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나 액체, 기체에 관한 연구는 물리학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알갱이 입자들에 관한 연구는 물리학자들의 관심을 끌지못했다. 최근 들어 알갱이가 고체와 액체에서는 볼 수 없는 풍부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알갱이 역학granular dynamics 이 물리학 분야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산사태나 지진을 연구하는 지질학자들도 이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으며, 땅콩 회사와 제약회사를 비롯해 분말을 다루는 기업들의 연구비 지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물리학자들은 알갱이 역학을 통해 산사태가 일어나는 이유와 브라질 땅콩이 맨 위로 올라오는 까닭에 대해 어떤 해답을 찾은 걸까? 그들은 과연 모래알갱이와 땅콩들 속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 - P220

1993년 저명한 물리학 저널 <피직스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에는 모래시계가 일정한 속도로 떨어지기 위해서는 모래 알갱이의크기와 모래시계 목neck의 직경이 적당한 비율을 이루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저자인 샤오-룬 워 교수는 이 논문에서 모래시계의 목을 중심으로 위쪽과 아래쪽의 기압이 1만분의 1이라도차이가 나면 모래가 일정하게 떨어지지 않고 불규칙적으로 똑똑 떨어진다는 것icking effect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유럽의 농촌에는곡물이나 사료를 저장하는 ‘사일로 silo‘라는 원통형 창고가 있다.  - P224

이처럼 적당한 소음이 있을때 미약한 원신호가 더 잘들리는 현상을 ‘소음 공명‘이라고 부른다. 전달하려는 신호가 주변의 소음과 공명을 일으켜 증폭되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붙었다. - P246

1981년 이탈리아의 기상학자 로베르토 벤치Roberto Benzi와 그의 동료들은 빙하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새로운 가설을제안했다.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유입되는 에너지에 의해 지구의기온은 쉴 새 없이 변화한다. 벤치 박사는 10만 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지구 궤도의 흔들림으로 인한 대기 온도의 변화가 이러한 대기 온도의 요동에 의해 더욱 증폭되면서 지구가 갑작스러운 빙하 상태로빠질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이것이 소음 공명현상을 처음도입한 계기다. - P249

특히 소음 공명의 의학적 응용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간의 신경세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역치 값이 올라가 잘 발화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이나 발의 움직임, 방향, 속도 등을 지각하는 뉴런들의 수용체가 역치값이 올라감에 따라둔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심할 경우 걷기가 힘들어지고몸의 균형 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 물리학자들과 의사들은 이런 증세로 고생하는 환자의 신경세포에 약간의 소음을 주입함으로써 미약한신호에도 세포가 반응해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을연구하고 있다. - P254

뇌파는 1929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한스 베르거Hans Berger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이후 현대 정신의학에서 중요한 생체 신호로 연구되어왔다. 신경생리학자들은 사람의 뇌 상태가 달라지면 뇌파의 파형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오래전에 발견했다. 특히 1960년대 파워 스펙트럼 분석법power spectrum analysis이 도입되면서 뇌파의 파형에 관한연구는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 - P259

그 후 10년 동안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이 논문은 이론물리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되어 새롭게 각광받게 된다. 물리학자들은 설령 간단한 물리학 법칙이라 하더라도 비선형 항이 포함되어 있으면 초기 조건이 조금만 변해도 그 값이 완전히 엉뚱해질 수 있으며, 그 운동 궤적이 굉장히 복잡하고 무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카오스 시스템‘이라고 불렀다. - P260

그런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볼프 징거Wolf Singer 박사와 그의동료들은 이 문제에대해 감마파(40헤르츠 정도의 뇌파)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에 따르면 서로 연관된 세포들은같은 주파수와 위상으로 ‘동시에‘ 펄스를 발산한다는 것이다. 이때 발산하는 펄스의 주파수가 40헤르츠 부근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40헤르츠의 감마파가 서로 다른 영역의 세포들-같은 사물에 의해 홍분한에 대한 정보를 한데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우리가 감마파에 담긴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만 있다면 뇌파를 통해뇌의 사고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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