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이 아름답고 그리운 세상을 등지려고 한 이가 있었습니다.
한번도 제대로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학교도, 군대도, 직장도 중도에 그만 두어야 했으며, 이일 저일 이곳 저곳으로 눈을 돌려야 했고, 그저 존재한다는 것에어떤 의미도 부여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손발이 굳어져오고 스스로 제어할수 없음을 느끼면 담벼락이나 전주 또는 나무를 붙들고 몸을 떨며 서 있어야 했고, 아침이면 일어나 아픈 머리를 감싸 안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게 한 신을원망하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가끔 잠이 들기 전 이대로 깨지 않기를 바라며 잠을 청하기도 했으며, 작은 음료수 병에 쥐약을 담아주머니에 넣고 밤이 오면 영동대교 위를 수없이 건 - P5
녔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버릴 수가없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습이 비겁하고 작은 인간이라고 손가락질하며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인간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쓰레기통에 약병을 던져버렸습니다. 돌아섰습니다. 살기로 했습니다.
가슴속에 있던 치졸함을 강물 위로 던져버리고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엮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실수를 접하면서 삶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반성이라는 것을 하면서 닫힌 문을 열어 갑니다.
그리고 펜을 들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면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초라하고 가난한 생각을 글로 적었습니다.
부끄러운 글로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의 마음을 어지럽히지는 않을까 사뭇 걱정이 앞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더 성숙되고 맑아지게 되면 독자 여러분들이 흡족하실 수 있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깨우침으로 다가가겠습니다. - P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