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모두 러시아가 유럽을 ‘새로운 시대‘로 몰아 넣았다고 평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1991년 소련 붕괴로 시작된 30년 동안의 포스트 냉전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그가 서방 진영이라고 생각하는 나토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하지 못하게 막고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가 일으킨 혼란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 같다. 그가 원하던 바와 달리 러시아의 영향권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2년 6월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 가입 후보국이 되었고, 지금까지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유럽연합 가입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소국 몰도바도 마찬가지다.
2022년 3월 10일과 11일 베르사유에 모인 유럽연합 27개국 정상들은 적대적 환경에 대응해야 했다. 전쟁으로 인해 프랑스와 유럽연합이 주장한 ‘유럽의 주권‘과 ‘전략적 자치‘가 매우구체적인 의미를 띠게 되었다.
미국은 러시아를 혼란만 일으키는 공격적인 강대국으로 보았다. 크림반도 합병의 파급효과와2008년 이후 거세지는 푸틴의 팽창주의적 일탈은 과소평가했다. 이러한 오판은 2009~2017년부통령을 지냈던 바이든이 만들어낸 바 크다. 그는 대통령 임기 초기인 2021년 7월 제네바에서 푸틴을 만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했다.
2022년 3월 2일 열린 국제연합 총회에서 총 193개 회원국 중 141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규탄하는 결의문에 찬성한 것이다(반대 5표, 기권 35표). 유럽은 중국이 기권했다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투표가 심각한 균열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다. 투표 결과는 앞으로의 세계 질서에서 역학 관계가 변할 것이고 그것이 서방에는 나쁜 징조임을 시사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2022년 2월 4일, 푸틴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을 때 이미굳어졌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의 ‘무제한‘ 우정을 선언했고, 중국은 나토의 확장에 반대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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