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하는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가지고 올바른 도를 행해서 나아가야 한다. 그자질구레한 잡된 일로 자기의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 그런 뒤에라야 그 학문의 기초가 비로서 튼튼해지는 것이다.

이것을 주자(朱子)는 "사람이 충성과 신용이 없으면 무슨 일이나 다 실상이 없고 거짓뿐이다.
사람이란 악한 일을 하기는 쉽고 착한 일을 하기는 어렵다. 그 때문에 반드시 충성된 마음과신용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반드시 충성과 신용을 중심으로 해서 용맹스럽게 공부를 해나간 뒤에라야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자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습하는 데는 구용(九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 또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게 하는 데는 구사(九思)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예(禮)가 아니면 눈으로 보지 말라. 예가 아니면 귀로 듣지 말라. 예가 아니면 입으로 말하지말라.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도 말라. 이 네 가지는 곧 자기 몸을 닦아 나가는 요점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사람이 날마다 쓰고 일해 나가는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람이보통 거처할 때 행동을 공경히 하고, 일을 공손히 하며, 사람을 위해서 충성스럽게 하면 이것이 바로 학문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몸을 이겨 나가는 공부는 날마다 행동하는 일을 삼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 몸이란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천리(天理)에 맞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백 가지 좋아하는 것 중에서 만일 한 가지라도 이치에 합당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이것을 모두 깨끗이 잘라 없애고, 한 오리 싹이나 한 가닥 줄기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 뒤에라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비로소 올바른 의리에 놓이게 되므로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내몸을 저절로 이기게 될 것이다.

학문을 하는 자는 한 곳으로 도를 행해 나갈 것이고, 밖에 있는 아무 물건도 이틈을 타서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밖에 있는 물건 중 정당하지 못한 것은 일절 자기 마음속에 머물게두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이치로 따져서 그 일에 응하고, 글을 읽을 때는 정성껏 그 이치를 궁리한다. 이 두 가지 일을 제외한 그 밖의 시간에는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마음을 수습해 거두어서 조용하게 두어 시끄러운 생각이 없도록 하고, 똑똑하게 생각해서 어둡고 아무것도 모르는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른바 공경해서 속에 있는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배우는 사람은 항상 이런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물이 빈틈을 타고 침입해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반드시 이치를 궁리하고 착한 것을 밝힌 뒤에라야 자기가 마땅히 행해야할 도가 뚜렷하게 앞에 있는 것 같아서 진보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대체로 글을 읽는 자는 반드시 단정하게 손을 마주 잡고 반듯하게 앉아서 공손히 책을 펴 놓고 마음을 오로지하고 뜻을 모아 정밀하게 생각하고, 오래 읽어 그 행할 일을 깊이 생각해야한다.

대체로 글을 읽는 데는 반드시 한 가지 책을 익히 읽어서 그 의리와 뜻을 모두 깨달아 통달하고 의심이 사라진 연후에라야 비로소 다른 책을 읽을 것이고, 여러 가지 책을 탐내서 이것저것을 얻으려고 바쁘고 분주하게 섭렵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넓게 배워서 뜻을 두텁게 하며 절실하게 질문하고 가깝게 생각하면 모든 어진 행동이자연 그 속에 있는 것이다.

자식을 기르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비의 과실이요,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것은 스승의 게으름일세. 아비가 가르치고 스승이 엄한데도 학문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오직 자식의죄일세.

독서, 즉 책을 읽는 즐거움은 옛날부터 문화생활의 매력의 하나로 간주되어 왔다. 그 특권이용이하게 얻어지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오늘날도 존경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이것은 책을 읽는 사람의 생활과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의 생활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공부를 하고 싶다면 시골 학교에서도 할 수 있다. 사막에서나 사람의 왕래가 자은 거리에서도할 수 있고, 또 나무꾼이나 목동이 되어서도 할 수 있다. 공부하고 싶은 의지가 없다면 시골학교에서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조용한 시골 가정이나 신선이 사는 섬도 공부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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