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큰 차이는 십이연기의 육처에서 빚어집니다. 동물도 눈 가지고 있고, 귀 가지고 있고, 코, 혀, 몸 다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의 눈이 동물보다 낫다고 할 수 없고, 귀도 코도, 혀도, 몸도 동물보다 사람이 낫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못 보는 걸 보는 짐승들도 있고, 우리가 냄새 못 맡는 걸 맡는 짐승들도 있고, 우리가 못 듣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짐승들이 많습니다.
다만 의에 와서 차이가 벌어집니다. 육처는 안. 이·비·설·신·의이고, 그 각각의 대상은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입니다. 이중에 ‘의‘의 대상이 법法입니다. ‘의‘의 대경은 법이므로, 의는 법을 아는능력입니다. 이 ‘의‘가 발달한 점에 있어서는 사람은 단 - P26
‘의‘의 대상은 법입니다. 인간은 ‘의‘와 ‘법‘ 둘의 관계가 대단히 발달된 존재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은 안.이·비·설·신·의 육입 가운데 라는 요소가 법을보기에 걸맞게 또는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된 존재라고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다름 아닌 의를 가지고 있는 특수 발전 단계의 존재입니다. - P27
옳고 그름, 이건 법의 영역입니다. 그 판단은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잘 하느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은 갖추었는데 사사건건 옳게 하는지, 잘 못하는지가 문제입니다. 그게 인생사입니다. 갖추었는데 이를 얼마나 잘 살려 법을 바르게 판단하는 데 쓰느냐 그것이 ‘사람살이‘라는 겁니다. - P29
그러면 어떤 것이 사람다움인가? 우리가 삼귀의를할 때, ‘귀의불 양하지요. ‘두 다리로 선 존재인 천신과 사람 중에서 가장 존귀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인간완성의 측면에서 부를 때 ‘양‘입니다. 대승불교나 후기불교에 오면 양족을 지혜와 자비라는 두 다리로 선 존재‘라고 철학적으로 해석합니다. 지혜라는 다리와 자비라는 다리, 그 두 다리로 굳건히 버티고 대지 위에선 존재, 이것이 사람다운 사람인 것입니다. - P31
불교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도록 만드는 길이지, 특정인이나 특정 종교 집단을 위한 교의가 아닙니다. 따라서 팔정도도, 부처님 법을 요행히 만난 사람들만이 건는 길이 아닙니다. 인간뿐 아니라 천신, 그리고 모든삼계 중생들이 다 걸어야 하는 길이 팔정도입니다. 팔정도가 유일하게 해탈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팔정도가 사람다움을 조건 짓습니다. - P32
요약하면 ‘를 가지고 법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과 구분되는 ‘사람‘, 그 사람이 법을 구체적으로실현시키는 길이 팔정도입니다. 불교의 법체계는 팔정도를 걷는 존재로서 사람의 의미를 각별히 인정하고부각시키는 체계입니다. 불교란 다름 아니라 팔정도체계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 P36
사람은 법을 아는 능력인 의가 어떤 생물이나 존재보다 잘 갖추어진 존재입니다. 사람 특유의 능력인챙기기를 등한히 하고 행의 흐름에 자신을 맡긴다면, 그것은 사람으로서 비극이고 패배입니다. 사람으로 살면서 사람 완성의 길을 모른다면 마치 학교를 다니지만 졸업할 가능성이 없는 학생과 같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부를 잘 해내고 마침내졸업함으로써 모든 교육과정을 스스로 구현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 P40
이 우주에 숱한 별과 은하들이 돌고 또 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며,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까. 사람 없이 우주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람만이의를 가진 존재여서 우주의 가치를알 수 있는데, 사람이 없다면 우주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있을 수가 없지요. 사람은 의가 있고 그렇때문에 의미 있는 존재입니다. 우주는 사람이있어야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우주가의미를 찾아서 사람에게 접근해 사람을 감싸고, 사람주변을 돌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의 중심이 사람‘입니다. - P43
잊지 말고 바른 마음챙김(正念 sammasati) 하십시오! 당당하게 ‘내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잊지 말고바르게 마음을 챙기십시오. 모처럼 사람 몸 받았으니고귀한 존재가 되겠다고 원을 세우십시오. 원을 세우고 마음껏 높은 꿈을 키우십시오. 누가, 무엇이 막습니까? 왜 원대하고 고매한 꿈을, 더없이 높은 이상을 추구하지 못합니까. - P46
해탈하려면 해탈할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육도윤회만일삼는 일반 존재와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의입니다. 의를 발동하여 법 Dhamma을 알고 법을실현하기 위해 팔정도를 걸으면 비로소 인간은 고해를돌고 도는 윤회까지 졸업해 마치게 될 유망한 학생. 즉 ‘사람‘ 됩니다. 부처님은 사람을 그처럼 위대한 존이재로 선언하신 겁니다. 그리고 법이라는 씨앗을 우리에게 남겨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 자신에게 의지하라! 법에 의지하라!‘ 부처님 최후의 유입니다. 해탈 · 열반하려면 바깥 세계에 의지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나 남과의 관계에 의지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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