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업을 짓고 있는 ‘나‘라는 하나의업덩어리, 업체가 있습니다. 이건 주체가 아닙니다. 연기법으로 보면 주체가 아니라, 하나의 경향성, 성향일 뿐입니다. 업이 어떤 자극에 대해서 특수한 굴절 과정을 거쳐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 성향이 있다는 겁니다. 그걸 아만으로 ‘내 마음‘이니 ‘내 생각‘이니 하고 표현하고 있는겁니다. ‘여기 분명히 보이고 만져지는 살덩어리, 하나의 정신 육체 단위체가 있으니, 이것이 나다‘라고하는 견해를 불교에서는 유신有見이라 합니다. - P24
‘내가 있다‘는 유신견에 의해 구조적 갈등관계가 끊임없이 형성됩니다. 그렇기에 부처님은 세상을 ‘고해‘라 하셨습니다. 구조적이고 원천적인 갈등관계라는 뜻입니다. 고해를연출하는 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입니다. 이러한 유신견은 우리를 윤회에 묶는 열 가지 족쇄중 첫 번째입니다. 유신견을 벗어나는 것이 바른 견해가 이루어내는 첫번째 성과입니다. - P25
해탈이란 뭔가? 해탈이란 말은 요즘 말로하면 해방, 벗어남입니다. 불교의 목표로 보면 무지로부터 해방되고,탐·진·치貪瞋 삼독심으로부터 해방되고, 열 가지 족쇄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열 가지 족쇄로부터 다 해방되면 완전한 해방이고, 족쇄 하나라도 벗어나면 그것도 하나의 해방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하나하나 해방해 나가면 되고, 바로 그러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공부 목표에 대한 바른 견해라 할 수 있습니다. - P26
중생의 모습이 원래 그러합니다.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탐 · 진 · 치업 덩어리가 있는 겁니다. 중생의 삶이란 그 탐 · 진 · 치 성향이 펼쳐지는 연기과정일 뿐입니다. 나 자신을 그렇게 보는 것이 일상에서 바른 견해를 갖추어 실천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 되겠습니다. - P29
바른 견해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기면, 내요구대로 안 한다고 남을 비난하는 마음이 스르르 가라앉습니다. ‘나도 내 맘대로 안 되는데, 저 사람인들자기 마음대로 되겠나? 하물며 그 사람이 내 마음대로 되겠나?‘그러면서 남에게 요구하는 삶이 얼마나어리석은지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구하기를 멈추고 이해하는 입장이 됩니다.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 상대방을 생각하거나 나를 돌아보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바른 견해를 통해지혜가 일어나는 시발입니다. - P30
어떤 문제든 자기 탓임을 진정으로 승복하고 받아들인다면 여러분 얼굴이 훤해지고, 말이 정말 부드러워지고, 눈이 초롱초롱 맑아집니다. 자비의 미소가 얼굴에 퍼질 겁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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