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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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하얀 종이 위에 ‘이’와 ‘탈’ 그리고 ‘리’와 ‘아’라는 한글 넉자를 써넣고 세 시간을 기다렸다. 이탈리아를 표현할 수 있는 적당한 수식어가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제는 ‘이탈리아’라는 글자 앞에 어떤 수식어를 넣을까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내 고민이 참으로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이 나라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혹은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 아름답고 매혹적인 문화가 바로 연상되니 말이다.

 

니체와 헤밍웨이 그리고 헤르만 헤세 등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사랑했던 시인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생에 한 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2011.12.13. 21세기북스)》는 ‘일생에 한 번은 시리즈’ 답게 단순히 여행지의 풍광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소소하면서도 강렬한 전통과 문화를 함께 소개한다. 최도성 님의 ‘일생에 한 번은 시리즈’는 「동유럽」과 「스페인」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되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이탈리아』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곳이었기에 어떤 숨은 이야기를 들려줄지 더욱 기대되었다.

 

베네치아에는 자동차가 없다. 신기하다! 베네치아는 409개의 다리로 118개의 작은 섬들 사이를 연결한다. 과연 ‘물의 도시’답다. 다리마다 얽힌 전설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역감정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에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는 지역감정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현실을 접하고 보니 세상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매한가지란 말이 새삼 가깝게 느껴졌다. 세기의 바람둥이로 유명한 카사노바가 복권 제도의 창안자라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이 사랑한 베네치아가 상술에 찌들어 과거의 아름다웠던 빛은 바랜 듯 느껴졌다. 또한 후기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건축물로 유명한 도시 비첸차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에는 로마네스크에서 고딕, 고딕에서 르네상스, 르네상스에서 다시 바로크로 이어지는 미술 양식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는 건축물도 즐비하다.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르면서 굳이 꼭 가봐야 할 장소의 목록을 만드는 건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길 닿는 곳 어디든 그곳이 이탈리아라면 역사와 예술이 빚어낸 장소일 테니 말이다. 정말, 진짜, 빈말이 아니고, ‘일생에 한 번은’ 이탈리아를 만나고 싶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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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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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는지 가늠해 볼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을 오래 전 도서관에서 읽었던 게 <사도세자의 고백>과의 첫 만남이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으면서 어릴 적 텔레비전 드라마와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통해 알고 있던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련된 역사가 실록의 기록과 무척 다르다는 점이 놀라웠었다. 나는 왜 역사의 진실과 다른 정보를 사실로 알고 있었을까, 왜 그렇게 배웠을까,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은 후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혜경궁 홍씨’는 완전히 다른 인물로 내 머릿속에 인지되었다. 그리고 내가 역사적 진실이 아닌 것을 옳다고 믿고 있는 사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하니 더 많이 읽고 부지런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깊고 깊었을 사도세자의 억울하고 두려운 심정을 이제라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니 그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보았었다.

 

<사도세자의 고백> 개정판이 나왔다.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이란 부제가 달린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2011.11.24. 역사의아침)》는 이전 판의 표기 오류 등을 정정하였고, 사도세자의 죽음이 영조의 이상성격과 사도세자가 앓았던 정신병이 원인이 아니었음을 밝히기 위한 근거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사료 등의 사도세자와 관련된 자료를 보충하였다.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는 ‘들어가는 글’부터 흥미진진하다. 이덕일의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으면서 과거 우리 사회가 옳다고 믿었던 진실이 거짓으로 들어나는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사도세자의 고백>은 무턱대고 한중록과 사도세자의 정신병력을 무시하지 않는다. 사료를 통한 충분한 근거를 들어 독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그래서 이덕일의 역사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것 아닐까. 짧은 식견으로 누가 옳다 편을 들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은 독자라면 논리적으로 누구의 말에 더 신뢰가 가는지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도 없는 말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상에는 진실과 거짓이 공존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를 통해서 알게 되는 많은 정보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오롯이 내가 키워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벅찬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사도세자의 고백>과 같은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나는 기쁘다.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비명에 간지 250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노론사관으로 움직이는 세상이 섬뜩하다. 하지만 지금은 250년 전과 달리 비판이라도 할 수 있으니 발전했다고 해야 할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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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 上 - 신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천 년의 드라마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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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로마의 시조라는 전설은 분명 허구일 것이다. 이렇듯 로마의 초기 역사의 시점이 어디서부터 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고대 로마 문명은 왕정에서 공화정 그리고 제정 시대를 거치면서 거대한 제국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지중해 연안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로마 제국의 위상은 거대해졌고, 로마 제국의 문화와 역사는 서양 문화와 역사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이후 로마 제국이 멸망하였어도 지구상에 살아 숨 쉬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 로마 제국이 존재했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없게 되었다.

 

내가 처음 접한 로마 제국은 영화 「벤허」인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는데 영화광이었던 엄마의 양 손을 하나씩 나눠 잡고 동생과 함께 어두컴컴한 극장 안으로 들어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처음 본 영화였고, 처음 접한 로마 제국의 모습이었는데 어린 내게 참으로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그 뒤로 로마를 소재로 다룬 영화나 책은 무조건 사양하지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신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천 년의 드라마’라는 부제가 달린 《로마上·下(2012.1.10.추수밭)》는 내가 읽지 않고선 못 배길 정도로 궁금한 ‘책’임에 분명하지만, 작가가 스티븐 세일러이기에 특히 더욱 관심이 간 작품이다. <로마 서브 로사>로 이미 익숙한 작가이기에 그러하고, 로마 이야기에 한해서는 스티븐 세일러라는 작가를 신뢰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놀란 부분은 분명 로마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있던 점이다. 역사서의 대중화로 이해하기 쉬운 편안한 문체로 출간된 책이 많아진 요즘이지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역사서 중에서도 소설화 된 책은 없기에 그러했다. 스티븐 세일러는 이미 알려진 로마 제국의 탄생 신화와 전설 그리고 역사를 맛있게 버무려서 로마의 천 년의 역사를 한 편의 드라마로 재탄생 시켰다.

 

선사시대 로마는 사람이 살지 않던 땅이었다.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역사는 이 땅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지 소금장수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을 뿐인 그 땅에 시간이 흘러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최초의 로마 신 ‘파스키누스’인 황금 호신부의 계승자 포티티우스와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가 그 땅 위에서 만나게 된다. 스티븐 세일러는 암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신화가 현실과 타협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어 로물루스가 로마의 왕이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즉 로마의 왕정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스티븐 세일러는 《로마》에서 초기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이행하고 약 450년 간 지속된 공화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로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쭉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두 읽은 뒤에는 책 내용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된다. 이 책을 읽으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은 진짜 로마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짜 로마의 역사를 재현해 내는 일을 스티븐 세일러가 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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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
로널드 애런슨 지음, 변광배.김용석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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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2011.7.25. 연암서가)》은 ‘20세기 프랑스 지성계의 두 거인 사르트르와 카뮈, 카뮈와 사르트르의 우정과 결렬 과정에 대한 재 탐사(p4)’의 내용을 담았다.  저자는 여기서 재 탐사란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 이 책이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 첫 번째 저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사르트르와 카뮈의 관계를 조명한 저서가 얼마만큼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이 책이 두 사람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도록 도운 첫 번째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사르트르와 카뮈를 한 공간에 두고서 함께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와 카뮈의 우정과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처음 접하였을 때 나는 두 인물의 만남과 헤어짐의 역사가 왜 이토록 중요하게 다루어지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타인과 만나 우정을 나누다가도 의견 충돌로 얼마든지 헤어질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사르트르와 카뮈의 만남과 헤어짐은 나와 같은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르트르와 카뮈의 존재적 가치가 그만큼 대단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우정은 1943년 첫 만남 이후 10년 이상 지속된다.  그들의 우정이 쉽게 맺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의 작품을 통한 비판적 독서로 이미 가깝고 친숙해져 있었던 상태였다고 말한다.  사르트르와 카뮈는 각자의 글을 흠모했고 서로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합을 이룰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념적인 대립과 갈등이 증폭되면서 지식인의 정치적 행동을 필요로 할 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생각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글로 시작된 끈끈한 우정이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이 원인이 되어 갈등을 유발시키고 급기야 대립 관계로 변질된 과정을 책에서는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서로 다른 철학, 사상은 서로 다른 정치적 신념으로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그들의 불화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불화의 원인은 그들 각자가 지난 세기에 대립했던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발생한 전 세계사적 갈등을 구현하고 있었다. 비록 카뮈가 자본주의 진영에 전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고, 또한 엄밀한 의미에서 사르트르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 두 명의 논쟁 당사자는 종국적으로는 자신들이 각각 감당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한 세력을 대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p19




이름은 익숙하지만 두 사람의 작품은 아직 읽지 못한 나는 《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를 읽으면서 그들의 글이 더욱 더 궁금해졌다.  이후 사르트르의 작품을 읽을 때면 카뮈를 떠올리게 될 것이고, 카뮈의 작품을 읽을 때면 사르트르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끝끝내 화해하지 못했지만 서로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와 카뮈의 논쟁사는 얽기고 설킨 복잡한 관계로 인하여 지루하게도 느껴졌지만 20세기 지성계의 두 거인이 간직하고 있는 비밀 속으로 침투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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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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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감정은 참으로 오묘하다.  인간이 스스로 지켜야할 것은 명예 혹은 재산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최우선은 생명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도 있듯이 명예나 재산을 모두 잃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랑은 종종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빛을 향해 나는 습성 때문에 불 속으로 들어가는 불나방처럼 앞으로 자신의 인생은 어찌될지 예상하지 못하고 위험 속으로 돌진한다.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이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남자를 여기서 만날 수 있다.




심리스릴러 소설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2011.8.8. 해냄)》의 처음은 저녁을 함께 먹기 위해 집으로 와야 할 약혼녀가 교통사고로 현장에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는 어느 남자를 보여준다.  그리고 약 8개월 후 라디오 스튜디오를 점령한 한 남자가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정한 구호를 외치지 않을 경우 인질을 한 명씩 죽이는 ‘캐시 콜 게임’을 시작한다.  첫째 딸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이라는 이날 아침 스스로 죽기로 결심하지만 갑자기 터진 사건 현장으로 억지로 끌려오게 된다.  인질의 목숨을 위협하는 범인이 협상 전문가로 이라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미 죽은 사람을 찾아달라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인질범의 요구는 처음에 묵살 당한다.  단순히 정신이상자의 이상행동으로 치부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라는 얀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약혼녀 레오니의 사망에 뭔가 수상쩍은 낌새가 있음을 알아차린다.  게다가 둘째 딸 키티가 얀이 점령한 스튜디오 안에 있음을 알게 된 이라는 더더욱 레오니의 생존이 절실해진다. 




인질범과 인질들, 인질범과 협상 전문가의 관계 등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문장은 섬세하면서도 치밀하다.  겉으로 보기에 이 소설은 사랑하는 약혼녀 레오니를 찾으려는 한 남자의 절규와 첫째 딸 사라의 자살을 막지 못한 죄책감으로 삶의 끈을 놓아버린 이라가 위험에 빠진 둘째 딸 키티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두 가지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두 개의 이야기는 벗겨도 벗겨야 할 껍질이 계속 나오는 양파처럼 하나의 이야기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분화를 거듭하다가 급기야는 하나의 이야기로 만난다.  사건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는 무척 매력적이다. 




장르소설은 여름에 읽어야 제 맛이다.  나는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추리소설과 스릴러소설을 읽으며 무더위를 견뎠다.  그리고 여름이 다 지나갈 무렵 읽기 시작한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는 약간 남아있던 더위를 싹 사라지게 만든 작품이다.  독일소설이라고 해서 딱딱한 문체의 글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흥미로운 스토리에 감탄만 나온다.  올 여름에 읽어야 할 장르소설로 추천한다.  더위가 물러가기 전에 꼭 읽어보시길.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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