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서성이고 있음은
내게 오려함이니
싸리문 열어 두었듯이
그렇게 열어 두자

머뭇거리고 있음은
기다려라 하니
벗을 기다리는 술잔처럼
그리 비워 두자

빌려 달라 함은
머물겠다 하니
박꽃 피던 돌담처럼
그곳에 서 주자

더 가야 하느냐고 묻거든
쉬어가자 함이니
아래 황소 노닐던
버드나무 그늘 되어가자 - P46

감동


메마르고
황폐함 속에서라도
너무 외롭고
많이 슬프더라도
오늘 하루를
땀으로 얼룩지고
가슴 가득
기쁨을 만들어서
뜨거운 눈물 흘리며
벅찬 감동으로
가고 싶다 - P55




아무리 예쁘고
무척이나 아름답다 하여도
꽃에 향기가 없다면
무엇하랴
찾는 이 없어 홀로 하고
향기로 베풀지 못하여
많이 외로울 것이며
몸 스러져 돌아감에
먼 길 혼자일진데…
사람도 이러하지 않겠는가?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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