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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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책이든 영화든 아니면 드라마든 스릴러를 좋아한다. 더 지엽적으로는 범죄스릴러 장르를 가장 선호한다. 사건 발생 후부터 하나하나 증거를 모으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추리를 해가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기 영국 드라마 중에 '셜록'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제목 그대로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이 탄생시킨 셜록 홈즈라는 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미국 드라마 '프렌즈Friends' 이후에 가장 재미있게 본 그리고 보고 있는 드라마인데, 이 역시 범인을 쫓고 미스터리 사건을 자신만의 무기인 특출한 관찰력과 집중력으로 해결하는 추리물이자 범죄 스릴러물이다. 바로 주인공 셜록이 보여주는 관찰의 기술이 담긴 책이 이 책 [우아한 관찰주의자]이다.

 

사실 이 책 제목과 내용을 알게 된 후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바로 셜록이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셜록의 그 기막힌 관찰의 기술에 감탄을 연발하고 혼자 환호했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니! 안 볼 이유가 없다.

 

이 책의 혹은 관찰 대신 '지각의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오랜 세월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이기도 한 저자의 가장 특이한 점은 이 관찰의 기술을 '미술작품'을 통해 학습하고 훈련하고 발전시키며 완성에 이르게 한다는 점이다.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내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훨씬 많은 양과 높은 질로 관찰의 기술, 지각의 기술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놀랐다.

 

작품당 평균 17초에 불과하다는 미술품의 관람시간.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시간에 쫓기지 말고 보고 싶은 만큼 보라고 주문한다. 대신 그 작품에서 얻어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끌어낼 것도 함께.

또한 이러한 관찰 연습과 훈련들이 비단 위기상황이나 범죄현장에서만 유용하고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비록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적용할 만큼의 수준이 아직은 안 되기 때문에 피부로 와 닿는 변화는 없지만 셜록의 관찰력과 집중력에 한걸음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

 

그녀의 말대로 이 책을 통해 '눈을 뜨고' 중요한 것을 '보는 법'을 배워서 나의 그리고 우리의 세상이 달라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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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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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일종의 정신병처럼 긴 세월 동안을 도저히 떨쳐낼 방법이 없이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울까. 그런데 거기에 더해 그 매일같이 꾸던 악몽이 나도 미처 몰랐던 나의 잊혀진 과거라면?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는 과연 어떤 생각이 들고 어떤 기분일까.

 

이러한 상황에 놓인 것이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유능한 여검사, 야나 베르셀리우스다. 전 검찰총장의 딸로서 본인 역시 검사가 되어 활약을 펼치고 있던 그녀. 하지만 이민국 과장 한스 율렌의 살인 사건을 계기로 의문에 휩싸인 살인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하나의 사건만 해도 워낙 실마리가 적어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사건들이 터지니 경찰들이 굉장히 버거워하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조금씩 단서와 증거들을 확보해가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반면, 야나가 경찰과 함께가 아닌 단독으로 은밀히 행동하면서 전개되는 상황들은 너무도 아무 문제없이 매끄럽게 넘어가 비현실적이었다고 할까 조금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선진국이자 복지국가로 난민의 망명이 끊이지 않는 스웨덴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막연하게 듣거나 봄으로써 알게 된 스웨덴이라는 한 나라에 대한 개인적인 이미지를 꽤 많이 바꾸어주었다. 사실 아무리 살기 좋은 나라라 하더라도 그곳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섞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온갖 범죄와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라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사실을 스스로 너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라 하겠다.

 

사실 스웨덴에서 건너온 작품은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처음 접해 보았는데, 역시 다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해서 그런지 스웨덴 작품이라 어떤 점이 남다르더라 라던가 하는 특이점들은 딱히 찾을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이 북유럽 스릴러의 명가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런 스웨덴에서 요즘 강력하게 떠오르는 신예작가인 저자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라 생각했다. 이 책 [marked for Life]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소설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앞으로 나올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은 또 어떤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할지 기대가 크다. 벌써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스릴러 소설과 함께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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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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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라는 이름의 가게가 있다. 그 가게는 작은 마을에 있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아무도 그 곳에서 상주하며 물건을 파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가게에는 물건들이 놓여 있고 손님들도 꾸준히 찾아온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없다고 했는데, 손님들이 가게에 들러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나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고 대신 자신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썼으면 하는 혹은 쓸 만한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가져다 두고 간다.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 힘겨워 하는 할머니가 꽃씨를 담은 작은 종이봉지를 놓고 가기 위해 들어오고, 또 올해에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예쁜 꽃을 키워 보고 싶은 한 소년이 찾아와 자신이 너무 좋아하여 아예 내용을 외워버린 동화책을 두고 간다. 어린 아기들을 가진 부부가 찾아와 자신들이 쓰던 추억과 사랑이 가득 담긴 컵 세트를 놓고 가며, 미래를 약속한 젊은 커플이 와서 예쁘게 실로 묶인 편지지를 남기고 가기도 한다. 이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마을 사람들이 그 가게를 통해 서로 나누고 또 받으며 살아간다.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찾아오자 제일 처음 나왔던 할머니가 다시 Life를 찾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마을 사람들의 선물을 받고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후 우울하고 슬퍼하기만 하던 매일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을 찾게 되고 일상의 활력을 회복한다. 조금이나마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웃음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눌 때 더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지고 나눌수록 더 많은 것을 가져가며 나룰 수록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야기 뒤에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한 단어로 정의를 내린 문장들과 함께, 그와 관련된 격언들을 하나씩 담아두었다. 그것들은 저자가 직접 쓴 것도 있지만 유명인이 직접 했던 말이나 영화 등을 통해 알려진 것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의 말에 나오듯이 인생을 살아간다면 우리도 언젠가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Life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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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지젤 - 눈부시게 찬란했던 나의 아름다운 동행에게
로렌 펀 와트 지음, 김미란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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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제목 중 '안녕'이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 단어를 다른 사람을 만날 때와 헤어질 때 모두 사용하는 것처럼 이 책도 제목에서 이 단어를 중의적으로 사용하였다. 이 책에서 우리는 '지젤'과 만나고 또 지젤과 이별한다.

 

지젤은 마스티프 종으로 무게가 70kg을 넘나드는 대형견이다. '로렌'은 19살 무렵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그녀 집의 세 번째 강아지로 지젤을 맞이했고 그렇게 그녀의 엄마가 되었다. 이 책은 로렌이 처음 지젤을 만나던 때부터 지젤과 이별하던 순간까지를 로렌이 일기장에 이야기를 풀어놓듯이 편하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반려동물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순간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비록 착각에 불과할지라도 반려동물들을 학대하거나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만 아니라면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좋은 시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을 많이 좋아하는 입장이라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착각 속에서 나 스스로를 합리화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려동물들이 나름 우리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할지라도 우리들 곁에 함께하고 있다면 그들과 함께 공생해 나가는 관계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렌과 지젤도 바로 이런 관계였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서로가 있었기에 함께 하는 시간동안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고. 앞서 잠깐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했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시기나 기원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반려'라는 말은 곧 우리가 우리의 배우자를 일컫는 말로 반려자라는 말을 사용한데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만큼 동물들이 우리 사람들에게 큰 마음의 위안을 주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여생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격려 속에 결혼식이라는 약속의 의식을 치룬 뒤 즐거울 때 뿐만 아니라 힘들고 괴로울 때도 늘 내 편이 되어주는 반려자처럼, 말이 통하지 않지만 늘 묵묵히 우리 곁에 함께 하는 반려동물들.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혹시 그에 관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들의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그들과의 헤어짐을 미리 경험해보고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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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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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사랑하면 희생이나 헌신,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떠올린다. 하지만 여기, 아낌없이 빼앗지만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이 지겨울 만큼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조지 포스. 그의 대학시절 애인이자 첫사랑인 '그녀'를 정말 '우연히' 도심의 한 술집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랜만의 재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그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더 커다란 이유가 있었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더대학 신입생이던 시절 조지 포스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드리 벡. 그녀와 꿈같은 시절을 보낸 그는 방학이 끝난 후 갑자기 그녀가 자살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도저히 이대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녀의 고향으로 찾아가기에 이른다. 가서 그녀의 가족이나 친구, 즉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그녀를 추모함과 동시에 그녀의 흔적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 이후 이야기는 술집에서 그녀와 조우한 이후를 따라가는 현재와 대학시절 그녀의 고향으로 찾아간 이후의 일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결국 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대학시절 만난 여자 친구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누가 아낌없이 뺏는 사랑을 하는 입장인지도 말하지 않겠다. 다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악용하여 정말 말 그대로 그 무언가를 뺏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주는(혹은 이용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현상을 유지하는) 사람이 스스로 "괜찮다.", "행복하다." 말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상대에게 속고 이용당하고 심지어 그 사람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 인물을 보며 화가 나고 한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안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제목처럼 상대방으로부터 아낌없이 빼앗아오는 사람이 정말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어떠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이기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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