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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마치 일종의 정신병처럼 긴 세월 동안을 도저히 떨쳐낼 방법이 없이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울까. 그런데 거기에 더해 그 매일같이 꾸던 악몽이 나도 미처 몰랐던 나의 잊혀진 과거라면?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는 과연 어떤 생각이 들고 어떤 기분일까.
이러한 상황에 놓인 것이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유능한 여검사, 야나 베르셀리우스다. 전 검찰총장의 딸로서 본인 역시 검사가 되어 활약을 펼치고 있던 그녀. 하지만 이민국 과장 한스 율렌의 살인 사건을 계기로 의문에 휩싸인 살인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하나의 사건만 해도 워낙 실마리가 적어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사건들이 터지니 경찰들이 굉장히 버거워하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조금씩 단서와 증거들을 확보해가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반면, 야나가 경찰과 함께가 아닌 단독으로 은밀히 행동하면서 전개되는 상황들은 너무도 아무 문제없이 매끄럽게 넘어가 비현실적이었다고 할까 조금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선진국이자 복지국가로 난민의 망명이 끊이지 않는 스웨덴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막연하게 듣거나 봄으로써 알게 된 스웨덴이라는 한 나라에 대한 개인적인 이미지를 꽤 많이 바꾸어주었다. 사실 아무리 살기 좋은 나라라 하더라도 그곳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섞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온갖 범죄와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이라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사실을 스스로 너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라 하겠다.
사실 스웨덴에서 건너온 작품은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처음 접해 보았는데, 역시 다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해서 그런지 스웨덴 작품이라 어떤 점이 남다르더라 라던가 하는 특이점들은 딱히 찾을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스웨덴이 북유럽 스릴러의 명가라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런 스웨덴에서 요즘 강력하게 떠오르는 신예작가인 저자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라 생각했다. 이 책 [marked for Life]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한 3부작 소설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앞으로 나올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은 또 어떤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할지 기대가 크다. 벌써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스릴러 소설과 함께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