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이크 테라노바의 손님 자격으로 테라노바 모터스에 간다. 거기서 뭘 배우는지는 잘 모르지만, 반 아이들 모두 엄청 흥분하고 있다. 모두들 알고 있는 특자반-3의 단점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하루 종일 한 교실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거다. 장소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좋은 일이다. - P147

다른 아이들은 제이크 테라노바가 무슨 슈퍼스타라도 되는 양떠들어댔다. 테라노바 모터스에 도착해서야 나는 그 이유를 알았다. 그렇게 큰 자동차 판매점은 처음 봤다. 모든 것이 대형인 LA까지 포함해도, 여기가 제일 컸다. 커밋 선생님의 옛 제자가 이곳 대표라고? 좀 멋졌다. 특히 제이크 테라노바가 직접 나와서 우리를기다리고 있는 부분이. - P149

이 모든 걸 커밋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지 감이 오지 않았다. 예전에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아무리 옛 제자라고 해도 용서할 수 없겠지.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건 굉장히 오래전일이다. 무려 테라노바 씨가 중2 때, 그러니까 지금 우리보다도 어렸을 때의 일. 그는 지금 어른이 되었고, 커다란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무엇보다 예전의 실수를 만회해보려 애쓰고있다. 커밋 선생님은 그걸 왜 보지 못하시지? - P151

제이크가 특자반-3을 거의 입양한 것처럼 행동해서, 우리 반 아이들은 더 그렇게 생각한다. 제이크-그는 우리한테 자기를 그렇게불러달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테라노바 씨라고 깍듯하게 부르는데, 우리에겐 그냥 제이크다. - P157

제이크가 온 뒤로 우리 생활이 확실히 나아진 건 사실이다.
모두들 제이크를 좋아한다. 자기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싫어하는알도마저도 제이크를 좋아한다. 제이크는 어른이라기보다 그냥 우리반 친구 같다. 꿈같은 삶을 살고, 엄청나게 돈이 많고,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어른이 주위에 없는 그런 친구 - P158

제이크가 우리 학교를 드나들기 시작한 이유가 뭐든 상관없이, 테라노바 모터스 현장학습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일레인의 쿠키소동 때문에, 처음엔 정비사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공압 시스템에 필요한 압축기가 고장 났을 때, 손상된 볼트를 수동 렌치로 풀 수 있는 사람은 일레인밖에 없었다. - P159

이유를 불문하고, 실패하는 건 속상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알도나 반스톰처럼 예전 우리 반이 더 나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않는다. 우리는 내년에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거기에도 우리를 위한 특자반이 있을까? 특자반-1, 특자반-2, 그리고 자반-3도?
그러면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 거지? 결국 언제든 달라져야 한다. 이미 달라지기 시작한지도 모르겠다. - P161

2학년 당시엔, 내가 퇴학을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해서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잘못으로 내 선생님이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는 건 결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니까. 커밋 선생님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 범행 당사자인나보다 그 사실을 더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엠마한테 들어보니, 그 이후 커밋선생님의 삶은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다. 평판에 치명타를 입었고, 엠마 어머니와의 약혼도 깨졌다. 그리고 지금은 직업적으로도 탈진 상태다. - P163

지금이다. 상황을 개선하고 용서를 구할 기회. 하지만 그 생각이떠오른 순간, 나는 선생님이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지금은 입 다물고 있는 게 낫다. 우리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면 기회가 다시 오겠지. 시간이 이 어려움을 해결해주겠지. - P165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커밋 선생님의 표정은 정말 놀라울만큼 달라진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젊고, 생기가 있다. 그 옛날 내가 알던 바로 그 선생님의 모습이다. - P169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습과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교사에게 감사하는 엘리아스 씨와, 오래전 내 부모님의 모습이, 부모님은 나를 구해줬고, 그 점에 대해나는 감사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부모님은 감사는커녕 선생님의 고통을 철저히 외면했다.
커밋 선생님은 제대로 대접받으셔야 한다. 만회할 기회가 내게오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 P171

나는 털꼬리가 당근 바구니까지 모이면 보상으로 맞바꾼다. 그래서 우리 반은 나 덕분에 두 번이나 피자 파티를 했다. 거기다 숙제를 늦게 낸 벌금을 내라고 알도한테 내털꼬리를 한 움큼 빌려주기도 했다. 그건 커밋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아이디어다. 선생님은털꼬리로 경제 개념을 가르치신다. 우리는 자유롭게 털꼬리를 맞바꾸기도 하고, 보상으로 소비하기도 하고, 팔거나 빌려주기도 하는데, 빌리는 사람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알도는 나한테 일주일에10퍼센트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계속 빚이 쌓여만 간다. - P174

나는 이 친구들과 함께 고등학교에 가지 않는다. 이번 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곳을 떠날 단기 전학생이니까. 내가 여기서 고등학교를 다니려면 엄마의 영화 세트장이 벼락을 몇 번 맞아야 하는 거지?
하지만 그 말을 내뱉던 순간,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 나는 내가공식적으로 속하지도 않은 이 그리니치 중학교의 특자반에서 졸업하는 내 모습을 떠올렸던 거다. 우리 부모님이 자란 곳이라는 것만 빼면 아무 연관도 없는 이 마을에서 말이다.
맙소사, 어서 LA로 돌아가야겠다. 빠른 시일 내에 - P176

교육계에 몸담은 긴 시간 동안, 내게 최고의 교사는 재커리 커밋이라는 이름의 젊은 남자였다. 아, 물론, 그 시절 우리는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두들 굉장히 헌신적이었고, 학생들 하나하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커리는 우리와 달랐다. 모든 교사들이 변화시켜보리라 꿈만 꾸던 것을, 그는실제로 이뤄냈으니까. 아이들은 몰랐겠지만, 커밋 선생님 반에 배정된다는 건 마치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행운이었다. 내가 맡은 반 아이들을 봐도 그랬다. 같은 복도에 훨씬 좋은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에 내 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이건 테라노바 사건이 재커리를 좀비로 바꿔놓기 전 이야기다. - P177

그런데 세상에, 예전의 그가 돌아왔다. 그것도 이 지역을 통틀어가장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을 데리고 말이다.
내가 오늘 오후에 교육청을 방문한 이유였다. 첫 학기 성적표가나왔는데, 한시라도 빨리 이 어마어마한 소식을 테디어스 박사에게 알리고 싶었다. - P178

"지금까지 재커리가 훌륭한 교사가 아니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의 진실성을 의심할 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옳지 않은 걸 요구한 경우는 없었어요. 그리고 달라진 건 그 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육 교사들도 알고, 엠마 파운틴 선생도 알고, 저도 아는 사실이에요. 천사 같은 아이들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분명히 나아졌어요. 현장학습도 지속적으로 가고 있는데, 거기서 이 지역 사업가가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죠."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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