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앞의 이야기 곧 ‘설할 법이 없으므로 법을 설한다‘는 말을믿을 수 있는 중생은 이미 중생이라는 관념적인 자기 격(格)을 벗어난 사람이라 일반적인 범부중생이 아니요, 또한 성인에 속한다는자기 관념이 없으니 중생이 아닌 것도 아니라는 말이다. 또 여래가보는 중생은 모두 한낱 이름을 중생이라 하지만 부처의 성품을 갖춘 점에서 보면 모두가 부처이며, 또한 실상으로 보면 공하여 관념적 분별로 모양을 나누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오는 세상에 법을 믿는 중생은 중생이 아닌 중생이기 때문에 법을 믿을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 P157

‘중생이, 중생이 아니고 중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는 말이 참으로 묘하다.
야보(野)는 이 대목에 대하여 착어를 붙이기를 "불은 뜨겁고 바람은 흔들리며 물은 젖고 땅은 단단하다."(火熱風動木濕地見)하였다. 다분히 반의적으로 중생이, 중생이 아니란 말을 뒤집어 중생은 중생이고 부처는 부처다‘ 라는 식으로 말해 붙인 것이다. "아닌 것이 ……인 것이고, ・・・인 것이 ・・・ 아닌 것이다" 라는 표현이 한 차원 더 올라가면 도리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가 되어 버린다. - P159

「대품반야경」大品 권21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쭙는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유소득(得)이라 하고 무엇을 무소득(無所得)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답하시기를
"일체의 대상에 대하여 두 가지로 분별하는 것을 유소득(有所得)이라 하고 두 가지로 분별하지 않는 것을 무소득(無所得)이라 하느니라." - P161

사람의 약점은 자랑하고 변명하여 자기 입장을 극구 호도하려는상 내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 이러한 인간의 약점을 깨우쳐 주는 법문이 ‘무소득법문‘이다.  - P162

앞의 <무법가득분>에서 얻을 법이 없다고 한 데 대해 ‘그렇다면얻을 법이 없다면 닦을 필요도 없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해소해주기 위해 설한 내용으로, 관념의 집착과 고집을 여읜 마음, 즉 깨끗한 마음으로 선법을 닦으라는 뜻이다. 경에서는 평등으로돌아간 마음 곧 상을 여의고 분별을 떠난 마음을 깨끗한 마음 곧 정심(淨)이라 하였다. - P165

春色無高下 (춘색무고하) 봄볕은 높고 낮음이 없는데

花枝自長短 (화지자장단) 꽃가지 저절로 길고 짧구나. - P165

부처라 하여 중생보다 더 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중생이라 하여 부처보다는 작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라 하여 많이 가지지 않았고, 범부라 하여 적게 가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 본평등 자체는 부처도 아니고 중생도 아니다. 굳이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이 바로 아녹다라삼먁삼보리라고 부처님은말씀하셨다. - P167

 「기신론』에서는 수행 과정에 있는 시각(始覺)이 구경각(究竟覺)에 이르러 본각진심(本覺眞心)에 계합된 것을 성불(成佛)이라하는데, 여기서 구경각에 이를 때까지의 인행(行) 전체가 보신의부처이며 이를 증도(道)라 하기도 한다. 반면 부처님의 말씀을 의지해 수행을 해나갈 때 말씀대로 여법히 실천해 나가는 것을 교도(敎)라 한다. 금강경」에서는 문자로 된 교법을 사상(四相)을 떠나상(相) 없이 받아들이면 교도를 통해 증도가 얻어지는 것이라 설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문자를 의지해 증도를 하므로 깨달음의 계기가 부처님 말씀에서 생기게 된다. - P171

"마음이 생기면 가지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면 가지가지 법도 없어진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도 오직 생각이인식하는 것일 뿐이다.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달리 찾겠는가? 내 이제 당에 갈 필요가 없구나."(生則種種法生心滅則種種法滅 三界唯心 萬法唯識心外無別法 胡用別求我不入唐)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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