐작이 된다.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도시 아우슈비츠에서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에서는 바르샤바와 토룬, 브로츠와프, 크라쿠프, 아우슈비츠, 다섯 개의 도시를 소개한다.  각각의 도시는 그 도시만의 개성을 간직한 채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동안 폴란드 때문에 마음 설레며 지낼 것이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로 떠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 - 아이를 크게 키우는 칭찬은 따로 있다!
김윤정.정윤경 지음 / 담소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 제목을 인용한 칭찬 표현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칭찬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동기부여 혹은 자기실현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해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의 반영인데요. 저는 제 자신에게도 무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열심히 해서 성취한 대가로 칭찬 보다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제 상식에서 칭찬이란 메시지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칭찬은 하면 할수록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겠지요.


그런데 칭찬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있습니다. ‘아이를 크게 키우는 칭찬은 따로 있다!’는 부제로 칭찬의 역효과를 이야기하는 책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2011.4.11. 담소)》이 그것입니다.


《내 아이를 망치는 위험한 칭찬》은 『1장, 칭찬이 내 아이를 키운다』라는 소제목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칭찬의 놀라운 힘’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부모의 격려와 칭찬은 자기효능감이 높고 자기주도적이며 성취동기가 높고 대인 관계가 원만한 아이로 성장하는데 훌륭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2장, 칭찬이 되려 독이 될 수도 있다』에서는 ‘안 하느니만 못한 칭찬의 역효과’를 설명합니다. 저자는 약이 되는 칭찬과 독이 되는 칭찬을 구분하면서 부적절한 칭찬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려줍니다. 『3장, 약이 되는 칭찬은 따로 있다』와 『4장, 연령과 발달 단계에 따른 칭찬법』, 『5장,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의 기술』에서는 구체적인 칭찬 방법, 칭찬 기술을 설명하는데, 긍정적인 성과를 공감하는 구체적인 칭찬과 타고난 자질이 아닌 노력에 대한 칭찬, 칭찬스티커 등 물질적인 보상으로 대신하는 칭찬이 아닌 내적 동기를 자극시킬 수 있는 칭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부록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한번 쯤 고민해보았을 법한 사례와 이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수록하였습니다.


칭찬은 무조건 좋다고만 생각해왔었는데 부적절한 칭찬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연령, 기질, 유형에 따라 아이에게 맞는 칭찬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역시 부모가 되는 길인 어렵고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조카들에게 남발했던 칭찬의 말이 걱정스럽기도 하며 앞으로 제대로 된 칭찬의 말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이에게 독이 되는 칭찬도 있다는 점, 현명한 칭찬의 기술을 습득해야한다는 정보를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과 언니, 오빠, 동생들에게 어서 퍼뜨려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규모 9.0 대지진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현재 원전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일본열도는 방사능 오염과 확산에 대한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본이 원전 확대 정책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당초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백지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원전 사고 후 1986년 4월에 일어났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비교하는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또한 방사능에 오염된 도시 체르노빌과 주민들에 대한 기사도 읽을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 기사들을 통해 방사능 오염의 심각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체르노빌 사고는 이미 옛날일로 기억 저편으로 물러났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고라는 사실이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무섭고 걱정스럽습니다.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절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원전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기에 ‘반핵평화소설’ 《체르노빌의 아이들(2011.4.25. 프로메테우스출판사)》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1984년 4월 26일 새벽 1시 30분,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을 열다섯 살 소년 이반이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세계 제일의 원자력 기지를 꿈꿔왔던 프리프야트 마을의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러나 발전소의 화재 사고로 프리프야트 마을 주민들은 군인들의 통솔 아래 대피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떠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해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대피 차량으로 옮겨 타기 위해 밖으로 나오면서 이미 방사능에 오염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상 징후는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체르노빌의 아이들》은 원전 사고 후 발전소 총괄 담당자 안드레이 세로프 가족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보여줍니다.  안드레이는 발전소에서 사고 처리 중 사망했고, 아들과 딸은 엄마와 떨어져 낯선 병원에서 홀로 쓸쓸하게 눈을 감습니다.  엄마 타냐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오가며 아들, 딸의 행방을 수소문 합니다.  하지만 체르노빌에서 온 아이들의 행방과 몸에 보이는 이상 징후들, 사망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타냐는 아이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한 가족이 다시는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운명에 처해지게 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생각하니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가상이 아닌 실제이니 더 답답합니다. 




일본은 원전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가 여전히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 중에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편리한 만큼 위험성은 큽니다.  이런 위험이 우리에게 닥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
김선현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우연한 기회에 목격한 마그리트의 <향수>는 쉽사리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 그림이었다.  그림 속 사자와 날개 달린 남자의 무기력한 모습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밀림의 왕자로 불리는 사자와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에게 갇혀있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공간에 있는 남자와 사자가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 다른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림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우울한 분위기가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아 눈길을 피하고만 싶었다.  하지만 며칠 동안 <향수>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그림 속 남자의 마음이 꼭 내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다.  남자와 사자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해답을 찾고 싶었다.  그 후 르네 마그리트를 조명한 책을 찾아 읽으면서 그의 성장기, 수수께끼 같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글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보이지 않는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그 무언가를 볼 수 있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은 불안감을 키운다.  그러나 그 불안감을 극복할 때에만 그 곳으로 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나에게 마그리트는 불안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내가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얻은 긍정적인 메시지처럼 ‘화가의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게 해주는 명화의 치유력’에 집중한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2011.4.15. 좋은생각)》은 명화와 미술치료를 접목한 책이다.  최근 미술치료 관련 책을 읽었는데 글이나 그림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하는 과정에서 신체질환이나 마음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저자는 ‘그림은 자전적인 화가의 작품내용을 통해 해결되지 못한 감정의 갈등요소와 현재, 미래의 자기문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그림을 감상하는 우리는 무의식의 갈등을 자극받아 자기성찰적인 문제와 대면하게 되고 의식차원에서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되는 치유의 효과를 얻는다(p7)’고 말하며 또한 ‘그림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게 각자의 마음에 새롭게 태어난 그림은 우리의 감정과 정서를 부드럽게 혹은 격렬하게 자극하고 위로를 주며 정화시킨다.  명화의 치유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p15)’고 말하면서 고갱, 클림트, 샤갈, 로트렉, 뭉크, 고흐, 달리 그리고 마그리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는 테라피 노하우를 소개한다.   




《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은 화가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요 테마들이 화가들의 심리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면서 명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나의 감정과 일직선상에 놓여있는 화가들의 심리상태로부터 나의 상처를 극복하고 위로할 수 있는 치유력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히 읽는 행위에 그치지 말고 테라피 노하우에서 소개한 방법을 실행해 보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마그리트가 수록되어 있어서 책 읽는 시간이 더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근초고왕을 고백하다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라와 고구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로 인식되어 오던 백제가 최근 드라마 ‘근초고왕’의 방영 덕분인지 백제의 진면목을 알고자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1’이란 부제가 달린 《근초고왕을 고백하다(2011.4.20. 가람기획)》도 이러한 맥락에 부합되는 책으로, 백제하면 떠오르는 두 명의 왕, 근초고왕과 성왕에 대해서 살펴본다.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크게 1장 근초고왕의 시대와 2장 성왕의 시대로 구분했다.  근초고왕 이전의 상황과 이후의 상황 그리고 근초고왕의 업적을 설명하며, 성왕 시대의 설명도 1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신라와 고구려의 역사에 비해 백제의 역사는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봐도 딱히 떠오르는 정보가 없다.  근초고왕 시대에 백제 역사상 최대 영토를 가졌었고 일본에 칠지도를 하사했었다는 정도.  그리고 나 ․ 제동맹이 파기되고 성왕의 죽음 후 백제의 중흥이 좌절되었다는 정도가 기억날 뿐이다.  저자도 안타까움을 토로하듯이 백제는 한반도에 존재했었는지 여부가 의심스러울 만큼 백제사의 자취는 희미하다.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역사임에 분명하지만 백제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구려와 신라 시대를 조명했던 시대극을 재미있게 시청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 ‘근초고왕’을 한 번도 보지 않은 내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이러한 현실에서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백제의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어왔지만 자료 부족으로 그 진면목이 가려져왔던 백제 13대 근초고왕과 26대 성왕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살폈다’고 말하지만, 역시 백제를 대표하는 두 명의 왕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만 절감하게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신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가야 연맹과 관련된 역사다.  고구려에 대항한 남쪽 세력으로 백제 - 가야 - 왜가 자리했었다는 사실, 게다가 백제가 가야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사실은 훗날 가야가 신라에 흡수된 것으로 미루어 가야연맹이 신라의 영향권 아래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은 잘못된 생각이다.




백제를 조명한 책과 만나면 얼마나 흥분되는지 모른다.  이번에야 말로 자세한 백제사를 들여다볼 기회가 되겠거니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번이 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백제사를 읽을 기회와 마주하게 된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처럼 마음이 들뜰 것이란 걸 나는 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잃어버린 백제사를 되찾을 날이 올 것이란 걸 나는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