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략 경쟁에는 권력 이동(Power shift)의 진행과 같은 구조적 요인, 미국과 중국의전략적 상호 작용, 제3국들의 대응 전략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미중 전략 경쟁은 패권적 질서가 약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패권적 질서의 약화는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라는 하드파워 차원의 변화와 세계 질서를 선도하는 리더십의 약화라는 소프트파워 차원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이다.권력 이동을 중심으로 한 전통 국제정치의 틀이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가운데, 새로운 쟁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가 부상하는 것이 미중 전략 경쟁의 양상을 더욱복잡하게 만든다.
미중 전략 경쟁은 구조 변동의 과정 속에서 전통적 이슈와 새로운 이슈가 혼재되어 있으며, 다양한 장을 활용하여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패권 경쟁의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다차원적 복합 게임‘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같은 단일 쟁점을 둘러싼 갈등을 전개하는 가운데, 기술·공급망·투자 등 다양한 이슈와 연계하며,궁극적으로 경제안보 연계 전략을 추구한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산업·경제 이슈에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투사하고, 양자·지역·다자 차원의 연계를 추구한다. 이처럼미국과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개별 이슈에 대하여 양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보다 심층적으로는 이슈의 연계와 장의 연계를 동시에 추구하는 입체적접근을 하고 있다.
이 글은 냉전 종식 이후 형성된 국제 정치 질서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미국의 단극패권 전략의 흐름을 살펴본다. 패권 국가의 지위를 가진 미국에서, 네오콘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국제적 리더십이 약화된 과정 그리고 바이든 정부가 패권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미국과 중국 간의전략 경쟁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가속화되었다. 이 과정을 살펴보고 미국의 외교 안보 전략이 중국을 겨냥한 대중 전략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한 미국의 안보 전략의 대강이 인도·태평양이라는 새로운 지역 개념을 바탕으로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 전략을 주된 대상으로 하면서 지구적 차원의 안보질서가변화되고 있음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