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멸분>에서는 경의 공덕이 말할 수 없이 수승하다는강의것에 감동한 수보리가 눈물을 흘리고 나서,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하여경의 공덕을 찬탄하고 있다. 만약 누구든지 이 경을 듣고 신심이 청정하면 실상(實相)을 낸다고 하였다. ‘믿음이 깨끗하다‘는말은 경의 말씀을 여실히 믿어 추호의 의심이 없는 것을 뜻한다. 오직 일체 관념의 고집을 떠나 공(空)한 것이 진리의 참 모습임을 한결같이 믿으면 그 참 모습 곧 실상이 증득된다는 의미이다. - P109
경을 믿으면 공(空)한 경지를 이루게 되고 공한 경지를 이루면 네가지 관념의 고집은 사라져 어떤 대상에 대한 집착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경지에서는 모든 것을 공(空)으로 보므로 어떤모양도 모양으로 대두되지 않는다. 사구를 수지는것이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몸을 바쳐 보시하는 것보다 복이 많은 이유가 이러한 말에서 설명되고 있다. - P109
「금강경』에서 설한 무상무주(無相無住)의 법문, 곧 주관과 객관에나누어져 일어나는 일체 관념의 고집과 의식의 응고됨이 없어야 한다는 법문은 능소를 끊으라는 법문이다. 부처님은 또 일체 관념의고집을 여의고 발심하라 하셨다. 흔히 우리는 성불하기 위해서 발심하여 수행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기의 의지를 발휘하여 행동에 들어간다. 그러나 실제 수행은 자기마음자리의 본래의 청정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번뇌와 망상의 때가 낀 마음을 씻는 일은 우선 자의식에서 해방되는 일이다. 자신이무엇을 하여도 무엇을 한다는 자의식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말이다. - P110
이미 <묘행무주분>에서 밝혔듯이 발심을 하는 데에도 법에 고집하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대상인 물질적형체에 고집하는 생각이나 귀에 들리는 대상인 소리와 코에 맡아지는 대상인 냄새, 혀에 느껴지는 맛, 피부에 닿는 촉감, 그리고 기억의 대상에 고집하는 생각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진정한 발심이 된다고 한다. - P111
부처님께서는 오백생을 인욕선인으로 있었다고 하셨다. 모든 상을 벗어나면 인욕행(行)이 성취되고, 인욕행은 수행의 참된 힘이다. - P113
경(經의 말씀을 믿고 그것을 진실로 여겨 받아들이게 되면 경이가지고 있는 공덕을 스스로 성취하게 됨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이 경이 가지고 있는 공덕은 실로 어마어마하여 말이나 생각으로미칠 수 없는 불가사의한 것이어서 대승의 마음과 가장 높은 마음을 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이 경은 관념에고착된 생각의 고집을 타파하는 공(空)의 이치를 설하는 법문이므로, 세상의 일반적 상식 차원에서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P116
경(經)을 지닌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부처님이 설해 놓은 법을 그대로 따르고 실천하며 경을 자기화하겠다는의미이다. 불교 수행은 결국 불교가 자기화되어야 한다. 불교가 자기화되지 않으면 진정한 수행이 이루어질 수 없다. 경을 받아 지니는 것은 바로 불교를 자기화시킨다는 뜻이다. 또한 남을 위해 경을읽어 주기도 한다. 이것은 부처님 말씀을 전해 듣게 하여, 그 사람의 마음에 쌓인 괴로움을 덜어주고 그의 마음을 위로하여 평화를얻게 하는 경우도 있고, 번뇌와 망상을 쉬게 하여 참다운 진리를 생각하도록 인도하는 경우도 있다. - P117
이미 앞에서 밝혔듯이 경은 부처님과 법을 내는 근본으로 일체공덕의 원천이다. 또 어둠을 밝히는 광명이듯이 중생의 무명심지를밝혀 반야의 세계를 드러내주는 것이 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중생이 숙세의 업장에 의해 나쁜 과보를 받게 되어 있다 하더라도경을 수지 독송하는 공덕에 의해서 숙세의 업을 참회하는 효과를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P123
달마 스님의 사행론(四行論)에 ‘보원행‘ (報怨行)이라는 말이 나온다. 내가 당한 불행을 전세에 내가 남에게 잘못하여 남이 내게 가진 원한을 갚은 것으로 생각하고 살라는 말이다. 사실 불행을 달게감수하는 마음은 어차피 인생이 괴로움이라는 사실을 알고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는 현재의 마음이 어떠한가가 중요하다. 보리심이 발해지면, 내가 겪는 시련은 보살행을 실천하는수행이라고 여기게 된다. ‘생각생각이 보리심이면 곳곳이 안락한부처님 나라다‘ (念念菩提心處處安樂國)라고 하였다. - P124
「금강경간정기」(金剛經刊定記)에「불명경』(不經)의 말을 인용하여업의 과보에 세 가지가 있다 하였다.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는 일마다 불우한데, 악을 행하는 자는 도리어 좋은 일을 만난다. 이럴 때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런사실을 두고 선악은 구분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내가 경에서 세 가지 과보가 있다고 설한다." 하였다. 일반적으로 업을 선악으로 구분하여 말하고 선도 악도 아닌 것을 무기라 한다. 그래서 선업(業), 악업(惡業), 무기업(無記業)이라부르며, 또 욕계의 선업을 복업, 욕계의 악업을 비복(福業), 그리고 색계와 무색계에서 닦는 선정을 부동(不動)이라 부르기도한다. - P125
그런가 하면 업이 무겁고 가벼운 경중이 있어 보도 경중이 있지만, 무거운 업보를 초래할 업이 결과에 가서 가벼워지거나 소멸되는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선세의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지게 될 과보를 받을 사람이 금강경 수지 독송한 덕택에 악도에 떨어질 과보를 모면하고, 남으로부터 업신여김을당하는 가벼운 과보를 받게 되는 경우에 바로 무거운 죄업이 가볍게 줄어들고 소멸되는 이치이다. 여기에서 참회의 의미가 나온다. - P126
다시 말해, 내가 가지고 있는 선세(世)의 죄업을 선을 짓거나 복을 닦음으로써 가볍게 줄여가며 소멸시키는 업장참회는 지금, 이순간에 행하는 나 스스로의 수행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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