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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총량의 법칙 100문 100답 - 하루라도 빨리 알수록 인생에 득이 되는 100가지 이야기
이채윤 지음 / 창해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책은 인생을 '좋아질 수 있다'라는 희망의 언어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삶이 본래 불균형과 흔들림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하지만 집요하게 설득합니다. 성공과 실패, 기쁨과 고통이 우연히 섞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총량 속에서 상쇄되고 순환된다는 관점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과 그로 인한 감정을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지은이가 "불행"을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구조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든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고통을 삶의 오류나 실패의 증거로 여기지만, 그는 고통이야말로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필수 요소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시선은 냉정하긴 하지만, 오히려 불행을 개인의 무능이나 선택의 결과로 몰아가던 기존의 자기비난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줍니다. 고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인생 총량"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도록 지은이는 철학, 종교, 과학, 문학, 그리고 영화까지 넘나드는 서술로 단단한 맥락을 형성합니다. 동양의 중용과 서양의 황금률, 뇌과학의 보상 시스템, 문학 속 인물의 몰락과 회복이 하나의 리듬으로 연결될 때, 읽는 이는 자신의 삶 역시 이 거대한 흐름 위에 놓여 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지은이는 우리에게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대신, 이미 충분히 잘 살아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삶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해도 괜찮고, 지금의 흔들림 역시 총량의 일부라면 의미가 있다'라는 메시지가 여운을 남깁니다. 그는 당장 삶을 바꾸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다만, 삶을 해석하는 기준을 바꾸라고 말합니다. 그 기준을 바꿀 수 있다면, 인생은 여전히 어려울지언정 훨씬 살아갈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