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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초고왕을 고백하다 ㅣ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평점 :
신라와 고구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로 인식되어 오던 백제가 최근 드라마 ‘근초고왕’의 방영 덕분인지 백제의 진면목을 알고자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1’이란 부제가 달린 《근초고왕을 고백하다(2011.4.20. 가람기획)》도 이러한 맥락에 부합되는 책으로, 백제하면 떠오르는 두 명의 왕, 근초고왕과 성왕에 대해서 살펴본다.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크게 1장 근초고왕의 시대와 2장 성왕의 시대로 구분했다. 근초고왕 이전의 상황과 이후의 상황 그리고 근초고왕의 업적을 설명하며, 성왕 시대의 설명도 1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신라와 고구려의 역사에 비해 백제의 역사는 머릿속을 아무리 뒤져봐도 딱히 떠오르는 정보가 없다. 근초고왕 시대에 백제 역사상 최대 영토를 가졌었고 일본에 칠지도를 하사했었다는 정도. 그리고 나 ․ 제동맹이 파기되고 성왕의 죽음 후 백제의 중흥이 좌절되었다는 정도가 기억날 뿐이다. 저자도 안타까움을 토로하듯이 백제는 한반도에 존재했었는지 여부가 의심스러울 만큼 백제사의 자취는 희미하다.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역사임에 분명하지만 백제에 대한 관심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고구려와 신라 시대를 조명했던 시대극을 재미있게 시청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 ‘근초고왕’을 한 번도 보지 않은 내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이러한 현실에서 《근초고왕을 고백하다》는 ‘백제의 역사에 있어서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어왔지만 자료 부족으로 그 진면목이 가려져왔던 백제 13대 근초고왕과 26대 성왕에 대한 역사를 자세히 살폈다’고 말하지만, 역시 백제를 대표하는 두 명의 왕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만 절감하게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신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가야 연맹과 관련된 역사다. 고구려에 대항한 남쪽 세력으로 백제 - 가야 - 왜가 자리했었다는 사실, 게다가 백제가 가야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사실은 훗날 가야가 신라에 흡수된 것으로 미루어 가야연맹이 신라의 영향권 아래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은 잘못된 생각이다.
백제를 조명한 책과 만나면 얼마나 흥분되는지 모른다. 이번에야 말로 자세한 백제사를 들여다볼 기회가 되겠거니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번이 그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백제사를 읽을 기회와 마주하게 된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처럼 마음이 들뜰 것이란 걸 나는 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잃어버린 백제사를 되찾을 날이 올 것이란 걸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