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도 여러 번 외환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사실 외환통제경제, 외환관리규정 등이 있었을 당시에 외환시장에서의 투자 가능성은 훨씬 더 컸고 재미있었다. 숙련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면환율 시세를 이용해 차익거래를 할 수도 있었다.

오늘날의 외환시장을 보면 마치 은행, 보험회사, 헤지펀드와 같은대형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카지노 같다. 뿐만 아니라 화폐의 종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유로화의 도입으로 프랑과 마르크 간의 외환 투기도 지나간 얘기가 되고 말았다. 물론 유로화가 견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 P81

"오늘날 대형 투자자들은 수천만 명의 크고 작은 일반 투자자들과싸워야 한다. 이제는 투자와 관련된 중요한 뉴스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공개된다. 어떤 통계 자료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게 나오면사람들은 모두 그쪽으로 몰린다. 외환 시세와 원래 가치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설사 그것을 알았다고 해도큰 도움이 안 된다. 외환시장은 단기 게임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므로, 외환이 원래 가치대로 시세를 형성하는 데만도 몇 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미 달러화가 15년 전부터 계속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모든 투자자는 환율 변동이 두 나라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 변동을나타내기 때문에 강세와 약세가 상반된 개념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한편이 손해를 보면, 다른 한편은 이익을 얻는다. 이는 주식과 전혀 다르다. - P82

원자재 투자는 위험도 알고 손실도 나름대로 감당할 수 있는 경험많은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원자재 투자는 사실 투자를 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나중에 자신의 공장에 사용할 원자재가 필요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제분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곡류를 선물로 사고, 초콜릿 공장 주인은 카카오나 설탕을 선물로사들이고, 섬유업자는 목화나 털을 선물로 산다. 또 금속 공예가는금이나 은에 투자한다. 어떤 경우든 원자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 투자자가 원자재 투자만을 통해 행운을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때때로 투자로 유인하는 상황이 생길 수는 있지만 말이다. - P86

요즘은 주식 배당금이 아주 작지만, 그렇더라도 주식 투자에서는 수익을 재투자하면서 복리 효과를 통해 자동으로 가치 증식이 이루어진다. 주식은 주식회사가, 채권은 국가나 회사 등 발행자가 돈을 운용하는 데 비해유기물은 그렇지 않다. 그 때문에 유가물에 대해서는 투기를 할 수있을 뿐이다. 단지 큰 흐름을 알아내서 적절한 시기에 탑승해 이익을얻고 적절한 시기에 내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유가물을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사실 가격 변동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핵심은 항상 타이밍이다. - P88

부동산 투자로 정말 제대로 돈을 벌고자 하면 어느 도시와 지역이,그리고 어느 나라가 부동산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예측해야 한다. 그래야만 평균 이상의 이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독일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고있는데 이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부동산 가격도 얼마든지 내려갈 수있다. 그러나 집이나 건물, 사무실 가격은 매일 신문이나 TV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소유자는 부동산 가격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보면 상승했다. 그러나 인플레율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게 보면 부동산에서 어떤이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 P90

세계 어디서든 저평가된 기업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언급한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은 그런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반대로 내재가치보다 고평가된 기업을 발견해서 그 기업의 평가 하락 시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소위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부를 축적할 수도 있다. 마치 내가 과거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에 했던 것처럼 말이다(나는 경제 위기 당시 한 주에 3달러를 주고 샀는데지금은 값이 150달러로 올랐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나 델과 같은 ‘고공비행자(high flyer)‘ 덕택에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 P92

현대적 의미의 증권거래소는 식민주의가 지배했던 17세기 암스테르담에서 생겨났다. 투자 대상은 인도회사의 주식이었다. 1602년 설립된 이 인도회사는 조직적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식민지 회사였다.
기업주는 네덜란드 자본가들로, 그들은 해상 무역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운송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예기치 않은사고를 가장 걱정했기 때문에 출항 전에는 항상 항해사들의 보고를주의 깊게 들었다. 그리고 배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남쪽 바다의 급작스러운 기후 변화와 폭풍우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한 자본은 각자가 부담하는 소액의 투자로 충당했다. 그래서 64톤의 금이 모였고, 그것을 자본으로 하여 해상에서의 독점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동인도 지역의 많은 섬에서 절대적인 주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인도회사의 배는 항상 진귀한 향료, 섬유, 도자기 등을 가득 싣고 암스테르담 항으로 돌아오곤 했으며 이웃 나라에서는 이를 보고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 P96

17세기 중반부터 암스테르담의 증권거래소는 활기찬 현대의 증권거래소 모습을 띠게 되었다. 이때부터 선물 혹은 옵션거래가 형성되었다. 청산일, 교역 시세, 인수 이연거래(移去來), 매수 연합와과 매도 신디케이트 등이 생겨났다.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국채 시장이었다. 선물 거래는 암스테르담에서 생겼다. 그때는인근 찻집에서 브로커와 손님을 연결하는 중개인들이 있었고, 손님은 인근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투자 결과를 기다렸다. 시세에 영향을미치는 온갖 뜬소문과 경고들이 퍼져 있었고 다양하게 연출될 주가시세에 대응할 여러 가지 전략들도 이미 구상되어 있었다. - P99

투자의 뒤편에는 항상 미덕과 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인간이 서 있다. 어느 시대에나 증권분석가들은 시장이 점점 더불투명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틀린 말이다. 증권시장은 과거 어느 때고 항상 불투명했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은 증권 시장이 아닐 것이다. 이미 300여 년 전에 호세 드 라 베가는 증권거래소를 일컬어 ‘혼돈 속의 혼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유감스럽게도 나는 1688년에 Confusiones de la Confusiones』라는 제목으로 발행된 그 책의 원본을 구하지 못했다(나의 희귀본 수집 목록 중 하나에 속했다면 더더욱 그 빛을 발할 수도 있었으련만!). 증권거래소를소재로 한 최초의 책인 이 책을 접한 후 난 계속해서 원본을 찾으려고 무던히 애썼다. 그러나 최대 규모의 경제서 전문 도서관인 보스턴크레스 도서관에서도 그 책을 찾는 데 실패했다. - P101

자본주의 최고의 동력원은 뭐니뭐니해도 주식시장이다. 그 기초는주식회사이며, 주식 투자는 그 윤활유이다. 투자가 없었다면 산업 사회의 혁명적 변화(기차, 자동차, 기름, 전기, 컴퓨터 그리고 현재의 인터넷)는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자가 아니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고 작은 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다. 이렇게 모인 돈은 증권거래소를 매개로 여러 경제 영역에 투자되었다. 한마디로 증권거래소는 투자로 돈을 묶어 놓기도 하고, 또 만약 투자자가 돈을 필요로 하면 언제라도 투자를 동결하고 다시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투자액을 다시 현금화하는 것이 불확실하다면, 투자자들은 증권투자를 꺼릴 것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히투자수익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자기 자본을 경제에 대주는 셈이 된다. - P103

한 남자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그렇게 둘은 산책을 하면서 같은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주인이 1킬로미터를 걷는 동안 이 개는 앞서가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약4킬로미터를 걷게 된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이와 같은 예가 들어맞는다는 것은 1930~1933년 대공황 후 미국 경제가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보면 알게 된다. 경제는 지속해서 발전하지만 한 걸음 혹은 두 걸음 멈추기도 하고 뒷걸음질 치기도 한다. 물론 그사이 증권시장은 100번도 더 앞으로 뒤로, 전진 혹은 후진하게되는 것이다. - P109

분석가들은 다음 세 가지 정도로 주가의 상승 혹은 하락을 설명할수 있을 것이다. 첫째, 주식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을 경우 주가는 떨어진다. 둘째,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주가는 올라간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경우 주가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중단기적 시각으로 보면 반드시 우량 주식이 상승하고 부실 주식이 하락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 반대의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어느기업이 이윤을 얻을 수 있고 배당금도 지급하며 전망도 좋다고 치자.
그래도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뿐이다. 이것이 증권시장을 지배하는 유일한 논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 P112

기업 이익이 좋든 나쁘든, 전쟁 중이든 평화상태든, 혹은 좌파가 권력을 잡았든 우파가 권력을 잡았든 상관없다.
"물론 이러한 사건이 시세 변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그 영향은 간접적이다. 돈을 가진 사람들과 증권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의미를 두고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투자를 할 때, 비로소이 사건들은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주식투자자는 위의 사실을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왜 때때로 주가가 비논리적으로 움직이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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