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별달 


아래로 섭니다
초연히
어두운 하늘로부터
작은 빛 비추어
외로운 영혼들의
벗이 되고
어둠 속으로
길 잃은 이의
눈이 되는
그 달 아래로

별빛 아래로 섭니다
숙연히
작지만 큰 빛으로
세인들의 가슴속에
오랜 시간동안
빛 되어 주고
고독한 영혼의
희망이 되는
그 별들 아래로 - P15

고목


꽃피고
항상 푸르러야 하는가?
젊은 날 잎새 풍성하고
꽃잎 만발하였을 때
더위에 그늘 되어 주고
비 오면 우산 되었으며
바람불면
바람막이 되어 주던 그가
이제앙상한 가지에
쓸쓸한 잎새
몇 잎 나풀거린다고
풍파에 가지 찢기 우고
천둥소리에 아파하면서도
우리 곁에 꿋꿋하던 그를
잡아 주고 북돋워 주지 못하면서
외로움에 흐느끼고
밀려오는 지난 기억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자신을 정리하고 있는 그에게 - P20

찾지도 아니하고
같이 있어 주지도 못하면서
나이 먹었다고
볼품 없다고
푸르고 가득 하던 때를
기억해 주지도 않으면서
감히 초췌하다고
이제 쓸모없으니 가라고
우리 어찌 말할 수 있는가? - P21

하늘


산에
오르지 않은 이가
그 높음을
말하지 못하듯이
바다를
대하지 못한 이가
그 넓음을
알 수 없듯이
하늘이
없는 이는
하늘 그리운 줄
모릅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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