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규모 9.0 대지진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현재 원전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일본열도는 방사능 오염과 확산에 대한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본이 원전 확대 정책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당초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백지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원전 사고 후 1986년 4월에 일어났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비교하는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또한 방사능에 오염된 도시 체르노빌과 주민들에 대한 기사도 읽을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 기사들을 통해 방사능 오염의 심각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체르노빌 사고는 이미 옛날일로 기억 저편으로 물러났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진행 중인 사고라는 사실이 두려움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무섭고 걱정스럽습니다.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절대로,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원전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 시기에 ‘반핵평화소설’ 《체르노빌의 아이들(2011.4.25. 프로메테우스출판사)》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1984년 4월 26일 새벽 1시 30분,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을 열다섯 살 소년 이반이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세계 제일의 원자력 기지를 꿈꿔왔던 프리프야트 마을의 자랑거리였습니다.  그러나 발전소의 화재 사고로 프리프야트 마을 주민들은 군인들의 통솔 아래 대피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떠나는 것이 안전을 보장해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대피 차량으로 옮겨 타기 위해 밖으로 나오면서 이미 방사능에 오염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상 징후는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체르노빌의 아이들》은 원전 사고 후 발전소 총괄 담당자 안드레이 세로프 가족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 보여줍니다.  안드레이는 발전소에서 사고 처리 중 사망했고, 아들과 딸은 엄마와 떨어져 낯선 병원에서 홀로 쓸쓸하게 눈을 감습니다.  엄마 타냐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오가며 아들, 딸의 행방을 수소문 합니다.  하지만 체르노빌에서 온 아이들의 행방과 몸에 보이는 이상 징후들, 사망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타냐는 아이들을 찾을 수 없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한 가족이 다시는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는 운명에 처해지게 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생각하니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이 사건은 가상이 아닌 실제이니 더 답답합니다. 




일본은 원전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가 여전히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 중에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편리한 만큼 위험성은 큽니다.  이런 위험이 우리에게 닥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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