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스스로를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부릅니다. 무슨 결정을 내릴때면 이게 과연 옳은지 그른지, 이렇게 하는 것이 유리할지 저렇게하는 것이 유리할지 여러 방향에서 저울질한 뒤 결정합니다. 또 어떤 일이 주어지면 과연 이 일의 장점은 무엇이고, 또 단점은 무엇인지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행동합니다. 대체로 이렇게 심사숙고해서일을 하지만 때로는 정말 순간적으로 결정해서 일을 하는 경우도있습니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일을 했는데도, 나중에 보면 꽤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 경우도 많죠. - P231

그렇다면 과연 동물도 합리적일까요? 합리적이라는 말은 동물에게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고, 동물도 과연 경제적인 행동을 하는지의 관점에서 접근해보도록 하지요. ‘경제적‘이라는 말은 비용은줄이면서 이익을 최대화하는 행동을 뜻하므로, 합리적 행동과 많이유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현대 경제학의 가장 큰고민 중 하나가 바로 우리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라고 설정한 가정이과연 타당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아닐까요? 이 주제는 향후 10여 년간 가장 흥미로운 연구주제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이미 이런 주제를다루는 행동경제학 또는 진화경제학 분야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 P232

이 같은 경우에 사용하는 이론을 ‘최적화 이론optimization theory‘ 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사실 경제학이나 경영학, 컴퓨터과학, 공학에서많이 쓰는 이론이지요. 어떻게 하면 가장 적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효율을 극대화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데 사용하는 이론입니다. - P233

정황의 정리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 인간 사회로 치자면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 흔할 때는 두 번째로 좋아하는 차선이 아무리 흔해도 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최선의 선택이 아주 불리해졌을 때에만 차선의 선택에관심을 두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동물이 먹이 식단을 결정하는과정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면 두 번째로 좋아하는 먹이는 그 식단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립니다. - P235

최적화 이론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또 다른 정리가 바로 "한계효용의 정리 marginal value theorem 입니다. 이것은 우리한테 돌아오는 이익이 어느 수준을 넘으면 더 이상 아무리 노력해도 이득이 그리 늘지 않는다는 ‘수확 체감의 원리‘에 입각하여 만들어진 정리입니다.
수확 체감의 원리는 처음 투자할 때에는 별로 경쟁자가 없어서 많은 이득을 얻지만 나중에 어느 수준이 넘으면 아무리 투자를 많이해도 이득이 신통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 P238

그중에 고정화 이론lock-in theory‘ 이 있습니다. 이것은 일단 결정과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다른 과정이 파고들기 어렵다는 이론입니다. 코카콜라가 콜라의 대명사로 고정화된 후 펩시콜라가 엄청난 노력을 해도 권좌를 빼앗기 어렵죠.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고정화되면 뒤집기 무척 힘들어집니다. - P239

아프리카에 사는 들개는 혼자서는 조그만 동물밖에잡지 못하지만, 집단생활을 하면서 큰얼룩말을 함께 공격해 잡아먹습니다. 늑대도 집단으로 먹이 동물을 공격하지요. 이런 경우 잡기에는 굉장히 유리하지만 나눠먹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집단사냥을 하는 동물들의 경우에는 집단의 크기가 중요합니다. 동물 사회의 협동은 경제 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모여 살아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모여 살게 되면 그 집단구성원간의 경쟁이 또 다른 문제가 됩니다. 누구는 너무 많이 갖고누구는 너무 적게 갖게 되는 이른바 분배의 문제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됩니다. - P244

우리 삶은 수많은 게임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게임처럼 보고 분석하는 방법이 있지요. 바로 ‘게임 이론‘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게임 이론은 사회과학, 그중에서도 특히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이론이지만 생물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쓰입니다. - P245

게임 이론의 기본개념을 처음으로 생물학에 도입하고 설명한 사람교수입니다. 다은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의 로널드 피셔Ronald Fisher원은 자연과학자였지만 수학을 싫어해 연구 내용의 거의 대부분을말로 설명했습니다. 다윈의 저서들은 자연과학 책인가 의심스러울정도입니다. 그런데 피셔가 다윈의 책을 읽으며 그 내용을 수학적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1930년에 책을 한 권 썼습니다. 자연선택의 유전학적 이론』이라는 책인데 출간된 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재발견되어 진화생물학의 고전이 되었습니다. - P246

이 이론을 아주 본격적으로 연구한 사람이 미시건대학 정치학과의 로버트 액설로드Robert Axelrod 교수입니다. 액설로드는 게임 이론을 국제 정치나 한 나라 안의 여러 이익단체들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적용하는 작업을 했지요. 그가 한 연구 중 특별히 흥미로운것이 하나 있어 소개합니다.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처럼상황을 꾸며놓고 정말 한번 게임을 해보면 어떨지, 전 세계 게임 이론가들에게 컴퓨터로 내기를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전략프로그램을 만들어 컴퓨터상의 경기를 통하여 누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는지 보기로 했습니다. - P250

이제 생물학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게임 이론부터 살펴보도록 합시다. ‘매-비둘기 게임hawk-dove game" 부터 볼까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우리는 매처럼 사나운 역할을 취할 것이냐, 아니면비둘기처럼 평화주의자 역할을 취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종종 겪습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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