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소식은 모두가 텅 비어서 다 공(空)이다. 헌데 다만 공이 아니라, 그 공가운데는 또 뭣이 있단 말입니다. 불교 말로 하면 이것이 진공묘유(眞空妙有)이지요. 따라서 우리 마음의 고향에 가고자 하는 참선 수행자는 먼저 모두가 다 비었다 하는 제법공(諸法空)을 느껴야 합니다. - P110

우리는 지금 안 보인다 하더라도 도인들의 가르침따라서 우주가 텅 비어 있다, 일체(一切) 유위법(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뿐이다. 있는 것은 모두가 다 꿈이요, 허깨비요, 그림자요, 거품이요. 이와 같이 봐야 합니다. - P112

오직 문제는 내 마음의 본성입니다. 부처 역시 내 마음의 본성을 우선가고자 해서 임시로 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부처라는 말도 착하지 말고, 법이라는 말도 착하지 말고, 오직 문제는 결국 인간이나 일체 우주의 본바탕인 ‘그 무엇‘ 그 진리 그것만 문제시한단 말입니다. - P113

내가 있고 남이 있고, 이렇게 무수무량의 차별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것은 다 쓸어버리고서 모두가 다 바로 본다면, 부처나 그런 성자가 본다면, 우주는 텅텅 빈 것인데 그 텅텅빈 가운데광명만충만해 있다. 이렇게 보고서 영원의 이미지를 안 놓치는 것 이것이 참선 공부입니다. - P114

비록 내가 아직 성불을 못했다 할지라도 부처가 된 셈 치고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심을 떠나버리면 참다운 참선은 못 됩니다. 비록 지금 자기가 제아무리 미혹(迷惑)되어 있다하더라도, ‘내본성품이 부처구나‘ ‘나한테는 무량無量)의 공덕(德)이 있구나‘ 그것을 확실히 믿어야 합니다. - P118

앉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차근차근 자기 번뇌가 떨어집니다. 오로지 앉아라, 그러면 몸에 있는 습기, 마음에 있는 번뇌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좌선(坐禪)하는 분들은 먼저 무서운 신심(信心), 그다음에는 오로지 앉아야 한다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끈기 없이는 좌선을 못합니다. - P120

부처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말나식(識), 또는 아뢰야식(阿賴耶), 암마라식(摩羅識), 불식(佛)까지다 씁니다. 따라서 일체존재는 모두가 의식의 차원의 차이입니다. - P122

의식을 보다 더 잘 쓰면, 원래 가지고 있는 의식을 깊이 있게 다 쓰면그때는 부처고, 조금덜쓰면보살(菩薩), 연각(緣覺), 성문(聲聞) 그런다 말입니다. 불교 심리학은 유식론, 오직 유(唯), 알식(識), 유식론인데, 유식론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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