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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평점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는지 가늠해 볼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책을 오래 전 도서관에서 읽었던 게 <사도세자의 고백>과의 첫 만남이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으면서 어릴 적 텔레비전 드라마와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통해 알고 있던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련된 역사가 실록의 기록과 무척 다르다는 점이 놀라웠었다. 나는 왜 역사의 진실과 다른 정보를 사실로 알고 있었을까, 왜 그렇게 배웠을까,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은 후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혜경궁 홍씨’는 완전히 다른 인물로 내 머릿속에 인지되었다. 그리고 내가 역사적 진실이 아닌 것을 옳다고 믿고 있는 사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하니 더 많이 읽고 부지런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깊고 깊었을 사도세자의 억울하고 두려운 심정을 이제라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었으니 그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보았었다.
<사도세자의 고백> 개정판이 나왔다.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이란 부제가 달린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2011.11.24. 역사의아침)》는 이전 판의 표기 오류 등을 정정하였고, 사도세자의 죽음이 영조의 이상성격과 사도세자가 앓았던 정신병이 원인이 아니었음을 밝히기 위한 근거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사료 등의 사도세자와 관련된 자료를 보충하였다.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는 ‘들어가는 글’부터 흥미진진하다. 이덕일의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으면서 과거 우리 사회가 옳다고 믿었던 진실이 거짓으로 들어나는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사도세자의 고백>은 무턱대고 한중록과 사도세자의 정신병력을 무시하지 않는다. 사료를 통한 충분한 근거를 들어 독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그래서 이덕일의 역사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것 아닐까. 짧은 식견으로 누가 옳다 편을 들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읽은 독자라면 논리적으로 누구의 말에 더 신뢰가 가는지 판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근거도 없는 말을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상에는 진실과 거짓이 공존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를 통해서 알게 되는 많은 정보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오롯이 내가 키워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벅찬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사도세자의 고백>과 같은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나는 기쁘다.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비명에 간지 250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노론사관으로 움직이는 세상이 섬뜩하다. 하지만 지금은 250년 전과 달리 비판이라도 할 수 있으니 발전했다고 해야 할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