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째서 늘 돈 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 사람까지 돈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 P195

오늘날의 가장 큰 문제는 부의 분배가 지나치게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1:9의 세상조차도 이젠 옛말이다. 오늘날의 부는 0.1%의최상위층에 집중돼 있다. 마치 1천 명이 하는 게임에서 단 한 사람에게 모든 돈을 몰아주는 것 같은 형상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담 스미스가 ‘국가의 부‘가 아니라‘국민의 부‘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국부론』에서 기술할 때만해도 시장은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게 아니다. - P196

자유시장은 기본적으로 과도한 불평등을 만들 수밖에 없다. 자본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경쟁에서 결국 이기는 자가 누구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며, 경쟁에서 진 자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채 바닥으로 내몰리게 된다. 아담 스미스는 이 같은 경쟁이 과도한불평등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예측했기에 도덕적 기반을 만들 만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이다. - P197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국민의 기초적인 생활권을 보호해야하는 정부에게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말하고 있으며,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는건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시스템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호도해버린다.

자유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오로지 자신이 제공한 노동에 대해 자본가들이 시혜를 베풀듯 던져주는 월급이다. - P198

자유시장의 지지자들이 국가가, 정부가 손을 뗀 시장에선 누구든지 돈을 벌 수 있으며 누구든지 소비할 수 있다고 소리 높여 외쳐도 실제로 돈은 거대 기업과 권력과 정보를 지닌 몇몇 금융인들에게주어지며 그들만이 진정 자유로운 소비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우리를 보호할 어떤 힘도 가지지못했다는 것을 안다. 안타깝게도 칼 폴라니가 말했듯 권력과 경제의가치 평가는 개인의 의지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불평등한 분배로부터 세상을 바꾸려 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부터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 P199

"극단적인 소득 불평등의 원인은 ‘생산이나 소비의 양식을 만드는 상호작용‘을 분권화하는 제도‘에 대해 올바른 그림을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체적인 자유시장 체제는 있지만 올바른 제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제도는 어떤 사람에게는 과도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충분치 못한 보상을 줍니다. 재산권, 회사의 조직 같은 제도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혼합경제mixed economy 지지자가 옹호할 만한 개혁을 요구합니다."

잘사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1%와 99%라고 말합니다. 소득분배를 검토해보면, 지난 20여 년간의 소득은 최상위부유층에게 돌아갔습니다. 밑바닥의 99%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더 어려워지지도 않고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죠. 어떤 이들은 상황이 몹시나쁩니다. 특히 금융위기 때문에 2, 3, 4년 동안 일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형편은 몹시 어렵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그 이유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발생한 소득 대부분을 최상위 계층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분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밑바닥 99%가 경제 성장을 나눌 방법을 찾아야하죠."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만 해도 돈을 만졌다. 어른에게 받은 용돈, 가게에 지불하는 물건값등정확하게 눈에 보이고 셀수 있는 돈을 사용했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성인이 된후로는 모든 거래가 숫자로만 이루어진다. - P207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금본위제는 금을 본위 화폐로하여 화폐의 일정액과 금의 일정량을 결부시키는 화폐 제도다. 금보위제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다. 하나는 오늘날의 화폐와 달리 무게 때문에 보관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날의 화폐처럼은행이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 P208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1온스의 금을 35달러로 바꿔준다는 약속을 했다. 이로써 금은 숫자적인 가치를 가진 돈이 됐다. 하지만 금은 오늘날의 화폐처럼 은행에서 쉽게 만들 수 없다. 이는 자본주의 발달에 꽤 큰 장애가 됐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자금이 조달돼야 하기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금본위제도가 없어진 순간 자본주의는 성장하기 시작했다.

금본위제였던 20세기 초반엔 전 세계적으로 금이 부족했다. 세계무역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금이 지불 수단이었다면 경제성장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P210

화폐는 이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을 넘어서 눈에보이지도 않으며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비물질이 됐다. 그 이유는간단하다.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돈‘은 물질에 준하는 교환수단의 가치뿐 아니라 사실상 ‘관계와 약속‘으로 승급됐기 때문이다. 돈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이며 돈에 쓰여 있는 액수를 지불하겠다는 약속이다. 따라서 오늘날 사람들은 직접 만나 화폐를 주고받는 것으로 거래할 필요가 없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언제든 거래가 가능하며, 시장 보러 갈 때나 택시를 탈 때도 돈한 푼 없어도 신용카드만 있으면 된다. 이제 돈의 가장 중요한 형태는 지폐나 동전이 아니다. 통장이나 카드 영수증에 찍힌 숫자다. - P212

지급준비율 제도는 은행이 법률로 규정된 일정 금액만 보유하고 나머지 금액은 몇떳하게 개인이나 기업에 대출할 수 있게 해준다. 은행은 모든 예금을금고에 보관할 필요 없이 그 돈으로 투자를 해주거나 다른 이들에게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 P214

"은행은 돈으로 사업money business을 합니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돈을 만드는 곳이 은행입니다. 은행에서 1만 달러를 빌리면, 다음 날 계좌에 1만달러가 입금됩니다. 은행이 계좌에 넣은 거예요. 금도 없고, 재무성 서류도없이 말입니다. 전에 없던 1만 달러가 생긴 겁니다. 은행이 돈을 창조한 거죠. 신용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순간 돈을 만드는 셈이 됩니다. 상품 가격 100달러를 신용카드로 내면 그 금액을 빌린셈이 되니까요. 그리고 100달러짜리 물건을 소유하게 되죠. 100달러 빚을더 진 거지만 통화량은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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