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어떤 절망의 풍경도 신동엽의 언어가 놓이면, 시대를 극복해보려는 ‘낙관적인 비관주의‘로 순식 간에 역전되는 것을 그의 모든 시에서 경험하게 되는데
일본군이 물러간 자리에 미군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문제들 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전주 시내 위로 미군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포고문을 뿌렸는데, 그 내용은 미군이 ‘해방군‘이 아니라, 또 다른 점령군‘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왔다는 것을 알리는 거여다.
그들은 주력을 잃은 역사의 패잔병들, 뚱딴지 같은 군소리들을씨부렁거리면서 뒷전으로만 배회한다. 그들로부터 힘은 완전히 거세되었다. 마치 바람빠진 고무풍선처럼 축 늘어졌다.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산으로 갔어요.그리움은 회올려하늘에 불 붙도록뼛섬은 썩어꽃죽 널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