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관대하다는 평판을 듣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대한 처신을 통해 명성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군주를 해치게 될 것입니다. 만약 그 미덕을 있는 그대로 실천한다면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주지 않을 것이며, 도리어 인색하다는 비난을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34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관대함이라는 미덕을 정직하게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현명한 군주라면 인색하다는 평판을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 P135
자신과 백성들의 재산을 쓰는 경우라면 검소해야 하며, 타인의재산을 쓰는 경우라면 자신의 관대함을 드러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군주는 전리품과 약탈품 그리고 포로의 배상금 등 타인의 재물을 통해 자신의 군대를 이끌어가고 유지하므로, 넉넉한 씀씀이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병사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37
군주는 자신의 백성들을 한데 모으고 충성을 바치도록만들 수만 있다면 잔혹하다는 비난에 대해 걱정할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도에 넘친 인자함을 베풀어 혼란한 상태가 지속되어 백성들로하여금 약탈과 파괴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군주보다 아주 가끔 가혹한 행위를 하는 군주가 더 자비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에 넘친인자함은 모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만, 군주가 집행한 가혹한 조치들은 특정한 개인들에게만 해를 끼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40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 하는 것입니다.
군주라면 사랑도 받고 두려움의 대상도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생각하지만, 두 가지를 한꺼번에 얻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사랑을 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 P141
그러나 자신의 군대와 함께 있거나 많은 병력들을 지휘하고 있을 때라면 잔혹하다는 평판을 절대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잔혹하다는 평판이 없다면 군주는 군대를 통합할 수도 없으며 전투에 대한준비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43
백성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사랑하고 군주의 선택에 따라 두려움을 품게 되므로, 현명한 군주라면 자신의 뜻에 따라 기반을 닦아야 하며 타인의 뜻에 따라서는 안된다고 결론 짓겠습니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미움받는 일만큼은 피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P145
고대의 저술가들은 이러한 정략을 군주들에게 비유적으로 가르쳤습니다. 그들은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고대의 많은 군주들이 반인반수(半人半獸)인 케이론에게 맡겨져 양육되고 교육받았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반인반수를 스승으로 모셨다는 것은 군주가 이러한 두가지 성품을 갖춰야만 하며 어느 한 가지를 갖추지 못하게 되면 그지위를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P147
현명한 통치자라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해지거나 약속하도록 만들었던 이유가 사라지게 되면 약속을 지킬수도 없을 뿐더러 지켜서도 안됩니다. 만약 모든 인간이 선하다면이 교훈은 적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들은 사악하여 군주에게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군주 역시 그들에게했던 약속들을 지킬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 P148
군주가 경멸받게 되는 것은 변덕스럽고 경솔하며 여성적이고 소심하며 우유부단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며, 군주는 마치 암초를 피하듯 이러한 성품들을 경계해야만 합니다. 군주는 당당함과 용맹함, 진지함과 강건함을 과시해야 하며 백성들의 사적인 분쟁에 대해 자신이 내린 결정을 뒤집는 일이 없도록 해야만 합니다. 또한 이러한평판을 스스로 유지하여 군주를 속이거나 술책을 꾸밀 생각도 품지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 P153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악행은 물론 선행으로도 미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고싶다면 선하게 행동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군주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어떤 집단, 즉 백성들이나 군인들이 부패되어 있다면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방식을 따라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선행은 군주에게 해로운 것입니다. - P160
다만 군주는 안토니우스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에게 충성하는 측근이나 각료들에게 심각한 모욕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안토니우스가 바로 그러한 짓을 한 것입니다. 그는 수치스러운 방법으로 그 백인대장의 형제를 살해했으며, 그를 줄곧 위협했으면서도 계속 경호원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그것은 매우 분별없는결정이었으며, 그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의 파멸을 초래했던것입니다. - P164
그러나 군주가 기존의 국가에 새로운 국가를 일원으로 합병시켰다면, 그 과정에서 지지자로서 도움을 준 자들 외에는 모두 무장을해제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들 또한 기회를 보아 적절한시기에 그 세력을 약화시켜 힘을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군주가 지배하는 전체 국가의 군사력은 군주의 주변에서 본래 지배하고 있던 국가의 군대에 집중되도록 관리해야만 합니다. - P171
군주에게 가장 훌륭한 요새는 백성들에게 미움을받지 않는 것입니다. 요새가 있다 해도 백성들이 미워하게 되면 군주를 지켜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이 한번 무기를 들고봉기하게 되면 그들을 지원할 외세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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