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수익을 바라고 드는 상품은 아니다. 앞으로 닥칠 수 있는위험을 조금이나마 방지하고자 마련하는 삶의 안전장치일 뿐이다.그런데 보험도 펀드와 마찬가지로 몹시 많은 종류가 있는 데다 특정보험을 선택했다 해도 그 약관이 너무 복잡하고 길어 완벽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 P51

"보험을 고를 땐 판매자의 말이나 광고의 문구에 의지하지 않는게 좋아 자기가 스스로 꼼꼼하게 약관을 살펴봐야 하는 거지. 대부분의 재무설계사들은 고객이 진짜 알아야 하는 중요한 사실은 말해주지 않거든, 보험 약관에서도 진짜 중요한 사실은 잘 보이지 않는곳에 작은 글씨로 써놓아. - P55

보험은 한 번 들면 기본이 10년, 20년이잖아.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납입금을 부어도 정말 좋은 보험인지 아닌지는 위험이 닥쳤을 때에만 알 수 있는 경우도 많고, 위험이 닥친후엔 보험회사 측이 약관을 들먹이며 내가 생각한 보험금보다 훨씬적은 돈을 지불하거나 아예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 P56

"보험은 문제가 있는 걸 알아채고 반품할 수 있는 다른 상품들과는 달리 반품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 물론 중도에 해약할 수는 있지. 하지만 만기일 전에 해약하면 지금까지 납입한 금액을 아예 돌려받지 못하거나 돌려받더라도총납입금의 10%, 20% 정도 수준인 경우도 허다하니까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보험은 시간이 많이 들고 귀찮더라도 가입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거지." - P56

복지 시스템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라고 비난받기도 해요. 분배의 문제니까요. 하지만 복지는 민주주의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복지에 대해 아무 말도 없는 민주주의는 없을거예요. 국부론」의저자 아담 스미스는 개인의 복지가 국가의 공적인 책임이라고 주장해요. 그가 말하는 국가의 부는 국민들의 부와 안녕, 행복을 말해요. 스미스에게중요한 건 개개인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사는 거였죠."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제도는 미국에 비해서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국제 노인인권단체가 91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고용, 사회적 자립 등 네가지로 평가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소득이 90위인 반면 건강은 8위를 차지한 것도 의료보험 제도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의료보험마저 민영화가 돼버린다면, <식코>에 나온 노동자가 부족한 병원비 때문에 잘린 다섯 손가락 중 두 손가락만불일 수 있었던 비극적 경험을 우리가 하게 될지도 모른다. - P67

미국은 전 국민의료보험이 없는 나라다. 따라서 사람들은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가입조건은 까다롭고 보험료는 비싸다.게다가 의료보험에 가입해도 혜택은 별로 없어 치료비 지불이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의료비 지출은 세계 최대인데 의료 서비스 이용률이나 만족도는 형편없이 낮은 실정이다. - P67

돈을 벌 목적의 거대 자본이 투자될 여지를 주는 의료 민영화는 병원의 서열화, 의료이용의 양극화, 계층적 불평등을 유발하는 것으로끝나지 않는다. 영리병원이 민간 보험사와 직접, 간접적으로 관계를맺을 경우엔 결과적으로 의료재정 체계가 국민건강보험에서 민간의료보험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의료보험처럼 가입된 보험회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달라져 실컷 보험료를 내고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있다. 게다가 국민의료보험료뿐만 아니라 민간보험료, 둘 다 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수도 있다. - P69

종신보험은 말 그대로 목숨이 다할 때까지 받는 보장이다. 하지만가입자가 살아 있는 동안엔 어떤 보장도 받을 수 없다. 보험에 가입한 당사자가 죽은 후에야 그 가족들이 받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병에걸려야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실손보험과는 달리 종신보험은 누구나다 한 번은 보장을 받을 날이 오기는 한다. - P70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비우량주택담보대출)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저소득층 사람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미국의 초저금리정책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답시고 사람들이 매우 싼 금리에 부담 없이 대출을받아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부추겼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집을 샀으며, 자연스럽게 주택 가격은 상승했다.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했다. 가치가 높은 주택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기지 대출을 더 많이 받아 더 크고 비싼 집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자산이 많다는 생각에 소비를 늘렸고 저축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주택가치가 상승해 순자산이 매년 늘어났기 때문에 저축의 필요성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 P83

주택 가격의 하락이 미친 악영향은 그뿐이 아니었다. 가계 경제가어려워지면서 소비까지 줄어들자 경제위기로 이어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경제위기는 금융위기로 번져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를 금융위기에 빠뜨리는 상황까지 확산돼버렸다. 마치 작은 불씨 하나가 걷잡을 수 없는 큰불로 번진 것과 같았다. - P84

그런데 주식 시장 가치의 2%에 불과한 모기지 시장의 붕괴가 어떻게 이처럼 세계 금융위기로까지 번지게 된 것일까.

이 위기의 중심에는 연방저당권협회와 연방주택대출저당공사가있다. 두 금융기관은 모기지 대출을 사들여서 은행이 더 많은 대출을해줄 수 있게 도왔다. 이는 곧 두 기관이 스스로 주택 거품을 일으키는 엔진이 된 것과 같다. 그와 동시에 두 기관은 자기자본에 비해 차입금이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었다. - P84

자산보다 30~40% 높아진 차입금으로 결국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왜냐하면이들 기관은 자산가치가 6조 달러에 달할 정도로 매우 규모가 컸기때문인데 이는 미국 부채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기도 했다. - P85

"미국인들은 주택을 목마 타기piggyback로 이용했어요. 주택의 가치가 상승하면 모기지를 더 받아서 지분을 빼냈어요. 너무 많이 빌렸어요. 일자리를 잃고 주택가치가 하락하자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된 거죠. 게다가 월가의 회사들은 모기지를 사들이고 증권화해서 채권bond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도움이 됐어요. 주택 소유주들에게 자본을 모아주었으니까요. 하지만 대출 기준ending standard에 부주의해졌습니다. ‘자택 소유는 좋은 것이니 자금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을 돕자는 거였죠. 거기에 거품이 있었습니다. 부실한 모기지 대출이 너무 많았습니다. 부실한 모기지 대출이 증권으로 밀려들어 갔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증권이라고 생각했지만 부실한 걸로 판명됐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결국 부동산과 금융이 결합되면서 사고가 터진것입니다. 칼 폴라니는 그의 저서 거대한 전환이라는 책에서 위대한 말을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상품 중에서 상품이 돼서는 안 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그게 뭐냐면 노동, 화폐, 토지다. 이 세 가지는 인간이 상품으로만들어서는 안 되는데 잘못 만들어서 이것이 큰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이걸 악마의 맷돌이라 불렀습니다. 악마의 맷돌이 계속 돌아간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칼 폴라니가 말한 상품화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토지(부동산)와 화폐(금융)에서 문제가 터진 겁니다."

어떤 물건을 보고 반해서 그 물건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이미 들어버렸다면 그 물건이 사실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며 앞으로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고 속삭이는 이성의 말을 애써 외면하게 된다. 또한 소비의 순간 느끼는 일종의 희열은 마치 마약처럼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따라온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유혹에 전혀 대응할 수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턴트인 마틴 린드스트롬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소비자로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매일 조종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약하다는 뜻이에요. 자신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연약합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면 항상 주의를 하죠. 그게 첫걸음입니다." - P104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 중에는 세계적으로 저렴한 제품의 생산이훨씬 쉬워진 면도 있다.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직후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곧 물건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으로이어졌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계기가된 것이다. - P106

오늘날엔 세계화가 상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일조를 했다.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상품을 매우 낮은 가격으로 생산한 후 그것을사용할 사람들이 있는 나라로 보낸다. 컨테이너 수송선, 인터넷 등이이런 일들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 혁명은 세계적으로값싼 제품의 생산을 훨씬 쉽게 만들었으며, 싼 가격은 마케팅의 필수요소가 됐다. 그와 더불어 사람들은 더 많은 물건을 싸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고 있다. - P106

자본주의가 우리의 뇌에 심어둔 칩은 ‘무엇이든 소비하라‘ 이며 우리의 생활에 심어둔 칩은 ‘이것은 꼭 필요한 물건이다‘이기 때문이다. - P107

"우리는 이미 부를 벌어들여서 소비하는 힘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살고 있다"는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소비는 단지 필요한 물품을 적절한 가격에 구입하는 행동 이상의 것이다. 또한 기업은 물건을 파는 대신 이미지나 서비스 같은 것을 팔며 사람들에게‘소비의 수준‘이 ‘당신의 수준‘을 결정짓는다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마치 인간이 만든 기계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공상과학 영화의 세상처럼 우리 스스로가 사물들에게 예속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 건 우리가 사물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 P108

"놀랍게도 우리가 매일 결정하는 것들 대부분이 뇌의 무의식을 관장하는 부분에서 일어납니다. 매일 하는 결정 대부분을 의식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원한다는 느낌 때문에 하죠.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죠. 왜 갑자기 나가서 코카콜라를 사고 싶은지, 왜 티파니 액세서리가 좋고, 롤렉스 시계를 갖고 싶은지, 왜 슈퍼마켓에서 그 브랜드를 고르는지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싶은데 소비자에게 물어볼 수는 없어요. 소비자 자신도 모르니까요."

"우리는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머그잔을 나눠줬어요. 그리고 2분 정도 후에머그잔을 다시 거두었죠. 그런데도 학생들의 뇌에서는 여전히 소유효과가나타났습니다. 인간의 뇌 작용으로 일어나는 편향이죠. 우리는 무언가를 소유하면 즉각적으로 그것의 가치를 높게 여깁니다. 보다 넓게 사회 전체적차원에서 보면 이것이 경제 활동에 있어서 온갖 문제를 일으킬 것을 예상할수 있죠. 집을 팔려는 사람은 사려는 사람이 지불하려는 값보다 더 많이 받기를 원합니다. 보편적인 사실이에요. 단순한 탐욕이 아니에요. 인간의 정신 작용으로 인한 심리적인 사실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소유한 것의 가치를높게 여기는 다양한 현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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